누구지?
누구지?

글/그림 이범재 | 계수나무
(발행 : 2013/01/09)


누구지?

토끼와 멧돼지가 은은한 눈빛으로 서로 마주보고 있어요.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요? 둘 사이에 흐르는 이 분위기는 과연 무얼까요? 우정? 설마 사랑은 아니겠죠? ^^

누구지?

토끼와 멧돼지의 사연을 정리해 보니 대충 이런 일이 오늘 있었대나봐요.

멧돼지는 노루에게 신선한 재료를 갖다 주었고, 노루는 그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서 여우에게 나눠주었대요. 여우는 그 음식을 까치를 초대해서 함께 먹으려고 했고, 여우네 집에 가던 까치가 토끼네 집 문이 고장 난 걸 보고 곰에게 알려 주었구요. 그래서 곰이 토끼네 집에 찾아 와서 고장난 문을 고쳐 주게 된거죠.(위 그림에서 오솔길 따라 깨알같이 써진 글자들 찬찬히 읽어 보세요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 사연들을 어떻게 알게 되었냐구요?  그건 그렇고 토끼와 멧돼지가 저토록 은은한 눈빛을 주고 받는 이유는 그래도 잘 이해가 안되는걸요?

누구지?

고장난 자기 집 문을 말끔하게 고쳐준 친절한 곰에게 토끼가 고맙다고 말했더니 곰이 이렇게 말을 하는거였어요.

아니야,
나보다 까치에게 고마워하렴.
까치가 지나가는 길에 너희 집 문이 고장 난 걸 보고
내게 알려 주었거든.
까치가 아니었으면 나도 몰랐을거야?

곰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씨 착하고 예의바른 토끼는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까치를 찾아가서 또 고맙다고 인사를 해요. 그런데 까치도 마찬가지로 다른 친구에게 공을 돌립니다. 저녁식사에 초대 받아서 여우네 집에 가던 길이 아니었으면 토끼네 집 문이 고장 난 걸 몰랐을테니 여우 덕분이라는거지 뭐예요. 자신에게 도움을 준 이에게 꼭 인사를 하고 싶은 토끼는 또 여우를 찾아갑니다. 여우는 이번엔 노루가 맛있는 음식을 나눠줬기 때문에 까치를 초대할 수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노루를 찾아갔더니 노루는 멧돼지 덕분이라고 하네요. 멧돼지가 재료를 갖다 줬기 때문에 음식을 만들 수 있었다는거죠.

아무리 마음씨 착하고 예의바른 토끼지만 눈 오는 한겨울에 이 집 저 집 찾아 다니다 보니 이번엔 제발 마지막이길 하는 마음이 간절했을 것만 같아요. ‘이제 더는 못 가! 멧돼지네 집이 마지막이야!’ 라고 속으로 외치며 가지 않았을까요? ^^

누구지?

토끼가 멧돼지네 집이 마지막이길 그토록 바랬건만… 멧돼지 역시 또 다른 고마운 이가 있네요…. 불쌍한 토끼 어쩌면 좋죠…?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그런데 토끼야,
나보다 눈길을 깨끗이 치운 친구에게 고마워하렴.

누군가 길을 깨끗하게 치워 주지 않았다면 길이 미끄러워서 노루에게 신선한 재료를 갖다 줄 수 없었을거라는 멧돼지의 말을 들으며 과연 토끼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을까요?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밤사이 내린 눈을 깨끗이 치운 건 바로 토끼였거든요! ^^

누구지?

토끼와 멧돼지가 마주보고 서로에게 푸근한 미소를 지어주고 있었던 이유를 이제야 알겠네요. 토끼는 기분 좋게 집에 돌아와서 포근하게 잠이 듭니다.

고마워.
곰도, 까치도, 여우도, 노루도, 멧돼지도,
모두 모두 고마워!
그리고 눈길을 치운 나에게도 고마워!


그림책 “누구지?”를 쓴 이범재 작가는 두 아들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면서 그 매력에 빠졌고, 아빠가 만든 그림책을 읽어 주고 싶어서 직접 그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대학에서 미생물공학을 전공했다는 분이 그림까지도 잘 그리다니… 아빠 파워를 제대로 보여주는 듯 합니다 ^^)

나에게 좋은 일이 생긴다면, 내가 지금 행복하다면 그건 누구 때문일까요? 혹시 언젠가 내가 했던 착한 일들이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 온 건 아닐까요? 우리 아이들이 사는 세상이 좀 더 밝고 좋은 일로 넘치기를 꿈꾸며 이 책을 만들었습니다.

작가 프로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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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덕분에 그림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은 아닙니다. ^^ 이제 곧 여섯 살이 될 딸아이와 막 한 돌 지난 아들놈을 둔 만으로 30대 아빠입니다 ^^ | 2014년 11월

2 Replies to “★ 누구지? – 세상을 바꾸는 힘 2

  1. 저희아이와 행복한 책읽기를 하고있어요~~저는 가온빛의 열렬한 팬입니다. 저 또한 그림책 너무 좋아하구요~^^ 이 책은 저희아이랑 즐겁게 본책이라 저도 애정하는 책이예요~물론 가온빛에서 보고 고른거구요~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토끼가 고맙다고 할때마다 동물들이 하고 있는일을 보는것도 깨알재미가 있었어요 겨울잠을 자는 동물,곤충들도 찾아볼수 있답니다.^^ 책의표지가 내용에는 없는그림이더라구요~책표지도 꼼꼼이 보고 작가이름도 항상 읽어주는데 저희아이가 다보고 난후 표지를 다시보면서 그러더라구요 ~”엄마~고맙다고 인사하면서 모두 친구가 되었나봐~같이 숨바꼭질을 하고 있네~엄마 근데 힌트가있어~발자국때문에 다 들켜~~~ㅋㅋㅋ”
    저희아이말에 둘이 마주보며 (어머 그렇네) 하며 깔깔 웃었습니다.아이들은 어른들보다 그림책을 보는 눈이 더 발달하나 싶습니다. 이런게 그림책의 힘이 아닌가 느끼는 책이었어요~~가온빛 운영진분들 감사합니다.♡

    1. 지영님, 안녕하세요?
      힘이 되는 댓글 감사합니다. ^^
      아, 세상 누군가에게 이런 즐거움을 전달했구나 하는 마음에 제 마음도 덩달아 따끈따끈, 그림책 속 토끼 같아졌어요. 지영님 말씀에 가온빛이 반짝반짝 빛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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