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들어 주는 아버지
책표지 : Daum
책 만들어 주는 아버지

설흔 | 그림 김홍모 | 창비
(발행 : 2016/10/25)


“책 만들어 주는 아버지”는 조선 후기의 실학자 박제가의 어린시절 일화에 작가적 상상을 더해서 만든 팩션 그림책이에요. 옛 이야기의 느낌을 잘 살린 동양화가 이야기의 담백함을 더욱 잘 살려주고 있습니다.

책 만들어 주는 아버지

글씨 쓰는 것을 좋아해 종이, 기둥, 마룻바닥뿐만 아니라 자신의 팔뚝이며 종아리까지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글씨를 써대는 어린 아들을 위해 아버지는 마음껏 글씨 연습을 할 수 있는 커다란 나무판을 구해 주었습니다. 아이는 눈 뜨자마자 제일 먼저 나무판을 찾았고 하루 종일 나무판과 함께했을 정도로 글씨 쓰기를 좋아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끼고 사랑하던 나무판이 부서져 버리는 일이 일어납니다. 속상한 마음에 눈물을 펑펑 쏟아내던 아이는 이내 다시 붓을 쥐고 방 안 가득 글씨를 쓰기 시작했어요. 그 일로 아이는 어머니에게 호되게 꾸지람을 들어야 했습니다.

책 만들어 주는 아버지

그런 아들을 위해 아버지는 책을 한 권 만들어 주셨어요. 두툼한 종이 뭉치를 가지런하게 정리 한 후 앞 뒤로 표지가 될 종이를 놓고 실로 단단하게 묶어 책 한 권을 만든 아버지는 책장에 짧은 글을 써주셨습니다.

‘아버지인 내가 아들인 제가에게 만들어 준 첫 번째 책이다.’

아버지는 책장에서 어린시절 자신이 만들었던 낡은 책 여러 권을 보여주셨어요. 책 속에는 어린시절 아버지가 연습했던 글씨들이 빼곡히 들어있었어요.

책 만들어 주는 아버지

아버지가 첫 책을 만들어 주신 후 여러 해가 지났고 아이는 소년으로 성장했습니다. 한 권 두 권 만들어 간 책들로 소년의 방은 작은 책방이 되었어요.

이 모든 건 아버지가 만들어 준 단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낡고 빛이 바랬지만, 늘 새것 같은 바로 그 한 권의 책 말입니다.

승지 박평의 서자로 태어난 박제가는 어린시절 아버지가 주시는 종이를 잘라 직접 책을 만들어 썼다고 해요. 서자는 관리가 될 수 없었지만 글쓰기를 좋아했던 박제가는 열심히 노력한 끝에 신분 차별을 극복하고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실학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박제가가 학자로서 인정 받기까지는 묵묵히 응원해 주셨던 아버지의 사랑의 힘이 큰 몫을 했을 것입니다.

어린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을 담은 책 한 권, 그 애틋하고 묵직한 사랑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그림책 ” 책 만들어 주는 아버지”입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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