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되고 싶어

새가 되고 싶어

밧줄에 매달린 채 어느 고층 빌딩의 페인트 칠을 하던 한 남자가 생각에 잠깁니다. 날개가 있으면 편할거라고. 상상은 꼬리를 물고 늘어지죠. 일을 마치고 트럭을 몰고 돌아가는 길, 그는 날개가 있다면 걷지 않아도, 차를 타지 않아도 될 거라 생각하며 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새가 될 수 있다면 어떤 모습이라도 좋아.

그리고 원했던대로 그는 정말 새가 되었죠. 원하는 곳에도 날아 올라가고, 바다 위를 날아 다니기도 하고, 멀리까지 여행도 떠납니다. 새가 되면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맘껏 하며 날아다니던 남자는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다시 생각에 잠깁니다. 멈추어 있을 때 외롭긴 해도 아직 후회가 없었던 그는 비가 오자 전봇대에 젖은 날개를 접고 측은한 모습으로 앉아있습니다. 새의 모습을 한 그의 표정이 조금씩 풀이 죽어가며 눈이 내리면 더 힘들고 고양이를 만났을 때 가장 무서웠다 말합니다. 결국 식탁에 앉은 그가 내린 결론은…

그럼, 이번엔 고양이가 되면 어떨까?

글쎄요, 고양이가 되면 만족할 수 있을까요?  누구라도 조금씩은 자신의 삶, 자신의 모습에 아쉬움을 품고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요!

인생은 어쩌면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과 같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노란 숲 속에 두 갈래로 갈라진 길이 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와하며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겨간데까지,
바라다 볼 수 있는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새가 되고 싶어
책표지 : Daum 책
새가 되고 싶어

글/그림 한병호, 시공주니어

※ “새가 되고 싶어”는 2005년 BIB 황금사과상 수상작입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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