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꿈이든 괜찮아

허수아비의 꿈

모두 사이좋게 놀면 좋잖아?

허수아비의 팔에 앉아있는 말다툼 하는 듯한 두마리 새, 그 옆 포근하게 기대어 졸고 있는 새, 뭔가 그리움에 젖어있는 듯한 새,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매달려있는 새, 허수아비 아래 기둥 사이 아늑한 공간에서 사랑에 빠진 새, 사랑에 빠진 새 옆 남들은 그러거나 말거나 무심히 잠든 새…그리고 꽃을 물고 수줍게 허수아비를 바라보고 있는 새.

‘모두가 사이좋게 노는 세상’, 바로 허수아비가 꿈꾸는 세상입니다.

왠지 꿈이라고 하면 거창하고 원대한 어떤 무언가를 품어야 할 것 같지만 “무슨 꿈이든 괜찮아”에서는 작은 소망, 작은 그리움, 작은 사랑이 모여 우리의 꿈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우산 없이 소나기를 맞으면서 걸어보고 싶다든지, 오늘 하루쯤 살 찌는 거 따위 신경 안쓰고 푸짐하고 성대한 저녁을 아주 아주 배불리 먹어야 겠다라든지, 주말 아침 허리가 아프도록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 봐야겠다라든지, 요런 작은 꿈 하나씩 가지고 소소하게 이루며 살다보면 그게 재미있는 인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무슨 꿈이든 괜찮아
책표지 : Daum 책
무슨 꿈이든 괜찮아(원제 : Wielkie Marzenia)

글 프르체미스타프 베히터로비츠, 그림 마르타 이그네르스카, 옮긴이 김서정, 마루벌

※ 폴란드 올해의 아름다운 그림책 상 수상(2008년)

엄마 황새의 꿈은 늘어지게 쉬는 것입니다.- 저도 한 때의 꿈이었죠.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 꼬마 불은 소방대 아저씨들과 놀고 싶은 거래요. 하루살이의 꿈은 딱 하루만 더 살았으면!  우물은 바닷물이랑 손 잡는게 꿈이고 부엉이는 꽃부엉이와 데이트 하는게 꿈이랍니다.

그림책 “무슨 꿈이든 괜찮아”를 읽다 보면 자유로운 상상력과 유머에 고개를 끄덕이며 ‘내 꿈은 뭐지?’하고 생각해보게 됩니다. 아, 꿈이란게 꼭 거창할 이유는 없구나 뭐 이런 생각도 하게 되구요. 우리는 늘 ‘꿈’이란 단어에 우리의 바램을 담기 보다는 조금 부담스러움을 느끼며 살았던걸까요? 아마도 어린 시절 어른들이 무의식 중에 우리에게 큰 꿈을 강요해왔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봅니다(저만 그런건가요? ^^) 이 그림책을 읽고 있다 보면 자연스레 그런 느낌도 덜게 되네요.

‘내 꿈은 뭐였지?”가 아닌 ‘내 꿈은 뭐지?’하고 생각하게 되는게 참 좋습니다.

표지를 넘기자마자 면지에 나오는 글귀가 참 맘에 듭니다.

꿈은 참 좋은거야.

누구든 꿀 수 있어

※ 참고로 이 책의 원제 ‘Wielkie Marzenia’는 폴란드어로 ‘큰 꿈’이란 뜻입니다. 아마도 큰 꿈이 처음부터 거창한 꿈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꿈들이 모여 큰 꿈이 된다는 작가들의 메시지를 담은 제목인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