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랑 가?

 넌 누구랑 가?

나는 친구와 간다.
재잘재잘 도란도란
이야기도 맛나다.

친구 손잡고 학교 가는 길, 재잘재잘 도란도란 즐겁기만 한 등굣길 풍경이 마음을 흐뭇하게 합니다. 신나는 등굣길 아이들을 따라 가는 그림자 속에 숨어 있는 동물들도 흐뭇하게 웃어줍니다.

어린시절의 등굣길…… 어떤날은 사뿐사뿐 신나서 가던 등굣길이 어떤 날은 너무도 멀게 느껴지기도 했죠. 예방 주사 맞는 날, 시험 있는 날, 준비물 많은 날, 성적표 받는 날은 늘 학교가는 길이 무겁고 힘들었고, 운동회니 소풍 가는 날의 등굣길은 사뿐사뿐 가볍고 기분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등굣길은 뭐니뭐니 해도 친구를 만나 함께 갈 때가 가장 신나지 않았나싶네요. ^^

그림책 속 아이는 처음 학교 가는 날, 혼자 길을 나섭니다. 다들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가는데 말이예요. 다음 날도 역시 혼자 학교에 가야만 해요. 그 순간 잔뜩 풀 죽은 아이 앞에 거북이가 나타나 아이와 함께 학교에 갑니다. 거북이에게 끌려 엉금엉금 가는 학교는 너무나 멀게 느껴지네요.

뱀이랑 같이 학교 가는 날은 구불구불 비틀비틀 기어가다 보니 학교입니다.

늘 학교 가기 싫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햇볕이 따스한 날은 기분도 보송보송, 이런 날은 병아리와 새싹을 따라 함께 학교에 가고 꽃이 많이 핀 날엔 나비와 팔랑팔랑 학교에 가요.

친구가 괴롭혀서 학교 가기 싫은 날, 이 날은 누구와 함께 가야 할까요? 코끼리와 함께 가면 코끼리가 긴 코를 휘두르며 쿵하고 발 구르는 소리에 친구는 겁을 먹고 미안하다 사과할지도 몰라요.

준비물이 많은 날에는 낙타와 학교에 갑니다. 낙타 혹 위에 준비물들을 올려놓고 걷다 보면 학교가 코 앞이랍니다. 숙제 안 한 날엔 자벌레와 함께 학교에 갑니다. 움츠러드는 내 마음처럼 등굣길이 한없이 길게 느껴지는 날이예요.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아침에는 집 앞에서 캥거루가 기다리고 있어요. 캥거루와 함께 껑충껑충 뛰다보면 학교까지 금방입니다.

동물들이 모두 나를 위해 등굣길에 함께 해주지만 그래도무엇보다 가장 즐거운 날은 친구와 함께 학교 가는 날입니다. 드디어 친구랑 함께 학교에 가는 아이의 모습은 그 어느 날보다 행복해 보이네요.^^


누구랑 가?
책표지 : Daum 책
누구랑 가?

글 백미숙 | 그림 서현 | 리틀씨앤톡

학교에 처음 가는 아이의 걱정과 불안한 마음이 표지 그림부터 강렬하게 다가오네요. 그런데 표지를 잘 살펴보면 ‘누구랑 가?’에 대한 대답이 다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검은 실루엣으로 그려진 동물들이 상상 속에서 아이와 함께 학교에 가주니까요.

학교 가기 싫은 날, 학교 가는 길이 즐거운 날의 아이 마음을 함께 가는 동물들로 표현 한 부분들이 참 재미있으면서 기발합니다. 지나고 보면 그런 날도 이런 날도 모두 추억이 되는데 말이예요. ^^

우리 아이들 앞 길에 나비와 함께 팔랑팔랑 캥거루와 함께 껑충껑충 즐겁게 학교에 가서 친구들 많이 사귀는 행복한 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