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란 달이 뜰 거야

노란 달이 뜰 거야
책표지 : Daum 책
노란 달이 뜰 거야

글/그림 전주영 | 이야기꽃

2016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2014년 4월 16일, 우리 국민 중 어느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참사가 있었습니다. 세월호 사건입니다. 그로부터 1년 뒤 “달을 삼킨 코뿔소”란 그림책이 자식을 잃은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그리고 2년 후인 2016년 4월 16일엔 두 해가 지나도록 아물지 않는 상처를 다독여주되 그들의 절망과 분노가 잊혀지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은 그림책 “노란 달이 뜰 거야”가 출간되었습니다.

곁에 없는 그리운 사람을 추억하던 날, 유독 밝게 빛나던 달빛이 위로가 되어 주었습니다. 그날의 위로가 소중한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그림책을 그렸습니다.

“노란 달이 뜰 거야” 작가 후기

작가가 밝힌대로 이 그림책은 세월호 사건의 희생자와 유가족들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마음 속에 그리움이 가득한 사람들,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사람들, 소중한 누군가를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 세상을 온전하게 바라볼 수 없을만큼 가슴 속이 절망과 분노로 가득찬 사람들에게 내미는 따스한 손길입니다.

노란 달이 뜰 거야

여자 아이 혼자 방 안에 있습니다. 앉은뱅이 책상 앞에 쭈그리고 앉아 무언가 열심히 그리고 있는 아이의 뒷모습이 쓸쓸해 보입니다. 시간은 오후 4시 20분, 엄마 휴대전화와 회사 전화, 그리고 이모와 삼촌의 전화 번호가 적힌 포스트잇이 벽에 붙어 있고, 현관에는 아이 신발 한 켤레만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아마도 아이는 혼자 집을 지키며 엄마를 기다리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오늘도 아빠는 오지 않고
나는 나비를 그려요.

아빠는 오늘도 오지 않고 자신은 나비를 그린다는 아이의 말을 듣고 보니 아이 아빠에게 무슨 일이 생긴 모양입니다.

노란 달이 뜰 거야

아이와 방 안 구석구석을 살펴보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 채 책장을 넘기면 아이가 그린 그림 속의 나비가 그림 밖으로 나와 방 안을 이리저리 날아다니다 창 밖으로 날아갑니다. 나비가 스치듯 지나간 물건들은 아마도 아빠와의 추억이 어린 것들이겠죠.

노란 달이 뜰 거야

나비는 날아가고
나는 나비를 따라갑니다.

노란 달이 뜰 거야

노란 달이 뜰 거야

아이는 나비를 따라가며 아빠와의 추억을 더듬어갑니다. 아빠와 함께 골목 한 켠에서 찾아냈었던 별꽃은 여전히 달빛 아래 소리 없이 피어 있습니다. 엄마 몰래 아이스크림 사먹던 구멍가게, 아빠랑 가위 바위 보 하며 오르던 계단들, 남몰래 그려놓은 낙서를 바라보며 킬킬대던 어느 집 담벼락……

노란 달이 뜰 거야

“우리 동네가 얼마나 높은지, 한번 끝까지 올라가 보자.”

아이에게는 아빠의 장난기 섞인 다정한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습니다. 귓가에 소근거리는 아빠 목소리를 따라 아이는 골목길을 오르고 또 오릅니다.

노란 달이 뜰 거야

“다 왔다! 우리 딸 잘 걷네!”

아빠와 함께 동네 꼭대기에 다다를 때쯤이면 늘 날이 저물곤 했었나봅니다. 컴컴해진 골목길이 무서워 아빠에게 바짝 달라붙을라치면 아빠는 아이를 꼭 안아 주며 말하곤 했었죠.

노란 달이 뜰 거야

“걱정 말아라. 곧 달이 뜰 거란다.”

노란 달이 뜰 거야

어둠 속에서 무서움에 떨던 아이를 위해 언제나 달님을 불러내주었던 아빠를 대신해 노란 나비들이 하나 둘 모여 아주 환한 달님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달은 아이의 방안을 노란 달빛으로 가득 채워줍니다.

오늘도 아빠는 오지 않아요.
하지만 나는 엄마에게
아빠가 언제 오냐고 묻지 않아요.

달력은 어느덧 4월에서 5월로 바뀌었습니다. 기다림에 지칠대로 지친 채 잠이 든 아이는 얼마나 많은 밤들을 노란 나비를 따라 아빠와의 추억을 찾아 헤매었을까요? 아이는 자신의 텅빈 가슴 속을 노란 달빛으로 채우는 방법을 조금씩 익혀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는 아빠의 부재를 담담히 받아들이게 됩니다. 슬픔에 잠긴 채 살아갈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아이는 아빠를 잊고 싶지 않습니다. 아이는 홀로 남아 엄마를 기다리는 쓸쓸한 방 안을 노란 달빛으로 가득 채웁니다. 노란 달은 아빠를 그리워하는 아이의 마음 속에 떠오른 아이만의 달빛이고, 아이가 기억하는 아빠의 사랑입니다.

어느 밤 작가의 그리움을 달래 준 노란 달빛은 아빠를 그리워하는 달동네 꼬마의 마음 속에 환하게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슬픔과 그리움, 깊은 상처와 절망, 분노에 힘겨워하는 또 다른 누군가의 마음 속에 환하게 떠오르겠죠. 바로 이 그림책 “노란 달이 뜰 거야”를 통해서 말입니다.


함께 읽어 보세요 : 달을 삼킨 코뿔소


이 인호

이 인호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 수다에 체력 고갈되어가는 아내를 18년째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남편. 한때 아내가 쓴 딸아이 육아일기에 '396개월 남아'로 등장했었던 그 남아. 그림책 좋아하는 542개월 남아로 폭풍 성장 중 ^^ | 2015년 7월 | ino@gaonbit.kr

4 Replies to “★ 노란 달이 뜰 거야

  1. 너무 먹먹해서 마지막까지 보기가 힘드네요. 정말 책 한권이 위로가 될까요? 내 역할과 힘이 너무 작은게 느껴져서 더 먹먹합니다.

    1. 희망을 상징하는 노란색이 먹먹함을 안겨주는 4월입니다. Kooroom님 말씀처럼 내 역할과 힘이 너무나 작게 느껴져 더 미안하고 아프네요. 우리들의 작은 힘이지만 그래도 그 힘이 모이면 이 사회가 조금씩은 달라지지 않을까요? 여러모로 생각이 많았던 4월이었습니다.

      1. 천천히 조금씩이라도 우리 사회가 달라지는데 힘을 보태야겠습니다. 다시 다잡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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