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에 간 날

수영장에 간 날
책표지 : Daum 책
수영장에 간 날

윤여림 | 그림 임소연 | 논장
(발행 : 2017/06/05)

“수영장에 간 날”의 초판 발행일은 2001년 1월 5일입니다. 이 글은 최근 발행된 개정판을 보고 작성했습니다.


여름이 한창입니다. 계곡으로 바다로 다들 휴가를 떠난 모양인지 요즘 도심이 제법 한가한 느낌이에요. 한낮의 뙤약볕 속에서 따갑게 울어대는 한낮의 매미 소리가 어린 시절 여름날의 추억들을 불러옵니다. 참외며 수박, 자두, 복숭아… 풍성한 과일들 때문일까요. 여름날의 기억은 온통 달콤함으로 가득해요. 특히나 엄마가 설탕에 재어서 냉장고에 넣어두셨던 빨간 토마토를 동생과 나눠먹었던 기억은 늘 마음 한편을 행복하게 채워주곤 해요. 달달한 토마토 국물까지 쭈욱 들이키면 세상 다 가진 것 같이 즐겁고 행복했던 그 시절의 여름날을 떠올리며 그림책 “수영장에 간 날”을 펼쳐봅니다.

수영장에 간 날

연이가 수영장에 갔어요. 그런데 수영장 턱에 걸터앉은 연이 표정이 어째 하나도 즐거워 보이지 않아요. 발끝이 수영장 물에 닿을랑 말랑,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앉아있는 연이 곁을 엄마가 가만히 지켜주고 있어요. 말하지 않아도 연이 마음을 엄마는 다 알고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아이들은 하나같이 수영장에서 즐겁기만 한데 겁이 많은 연이는 물에 빠지지는 않을까, 코로 물이 들어가지는 않을까 걱정이 태산입니다.

수영장에 간 날

친구 소희는 연이와 달리 즐겁기만 한가 봐요. 연이 마음도 모르고 빨리 물에 들어가자면서 자꾸만 연이를 재촉합니다. 물에 들어가기 전 서둘러 샤워를 하는 소희와 달리 튜브를 낀 채 멍하니 서서 샤워기 물을 맞고만 있는 연이, 두 아이 모습이 굉장히 대조적입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물에 들어가는 것을 늦춰보려 했지만 결국 연이는 오빠에게 겁쟁이라고 놀림까지 당하고 말았어요.

수영장에 간 날

겁쟁이라는 말에 발끈해진 연이가 물에 뛰어들었어요. 그런데 막상 물에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그렇게 물이 무섭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두려움 때문에 내내 어두웠던 연이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물속에서 놀 수 있는 것들이 참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친구 소희와 물장난을 치면서 노는 연이도, 그런 동생들을 바라보고 있는 오빠들도 모두 즐거워 보입니다. 아이들의 표정이 너무나 해맑고 즐거워 보여 그림책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함께 웃게 됩니다. 연이가 어린 시절의 내 모습 같기도 하고 소희가 내 모습 같기도 하고 그렇네요.^^

수영장에 간 날

엄마까지 물속에 들어와 모두 함께 즐거운 시간입니다. 엄마는 연이에게 수영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어요. 연이는 이제껏 꼭 품고 있던 튜브를 빼고 엄마에게 배운 대로 팔을 앞으로 쭉 뻗고 물장구를 힘껏 쳐보았어요. 하지만…… 이내 꼬르륵 가라앉고 말았지요. 하지만 연이는 그래도 즐거운 모양입니다. 몇 시간 전의 연이였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인데 말이에요.

수영장에 간 날

귀에 물이 들어가자 고개를 갸우뚱 한 쪽으로 기울인 채로 한쪽 발로 콩콩 뛰어 귀에 들어간 물 빼기를 했어요. 두 아이가 그렇게 콩콩 뛰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귀엽습니다. 반질반질한 조약돌을 물이 들어간 쪽 귀에 대고 한발로 콩콩 뛰면 따뜻한 물이 흘러나오면서 막혔던 귀가 뻥 뚫렸던, 그래서 너무나 신기해했던 옛 기억이 떠오르네요.

소희와 다시 물에 들어간 연이가 활짝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어요.

“나, 이제 물이 하나도 무섭지 않아!”

참새처럼 재잘대는 연이와 소희의 수다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것만 같아요. 아이들의 긴 여름 하루가 이렇게 지나갑니다.

수영장에 갔지만 물이 무서워 수영장에 들어가지 못해 우물쭈물했던 연이가 막상 물속에 뛰어들고 보니 자신의 걱정이 너무 컸다는 것을 알게 되고 즐겁게 하루를 보낸다는“수영장에 간 날”은 한여름 수영장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일기처럼 써 내려간 그림책입니다. 이야기를 읽는 내내 즐겁고 행복해지는 이유는 누구나 경험해보았을 법한 사실적인 이야기가 그림책 한 권 속에 정겹게 담겨있기 때문일거예요.

처음 겪는 것, 처음 배우는 것들이 많아 어린 시절 우리의 하루는 지금보다 훨씬 더 길고 또 강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그 시절의 기억이 달콤함으로 남아있는 것 역시 세상을 보는 눈이 지금보다 훨씬 더 달콤했기 때문 아닐까요?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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