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낚시

별 낚시

글/그림 김상근 | 사계절
(발행 : 2019/04/22)


낚싯줄에 매달린 별을 잡은 아이가 별빛처럼 환하게 웃고 있어요. 모두 잠든 깊고 푸른 밤, 아이에게 별 낚시를 드리운 이는 누구일까요?

“별 낚시”는 우정, 배려, 환경을 소재로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등장시켜 따뜻하고 포근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김상근 작가의 새 그림책입니다. 2017년 1월 “두더지의 소원” 이후 2년 넘는 공백기를 거친 김상근 작가, 올봄 “별 낚시”를 들고 다시 우리 곁에 찾아왔어요. 작고 어여쁜 등장인물들과 함께요.

아무리 애를 써도
잠이 오지 않는 밤이 있어.
모두가 잠든 밤에 혼자만.

유독 이런 밤 있죠. 대체 잠은 어디로 달아난 걸까요? 토끼 잠옷을 입고 침대에 누웠지만 아무래도 잠이 오지 않는 밤입니다.

별 낚시

홀로 깨어있는 밤인 줄 알았는데 방문 아래로 슬며시 스며든 달빛, 아이는 달빛을 따라 거실로 나와 까치발을 하고 창밖을 바라봅니다. 이 밤 아직도 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달을 바라보면서 아이는 생각했어요. ‘누가 깨어 있나?’

전작 “두더지의 소원”에 등장했던 두 친구들도 나란히 소파에 앉아 있네요. 역시나 잠이 오지 않는지 두 눈 동그랗게 뜨고서요. 그 옆 물개는 세상모르고 쿨쿨 잠이 들었어요. 안방에서 곤히 잠든 엄마 아빠처럼 말이죠.

자기 자신처럼 잠 못 이루는 누군가 있다는 사실에 반가운 마음이 앞선 아이는 집 밖으로 달려나가 커다랗게 소리 질렀어요. ‘나랑 놀자’고. 아이의 목소리가 고요한 밤 공기를 타고 달을 향해 올라갑니다. 그러자 환상의 세계가 열리며 마법같이 신기한 일이 벌어졌어요. 하늘에서 긴 줄을 타고 별 하나가 내려왔거든요.

별 낚시

달 토끼가 내려준 별 낚싯대를 타고 밤하늘을 날아 달까지 휘리릭 날아간 아이, 팽팽하던 낚싯줄이 휘릭 말려 올라가는 모습이 경쾌해 보입니다. 고요한 밤의 정적을 슬그머니 깨트리는 것 같아요. 금세 친구가 된 아이와 토끼는 함께 별 낚시를 시작합니다.

“우리만 잠이 안 오나?”

‘우리만 잠이 온 오나?’하는 말이 반복되며 짙푸른 밤의 정경 속에서 재미난 리듬감을 형성합니다. 별 낚시를 드리울 때마다 세상 곳곳 잠들지 못한 친구들이 하나 둘 달나라로 밤 여행을 옵니다. 바닷속 혼자 깨어있는 꽃게, 숲속 장난꾸러기 아기 여우, 북극 바다를 헤엄치던 큰 곰 작은 곰… 나만 홀로 잠 못 드는 밤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세상 곳곳 이렇게 많은 친구들이 깨어있었네요.

별 낚시

나란히 모여 여전히 잠 못 든 친구를 향해 별 낚시를 드리우며 오늘 밤 잠 못 든 이유를 이야기합니다. 오늘 밤 잠이 오지 않은 이유는 저마다 다양해요. 매일 밤 잠 안 온다며 엄마 방을 찾아오는 우리 아이들처럼요. 그림책을 읽는 동안 아이들은 책 속 친구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자연스럽게 동화될 거예요.

여섯 개의 낚싯줄이 동시에 흔들흔들, 누굴까요? 누가 아직도 잠들지 못한 걸까요? 낚싯대가 팽팽해집니다. 으자자자자 아무리 용을 써도 쉽사리 올라오지 않아요. 궁금증은 점점 증폭됩니다. 그때 모두 함께 동시에 휘릭 날아올랐어요. 낚싯대를 잡고서 한 곳으로 휘리릭~

아이들을 당긴 것은 반짝반짝 별 무리. 긴 긴 밤 잠을 잊은 별들입니다.

별 낚시

볼 풀장 같은 별 풀장에서 잠을 잊은 친구들이 신나게 뛰어놀아요. 밤새 실컷 놀아도 혼나지 않는 이곳, 맨날 맨날 오고 싶은 이곳에서…

“그런데 토끼야.
너는 여기 혼자야?
우리 가면 또 혼자야?”

매일 밤 홀로 지낼 토끼를 위해 친구들이 예쁜 별자리를 만들어 주었어요. 보답으로 토끼는 친구들에게 편안한 밤을 선물했죠. 토닥토닥 토끼의 토닥임에 편안하게 잠든 친구들, 이제 모두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드디어 모두에게 찾아온 밤, 모두 잠든 깊고 푸른 밤입니다.

어떤 친구에게는 두렵고 무서운 마음으로 가득할지 모를 밤, 어떤 친구에게는 좀 더 놀고 싶어 아쉬움으로 가득한 밤이지만 그림책 속에 펼쳐지는 잠 안 오는 밤은 친구들과 맘껏 뛰어놀며 맘껏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신나는 밤입니다. 친구와 하나 되어 신나게 뛰어놀다 제자리로 돌아와 곤히 잠든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은 마음을 놓습니다. 토닥토닥 안아 잠재워주는 토끼처럼 누군가 자신을 포근히 지켜주고 달래준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말이죠.

다시 돌아와 잠든 아이 방에는 달빛이 아이를 지켜주고 있고 환상적인 별들이 아이 방을 수놓고 있어요. 토끼가 꼭 안아 아이를 재워주었던 것처럼 침대가 포근하게 아이를 감싸 안고 있어요. 안심하고 푹 잠들라고 말하는 것처럼요.

꿈결처럼 아름답게 밤의 세상을 환상적으로 그려낸 “별 낚시”, 적적하고 외로워 잠 못 드는 밤, 세상 나 혼자뿐인 것 같은 밤을 우리 함께하는 근사한 밤으로 만든 신비롭고 예쁜 그림책입니다.


※ 함께 읽어 보세요 : 꿈꾸는 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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