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집

작은 언덕 아래 옹기종기 늘어선 집들, 왜 그런지 포근하고 다정다감합니다. 어디선가 만난 것 같고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느낌에 마음이 먼저 푸근해집니다. 웅장하고 커다래서, 멋지고 화려해서 느끼는 이질감이나 위압감이 아닌 내 집 같고 내 동네 같아 편하게 느껴지는 데서 오는 포근함이라고나 할까요?

스무살 봄이 되어서 처음으로 집을 떠나보았습니다. 일상적으로 씻고 공부하고 밥 먹고 잠잤던 집, 아침이면 나갔다 저녁이면 돌아갔던 집, 그저 늘상 그곳에 있어서 물처럼 바람처럼 그것의 의미를 깊이 생각해 본 적 없던 나는 난생 처음 집을 떠나보고서야 집에 대해 깊이 생각했어요. 나와 함께 머무르는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 내 집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안락하고 편안함. 집이란 것이 단순한 공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새삼 처음 알게 된 그 해 봄이 잊혀지질 않습니다.

소박한 그림 한 장이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골목 어귀 들어서는 순간 엄마 생각에 먼저 울컥했던 어린 날의 나를, 여전히 엄마 아빠 계신 집에 갈 때마다 돌아왔다고 느끼는 그 야릇한 마음까지 그림 한 장을 바라보며 과거를 추억하고 기억하면서 웃음 짓습니다. 엄마 같고 아빠 같은 내 집이 여전히 거기 그 자리에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나의 작은 집
책표지 : Daum 책
나의 작은 집

글/그림 김선진 | 상수리
(발행일 : 2016/08/17)

2016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작은 집이 있었어요.
오래되고 낡고 소박한 집이었지요.
많은 사람들이 작은 집에 살았어요.

“나의 작은 집”은 이제는 한 작가의 작업실로 쓰이고 있는 작은 집에 살다간 사람들의 자취를 더듬어 보는 그림책입니다. 어느 동네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골목 한 모퉁이에 서있는 작은 집 하나, 이제 이곳에 살지 않지만 작은 집에서 꿈과 희망을 키우며 살았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상상으로 담아냈어요.

한때 작은 집은 언젠가 자신이 만든 멋진 자동차를 타고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하는 것이 꿈인  카센터 아저씨의 가게로 사용되었어요. 어느 한때 작은 집은 온 동네 사람들의 사진을 찍는 초원 사진관이었던 적도 있었구요. 길고양이들을 살뜰히 보살펴 주는 혼자 사는 할머니의 집이었던 적도 있었고, 알록달록 화려하고 독특한 모자를 만드는 모자 가게로 변신했던 적도 있었어요. 그리고, 아주 오랜시간 아무도 찾지 않아 누구의 집도 아닌 불꺼진 컴컴한 집이었던 시절도 있었죠.

지금 작은 집을 찾은 아가씨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작은 찻집을 열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작은 집을 찾아왔어요.

작가의 따뜻한 시선으로 쓰여진 소박하면서도 담백한 글과 그림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그림책 “나의 작은 집”, 오랜 시간이 흘러갔지만 언제나 그 자리 그대로 있는 집, 머무르는 이에 따라 다르게 쓰인 작은 집, 그 집에 살다간 사람들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 있는 집의 모습을 보면서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 함께 읽어 보세요 : 작은 집 이야기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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