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일 : 2014/06/20
■ 업데이트 : 2015/05/10
그림책 “어느 날”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어느 날 문득 늘 지내던 숲을 벗어나 새로운 세상으로 떠나고 싶어진 작은 새 한마리. 훌쩍 날아 올라 도시의 빌딩숲, 미지의 세계로의 첫 여행이 시작됩니다. 하루 종일 이곳 저곳 헤매고 다니지만 그 어떤 존재도 작은 새에게 응답해 주지 않습니다. 결국 새로운 곳에서 새 친구를 사귀지 못한 채 작은 새의 첫 세상 나들이는 끝이 나고, 익숙한 숲속으로 돌아와 고단한 날개를 쉬며 늘 그 자리를 지키는 다른 새들을 힘 없이 바라봅니다.
‘어느 날’은 넓은 하늘 만나고 싶은 날
새로운게 없을까?
저 너머 보이는 곳으로지붕과 지붕 사이에는 설렘의 길
지붕 아래로 “안녕” 다른 세계로 첫인사날아 보고 싶은 곳은
하늘로 뻗어 오른 땅의 길안녕
새로운 세계로 마지막 인사
“어느 날”은 먹의 농담이 자연스레 펼쳐지는 수묵화 위에 작은 새가 툭툭 내뱉는 듯한 짤막한 문장들이 적당한 절제 속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짤막짤막한 문장들을 모으면 마치 한편의 시 같은 느낌입니다. 그 가운데 이야기의 주인공인 작은 새는 전각으로 찍어 잔잔한 그림 속에서 도드라져 보입니다.
작가와 작은 새에게 ‘어느 날’ 은 넓은 하늘 만나고 싶은 날, 새로운 세상을 찾아 떠나고 싶은 날, 낯선 곳으로의 탐험을 앞둔 설레임이 가득한 날입니다. 비록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돌아오게 될지라도 새로운 가능성을 향한 도전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날아 오를 수 있는 것은 오직 가슴 속에 자신만의 꿈을 키워가는 새뿐이기 때문입니다. 집으로 돌아와 낯익은 친구들 사이에서 고단한 날개를 쉬고 있는 빨간 작은 새의 가슴 속엔 꿈이 있습니다. 충분히 쉬고 난 후 ‘어느 날’ 빨간 작은 새는 다시 넓은 하늘을 만나기 위해 힘차게 날아 오를겁니다!
어느 날
글/그림 유주연 | 보림
(발행 : 2010/11/30)
“어느 날”은 2011년 BIB 황금사과상 수상작입니다. 앞서 소개한 조은영 작가의 “달려 토토”와 같은 해에 그랑프리를 수상했으니 2011년은 한국 작가가 휩쓸었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