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마트료시카” 소개하는 글 읽으면서 바이라인까지 확인한 분들은 이미 알고 계셨을 텐데요. 가온빛 그림책 이야기를 함께 써 나갈 새로운 필자 한 분 모셨습니다. 숲속 도서관을 열고 그 안에서 읽기 공동체를 꾸려 나갈 꿈을 키우고 계신 유유리딩 님입니다.

가온빛 독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유유리딩 님에게 묻고 답해 주신 내용 정리했습니다. 앞으로 유유리딩 님의 그림책 이야기 많이 읽어 주시고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유유리딩’이란 필명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제 이름 첫 글자 ‘유’와 ‘reading’의 조합이에요. 지속적으로 읽고 쓰는 삶을 살고 싶은 제 마음의 반영입니다. 온라인에서 사용하고 있는 닉네임이기도 합니다.

읽고 쓰는 걸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제 프로필에 ‘엄마라는 혁명에 참여했다’ 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엄마가 된 이후 적극적 읽기와 쓰기가 이루어진 것 같아요. 몸 속 혈관과 장기들이 뒤집어 지는 듯한 정신적 고통을 책과 글쓰기로 치유했어요. 엄마로서 한 아이를 책임지게 되었는데 어른인 제 마음속에는 상처 입은 어린아이가 웅크리고 있더라고요. 이때 변지영, 김형경 작가님 책을 많이 읽었던 것 같아요. 명상을 하고 거기서 느껴지는 감정을 기록하다 치유 글쓰기까지 찾아서 하게 되었어요. 치유 글쓰기는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그림책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을지 궁금합니다.

2016년 아이 태어났을 때 프뢰벨 전집 읽어주다 알게 된 ‘제이그림책 포럼’을 통해서 단행본 그림책의 세계를 알게 되었어요. 아이에게 그림책 읽어주다 보니 자연스레 저도 좋아지더라고요. 도서관에서 하는 그림책 모임도 나가고 했는데 재미있었어요.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 세 권과 각 그림책에 대한 한 줄 소개 부탁합니다.

  1. 나, 꽃으로 태어났어(엠마 줄리아니 / 비룡소 / 2014): 태어난 생명은 존재의 이유와 쓰임이 있다고 위로와 용기를 주는 그림책입니다.
  2. 무슨 일이든 다 때가 있다(레오 딜런, 다이앤 딜런 / 논장 / 2004): 전도서의 구절에 담긴 삶의 소멸과 생성의 리듬을 다양한 화풍의 그림으로 표현한 그림책입니다.
  3. 곤다르의 따스한 빛(미나미 나나미, 요 쇼메이 / 주니어김영사 / 2004): 함께 사는 세상이지만 분열되고 반목이 심해지는 시대에 진정한 배려와 나눔, 연대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이 아닌 일반 책들도 많이 읽고 계신 걸로 아는데 주로 어떤 류의 책을 좋아하시나요?

시기마다 다른데요. 요즘은 고전, 소설, 시집 등을 주로 읽고 있어요. 사회과학 분야 책도 관심이 생겨서 읽어 보려고 합니다.

그럼 요즘 읽고 계신 건 어떤 책인지도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얼마 전 은유 작가님의 강의를 통해 “크게 그린 사람”(은유 / 한겨레출판 / 2022)이란 책을 알게 되어 읽고 있습니다. 인상적인 한 구절로 이 책을 소개하자면, ‘나는 이런 사람을 크게 그리고 싶었다. 모두가 쳐다보는 아름다운 사람이 아니라 아름다운 삶이 무엇인지 사유를 자극하는 사람들. 누구나 부러워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아니라 살아가는 일 자체로 모두의 해방에 기여하는 사람들. 사람을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 18인을 인터뷰해서 묶은 책입니다.

(강의 들으며 알게 된 건데 은유 작가님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리베카 솔릿 두 작가의 영향을 많이 받으셨다고 해요. 너무 멋진 것 같아요.🤭)

저는 사람을 좋아하지만 힘들어 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모순을 끌어안고 사는 게 삶이고, 그것을 통해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주목받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영역 안에서 애쓰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감동하고 영향을 많이 받아요. 30년 기자 생활을 했던 김종철 님이 쓰신 “각별한 당신”(김종철 / 사이드웨이 / 2022)이란 책도 좋았어요.

유유리딩 님의 인생을 바꾼 책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겠어요?

제 인생이 바뀐 것은 잘 모르겠지만, 책 읽기와 글쓰기처럼 좋아하는 일을 지속하는 힘을 준 책은 있어요. “연금술사”(파울로 코엘료 / 문학동네 / 2001)입니다. ‘우리 모두 자신의 보물을 찾아 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게 연금술이거지’, 내 안의 보물은 책인 것 같아요. 책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살아가도록 계속 단련하는 노력을 하려고요.

<가온빛 북클럽>에서 도서관을 세우는 게 꿈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그 꿈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겠어요?

도서관은 제 삶의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육아를 병행하기 위해 달팽이처럼 느리게 가야하는 일이고요. 일단 사서로 활동 하다가 기회를 만들어서 도서관을 세우고 싶어요. 이건 저 혼자서는 안 될 것 같고, 내 편의 도움도 필요할 것 같아요. 단기적으로 사서가 목표예요. 너무 거창한 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꼭 한 번 해보고 싶어서 계속 꿈꾸며 살려고요.

그럼 프로필에 언급하신 ‘문턱이 낮은 숲의 도서관’과 ‘읽기 공동체’ 역시 그 꿈과 이어지는 거겠군요?

읽기 공동체는 이상향 같은 거예요. 장애인, 어린이, 노인 불문하고 다 함께 오갈 수 있고 이야기 하고 나눌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서의 도서관을 꿈꿔요. 함께라는 것, 그리고 책이라는 소통 창구의 힘을 믿거든요. 보이지 않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끼리 뭉쳐서 행복해지고 싶어요.

앞으로 가온빛에서 어떤 그림책을 어떻게 소개하실지 말씀해 주세요.

다수의 공감을 받을 수 있는 그림책, 삶의 어두운 문제를 직면하고 마주하며 우리에게 용기를 주는 그림책들을 소개하고 싶어요. 예를 들자면 권윤덕 작가나 고정순 작가의 그림책 같은 책들이요.

어떻게 쓸까는 제 안에 생각이 굳혀져 있기보다는 앞으로 계속 생각해야 할 화두인 것 같아요. 제 경험과 이야기가 그림책이 말하고자 하는 방향과 맞아서 잘 버무려진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삶이 곧 글이 되는 거요. 그게 그림책 소개로 어떻게 표현될지는 책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렇게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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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슬기
2023/02/03 10:53

우유리딩님 반갑습니다~~!❤️ 새로운 시작과 우유리딩님의 멋진 꿈 “문턱이 낮은 숲의 도서관”도 응원합니다!! 저두 우유리딩님의 도서관에서 책에 푹 빠져보고 싶어요:) 함께 삶을 나눌 수 있는 그림책 소개 많이 많이 해주셔요~!!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Last edited 1 year ago by 백 슬기
쟌이맘
쟌이맘
2023/02/13 16:26

유유리딩님, 환영합니다~ 많은 가온빛독자님들 앞에서 공유하셨으니 도서관세우기라는 목표 꼭 달성하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유유리딩님만의 속도로 글&생각 나눔해주심에 미리 감사드립니다 ^^

이 선주
Editor
2023/02/20 12:28
답글 to  쟌이맘

꿈은 이루어진다!
쟌이맘님의 뜨거운 응원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기운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쟌이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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