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겨울

안녕, 겨울
책표지 : Daum 책
안녕, 겨울

(원제 : Goodbye Autumn, Hello Winter)
글/그림 케나드 박 | 옮김 서남희 | 국민서관
(발행 : 2017/11/30)

2017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빨간 단풍잎 색상에서 눈발처럼 희푸른 색깔로 변해가는 그림책 제목 색깔을 보면서 생각해 보았어요. “안녕, 겨울”은 떠나가는 겨울에게 하는 작별 인사가 아니라 다가오는 겨울을 맞이하며 건네는 인사라는 것을요. “Goodbye Autumn, Hello Winter”라는 원서 제목을 보니 명확해지는군요. 그러고 보니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풍경이 표지 그림 한 장에 근사하게 담겨있습니다. 서서히 변해가는 계절의 느낌을 이토록 멋지게 표현해 내다니! 겨울을 향해 걸어가는 두 아이는 계절을 데리고 오는 시간 요정 같기도 하고, 이제나 저제나 하얀 눈을 간절하게 기다리는 우리 아이들 마음 같기도 해요.

안녕, 늦가을 오후야!

해님이 서편으로 넘어가는 늦가을 오후, 스산한 가을바람에 이리저리 나뒹구는 낙엽들로 가득한 숲 속에서 놀던 오누이가 떠나는 계절을 향해 다정하게 인사합니다.

안녕, 겨울

안녕, 나뭇잎들아.

안녕. 한 줄기 불어오는 소슬바람에
우리는 떡갈나무 가지에서 떨어져
이리저리 흩날리고 있어!

늦가을 오후, 숲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오누이가 집으로 돌아갑니다. 누나의 손에는 예쁘게 물든 나뭇잎이 들려있어요. 두 아이는 집으로 가는 길에 만난 모든 것에 정답게 ‘안녕!’하고 인사를 해요. 인사를 받은 자연도 반갑게 화답하면서 계절이 바뀌면 자신들은 어떻게 변하는지 이야기합니다.

새들은 머나먼 남쪽나라로 날아가고 농장의 동물들은 매서운 겨울을 나기 위해 털갈이를 시작하죠. 점점 어둠이 일찍 찾아오고 거리마다 그림자들은 더 길게 드리워지면서 계절이 가을에서 겨울로 서서히 바뀌어갑니다. 가로로 긴 판형의 그림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서히 변해가는 계절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안녕, 겨울

가을 소슬바람에 남은 나뭇잎을 떨구는 커다란 떡갈나무를 지나 오솔길을 걸어 마을로 들어오는 동안, 가을은 깊어지고 더욱 깊어집니다. 흔적만 남기고 사그라드는 붉은 노을, 겨울 저녁 거리 곳곳을 비추는 따사로운 불빛들, 밤 외출 나가는 얼룩 고양이, 조그만 사진관, 동네 빵집, 반짝이는 트리, 우리집이라고 쓰인 가게 앞에서 묵묵히 낙엽을 쓸고 있는 이, 나무에 전구를 달고 있는 사람들… 두 아이가 마을 어귀에 이르렀을 때는 풍경이 한층 겨울에 가까워졌어요. 소중히 들고 온 나뭇잎을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아이들의 마음이 한겨울 불빛처럼 온화하고 따사롭게 느껴집니다.

안녕, 겨울

만나는 이들에게 마지막 남은 가을을 선물한 아이들은 고요한 밤에게 다정하게 인사하고 잠자리에 들었어요. 칠흑처럼 어둡고 기나긴 겨울밤, 아이들이 포근한 잠자리에 든 사이에도 시간은 흐르고 계절은 시시각각 변해갑니다. 상록수 이파리들이 바람에 바르르 떨고 있는 겨울밤, 하늘에서 하얀 눈송이가 날리기 시작해요. 까만 겨울밤을 새하얗게 덮는 하얀 눈송이들, 눈은 밤새 내리고 내려서……

안녕, 겨울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었어요. 춤추듯 나풀나풀 내려오는 하얀 눈송이, 새하얀 꽃처럼 창문에 피어난 서리와 처마 밑 뾰족한 고드름, 그리고 어제와는 완전히 달라진 아이들의 옷차림! 가을이 사라진 자리를 대신해 찾아온 겨울이 이 아침 아이들을 정답게 맞이합니다.

눈 내린 아침, 단단히 무장한 두 꼬마가 서리와 고드름, 눈송이들 그리고 거리에서 만난 이웃들과 정답게 인사 나누고는 눈발자국을 만들며 다시 길을 나섭니다. 어제 왔던 길을 다시 거슬러 올라가던 아이들은 산기슭 목장 앞에 이르렀을 때 마지막 작별인사를 합니다. 멀리 떠나간 가을을 향해…

잘 가, 가을아….

안녕, 겨울

지난 계절 낙엽더미 속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숲에 이르자 아이들은 다시 새로운 계절을 향해 반갑게 인사합니다.

안녕, 겨울!

겨울은 흩뿌리는 새하얀 눈으로, 목도리를 흔드는 바람으로 아이들에게 이야기합니다. 다시 이곳에 돌아왔음을 새로운 계절이 시작되었음을……

늦가을 오후-초겨울 저녁-겨울 밤-겨울 아침으로 이어지는 시간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풍경들. 계절이 시간의 흐름처럼 서서히 변해가면서 조금씩 바뀐다는 사실을 사랑스럽게 그려낸 그림책 “안녕, 겨울”, 너무 춥다고 잔뜩 웅크리고 있느라 미처 살펴보지 못한 계절이 그림책 속에 가득 살아있습니다.

재미 한인 2세로 드림웍스와  월드 디즈니에서 애니메이터로 일한 경력을 갖고 있는 신예작가 케나드 박의 그림책은 “안녕, 가을”이란 그림책으로 처음 만났어요. 초록빛 신록이 알록달록 물들어가면서 여름에서 가을로 변해가는 풍경이 담긴 “안녕, 가을”에 이어 가을을 보낸 후 하얗게 물든 겨울과 만나는 이야기를 담아낸 그림책 “안녕, 겨울”. 계절의 변화 속에 헤어짐의 아쉬움과 만남의 기쁨을 품고 있는 두 권의 연작 그림책을 보면서 앞으로 ‘안녕, 봄’, ‘안녕, 여름’ 두 권을 더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져봅니다.

지금 이 계절에만 만날 수 있고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실컷 즐기고 느끼고 바라보세요. 맑고 흰 눈이 새 봄빛 속에 사라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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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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