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갈래 길

두 갈래 길

(원제 : Dos Caminos)
글/그림 라울 니에토 구리디 | 옮김 지연리 | 살림어린이
(발행 : 2019/04/15)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으로 인생의 아이러니를 이야기한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이 생각나는 건 “두 갈래 길”이라는 그림책 제목 때문일까요?

두 갈래 길

속 표지 그림에 두 주인공 사이로 이리저리 난 수많은 길들이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오선지처럼 보입니다. 수많은 갈등과 선택 속에 살아가는 우리 인생, 끝도 없이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지만 멀리서 보면 잔잔한 음악처럼 부드럽고 평화롭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요. 수많은 길들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을 위해 부드러운 선율로 응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두 갈래 길

인생은 길과 같아.

이제 막 집을 떠나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는 두 사람 앞에 놓인 인생을 길에 비유했어요. 살포시 문 열고 집 밖으로 나온 여자와 남자 앞에 놓인 색깔이 다른 두 개의 길, 길은 이들을 어디로 데리고 갈까요? 마음속 바람처럼 아무 일 없이 줄곧 아름답고 눈부신 것들로 가득한 여행을 할 수 있을까요? 두 갈래 길

신기한 것도 많고 알 수 없어 두려운 것도 많은 길, 우리 삶을 꼭 닮아 있어요. 삶을 살아가다 보면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과 맞닥뜨릴 때도 있죠.

갈림길 앞에서 자신의 선택을 믿고 앞으로 힘차게 달려 나가는 여자, 잠시 멈춰 서서 고민에 잠겨있는 남자의 모습은 매 순간 수많은 선택을 하며 살아가는 우리를 떠올리게 합니다. 길을 선택함에 있어서 옳고 그름은 없어요. 달려나가든 잠시 멈춰서 고민을 하든 그 선택은 모두 우리의 몫이며 책임일 뿐이죠.

두 갈래 길

서로 다른 색깔의 길을 여행하고 있는 남자와 여자가 길 위에서 스쳐 지나는 다양한 순간들을 한 화면 위에 보여줍니다. 만날 듯 만나지지 않는 두 길, 어떤 날은 온통 캄캄한 어둠 속을 헤매는 날도 있어요. 뜻밖의 재미있는 일을 만나는 순간도 있고요.

어두운 터널 속에서 여자가 헤매고 있을 때도 남자가 뜻밖의 즐거움에 빠져 있을 때도 그저 지켜보는 우리 마음은 조급해지지 않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환한 세상을 만날 수 있다는 걸 이렇게 우린 알고 있으니까요. 우리 삶도 이렇게 멀리서 관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두 갈래 길

두 갈래 길

두 갈래 길은 이제 하나의 길이 됩니다. 길 위에 피어난 보라색 예쁜 꽃이 이 둘의 앞날을 축복하는 것처럼 보이네요.

꿋꿋이 묵묵히 자기 앞에 놓인 길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힘들다 어렵다 투덜대던 삶이 조금 견딜 만해지는 것 같습니다. 찬란해질 그날을 기대하며 화려하지는 않아도 내 앞에 놓인 소소한 아름다움을 느낄 여유는 마음속에 품고 살아야겠습니다.

수많은 선택으로 이루어진 것, 엄청난 인내를 필요로 하는 것, 때론 마법처럼 찬란하고 달콤한 것, 삶의 수많은 순간을 지난 끝에 알게 되는 것, 그것이 인생이라는 이야기를 아름다운 시와 여운 가득한 그림으로 보여주는 그림책 “두 갈래 길”, 오늘도 우리는 그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2 Replies to “두 갈래 길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