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와 두꺼비는 친구

개구리와 두꺼비는 친구

(원제 : Frog and Toad are Friends)
글/그림 아놀드 로벨 | 옮김 엄혜숙 | 비룡소
(발행 : 1996/08/15)

※ 1971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두꺼비가 돌 위에 앉아 책을 읽어 주고 있어요. 키가 큰 개구리는 바닥에 앉아 조용히 경청하고 있고요. 눈높이를 맞추고 마주 앉아 같은 책을 읽고 있는 두 친구의 모습이 너무나 행복해 보입니다. “개구리와 두꺼비는 친구”는 1971년 칼데콧 명예상을 수상한 작품이에요.

개구리와 두꺼비는 친구

두꺼비네 집을 문턱이 닳도록 드나드는 부지런하고 세심하고 다정다감한 개구리, 투덜거리긴 해도 속정 많고 순수하고 무엇보다 침대에 누워있는 걸 너무나 좋아하는 두꺼비. 왼쪽 그림만 보고도 알겠죠? 누가 두꺼비고 누가 개구리인지. 어찌 보면 성향이 많이 달라 보이지만 개구리와 두꺼비는 세상 둘도 없는 단짝 친구입니다.

64페이지 분량의 작은 책 속에 다섯 가지 재미난 에피소드가 들어있어요. 글이 많아 동화책으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글자가 크고 스토리가 단순하면서도 재미있어 이야기 좋아하는 아이라면 누구라도 좋아할 그림책입니다.

개구리와 두꺼비는 친구

4월이 되자 개구리는 봄이 찾아왔다면서 두꺼비네 집을 찾아갔어요. 하지만 두꺼비는 여전히 겨울잠에 빠져있습니다. 두꺼비는 침대로 파고들면서 말했어요.  5월 중순이 되면 다시 와서 깨워달라고.

“하지만 두껍아,
그때까지 나는 너무 외로워.”

개구리가 벽에 걸린 달력을 보니 11월에 머물러 있었어요. 두꺼비가 겨울잠을 시작했던 바로 그때로. 개구리는 달력을 한 장 한 장 뜯어내기 시작했어요. 두꺼비가 깨워달라는 5월 달력이 나올 때까지. 그리고는 두꺼비를 깨웠어요. 5월이 이렇게 빨리 찾아왔다는 게 좀 놀랍긴 했지만 두꺼비는 순순히 침대에서 나왔어요. 그리고는 개구리와 함께 봄날을 구경하러 나섰답니다.

두꺼비와 함께 놀고픈 마음에 달력을 뜯어내 5월을 미리 데리고 온 개구리, 몇 초 만에 한 달이란 시간을 훌쩍 뛰어넘었지만 약속대로 순순히 깨어난 두꺼비. 이들에게 새봄은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둘이 함께 맞을 수 있어 더 따뜻하고 더 포근하지 않았을까요? 봄처럼 따스한 개구리와 두꺼비의 ‘봄’ 에피소드입니다.

개구리와 두꺼비는 친구

‘이야기’ 에피소드는 몸이 안 좋은 개구리를 위해 억지로 이야기를 짜내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내는 두꺼비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짜내기 위해 물구나무를 서고 찬물을 끼얹고 급기야 벽에다 머리를 쾅쾅 부딪친 두꺼비는 결국 침대에 눕게 되었어요. 그런 두꺼비에게 침대를 양보한 개구리가 이번에는 두꺼비를 위해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그 이야기는요. 오늘 이야기가 생각나지 않았던 두꺼비가 온몸으로 이야기를 동원해낸 이야기였어요.

개구리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몸부림치는 두꺼비, 그런 두꺼비를 위해 두꺼비가 한 행동으로 멋진 이야기로 만들어내 들려주는 개구리. 이야기는 우리 곁에 이렇게 가까이 있어요. 가만히 지켜볼 수 있는 인내심과 그걸 이야기로 만들어 낼 줄 아는 약간의 센스만 있다면.^^ 엉뚱하지만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즐겁고 행복한 두 친구 이야기, 너무나 근사하지 않나요?

개구리와 두꺼비는 친구

산책 나갔다 잃어버린 두꺼비의 윗도리 단추를 찾아 나섰다 길에 떨어진 단추란 단추는 다 모으게 되는 ‘단추 찾기’ 에피소드는 감동적이에요. 수영복 입은 두꺼비 모습이 너무나 우스워 숲속 동물 친구들이 모두 깔깔 웃게 되는 에피소드 ‘수영하기’ 는 개구리랑 함께 책을 읽던 나도 깔깔 웃게 되죠.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가볍게 읽히면서도 즐거움과 감동을 안겨줍니다.

다섯 개의 에피소드가 다 재미있지만 이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마지막 편 ‘편지’ 예요.

개구리와 두꺼비는 친구

개구리는 오늘따라 두꺼비가 슬퍼 보인다고 생각했어요. 알고 보니 두꺼비는 매일 같이 편지를 기다렸지만 이제껏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대요. 늘 우편함이 텅 비어있다면서 두꺼비는 편지 기다리는 때가 가장 슬픈데 그 시간이 바로 지금이라고 합니다. ‘아니 왜 오지도 않는 편지를 기다리는 걸까,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다면서…’하고 말하면 아이들의 대답은 아주 단순해요. ‘그러니까 슬픈 거지.’

개구리와 두꺼비는 친구젠틀하고 섬세하고 부지런한 개구리, 베프의 슬픔에 이대로 가만있을 리 없죠. 개구리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 두꺼비에게 편지를 썼어요. 그리고는 친한 달팽이에게 두꺼비 집 우편함에 편지를 넣어달라 부탁했어요. 그리고 다시 두꺼비 집으로 달려갑니다. 누워있던 두꺼비를 일으켜 세워서 편지를 기다려 보라고 말했어요. 편지 기다리는 데 지쳤다면서 툴툴대는 두꺼비를 어르고 달래는 과정이 참 재미있어요. 친구를 기쁘게 해줄 생각에 혼자 방방 떠있는 개구리, 눈치 빵점 두꺼비.

결국 개구리가 자신이 편지를 썼다고 말하자 두꺼비가 물었어요.

“네가 편지를 보냈다고? 뭐라고 썼는데?”
“‘안녕, 두껍아.
네가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인 게 기뻐.
너의 가장 친한 친구 개구리가.’이렇게 썼어.”
“와, 정말로 멋진 편지다.”

개구리와 두꺼비는 친구

둘은 두꺼비 집 현관 앞에 나란히 앉아 편지를 기다립니다. 아주 행복해하면서요. 그런데 편지는 나흘 뒤에야 도착해요. 달팽이가 전해주러 갔으니까요. 그럼에도 두꺼비는 무척이나 기뻤답니다. 이미 내용을 다 알고 있는데도 편지 받을 생각에 들떠있는 두꺼비, 그런 두꺼비와 함께 나흘이나 행복했을 개구리. 생각만 해도 행복해집니다.

달팽이를 통해 개구리의 마음이 전달되기까지의 기나긴 시간 동안 둘이 맛보았을 달콤한 감정들, 스마트폰으로 이메일로 간편하게 전해지는 그것과는 결이 다른 기쁨이겠죠. 행복은 작고 소소하고 맑고 순진한 얼굴을 갖고 있어요.

개구리와 두꺼비는 친구

마음과 마음을 주고받는 것은 느리지만 하나하나의 과정이 차곡차곡 쌓여야 가능해집니다. 그 과정 속에 싹튼 다양한 감정이 무르익으면서 관계는 더욱 단단해지고 영원해지는 것이겠죠. 준 만큼 돌려받고 받은 만큼 돌려주는 공평과 합리의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50년 전 작가 아놀드 로벨이 던져 주는 메시지는 사뭇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이고 훈훈합니다. 펜으로 드로잉한 그림에 수채화 물감으로 채색한 아놀드 로벨의 그림은 이야기만큼이나 편안하면서도 유쾌하게 느껴집니다.

개구리와 두꺼비 시리즈는 네 편으로 출간 되었어요. 우리 나라에서는 네 편 모두 1996년 8월 15일 비룡소에서 동시 출간되었지만 원작은 몇 년의 시간차를 두고 출간 되었습니다. 이 중에서 오늘 소개한 “개구리와 두꺼비는 친구”는 1971년에 칼데콧 명예상을, “개구리와 두꺼비가 함께”는 1973년에 뉴베리 명예상을 받았습니다.

  • 개구리와 두꺼비는 친구 (원제 : Frog and Toad Are Friends) : 1970년 출간
  • 개구리와 두꺼비가 함께 (원제 : Frog and Toad Together) : 1972년 출간
  • 개구리와 두꺼비의 사계절 (원제 : Frog and Toad All Year) : 1976년 출간
  • 개구리와 두꺼비의 하루하루 (원제 : Days with Frog and Toad) : 1979년 출간

두 친구의 우정을 재미있게 그린 이 책도 저희 아이가 어린 시절 아주 좋아했던 책 중 한 권입니다. 저는 잠자리에서 이 시리즈를 아이에게 읽어주곤 했어요. 가만히 눈을 감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잠을 청하던 아이는 그림을 확인해 보고 싶어 움찔움찔하곤 했던 기억이 선합니다. 다음 날 아침이면 “개구리와 두꺼비” 비디오를 보면서 느긋한 아침을 먹곤 했죠.  최근에 찾아보니 이 애니메이션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네요. ‘따라라 따닷다’하는 음악과 함께 시작했던 정겨운 애니메이션, 화질이 살짝 떨어지지만 한 번 감상해 보세요~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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