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래떡

가래떡

글/그림 사이다 | 반달
(2016/09/10)


하얗고 기~~~~~다란 가래떡이 쭉쭉 쭉쭉쭉… 보기만 해도 신이 납니다. 길쭉길쭉 내려오는 가래떡 사이에서 흐늘흐늘 춤추며 내려오는 사람들에게서 신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슬렁슬렁 그린 듯한 사이다 작가의 편안하고 또 장난기 가득한 그림이 웃음을 자아냅니다. 크라프트지에 시원하게 쏟아낸 가래떡에서 힘이 느껴집니다.

씻어 건진 새하얀 쌀이 소복한 커다란 채반을 보면서 곧 다가올 설날을 기다리며 설렜던 어린 시절, 방앗간에서 갓 뽑아온 말랑말랑 따끈따끈 가래떡은 햐~ 말이 필요 없는 맛이었지요. 슴슴하면서도 고소하고 쫀득한 마성의 맛 가래떡, 그 가래떡 뽑기 현장 속으로 우리도 신나게 여행을 떠나볼까요?

가래떡

가래떡

가래떡

쿵! 소리와 함께 갓 뽑아 나오는 끝도 없이 긴 가래떡, 찬물 샤워하고 쫄깃쫄깃 해진 가래떡을 일정한 크기로 잘라 가지런히 옮겨 담습니다. 이것으로 다 끝났나 싶지만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요. 길쭉한 가래떡, 너무 굳어버리기 전에 썰어야 하니까요.

일곱 명의 가래떡 요정들이 사각의 공간 안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가래떡 뽑는 날의 분주한 풍경을 재미있게 그리고 있어요. 일하듯 놀이하듯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열심히 일하고 신나게 노는 가래떡 요정들.

쿵! 길쭉길쭉, 따끈따끈, 구불텅구불텅, 미끌미끌, 풍덩! 폴짝폴짝, 탱글탱글, 탁탁탁탁, 노릇노릇, 쫀득쫀득, 바삭바삭…… 쏟아지는 의성어를 듣는 것만으로도 가래떡 뽑는 날의 흥겨운 풍경이 눈앞에 선하게 그려집니다. 아~ 드디어 가래떡이 나오는구나, 썰고 있구나, 맛보고 있구나…

방앗간 앞에 쌀 바구니들이 가지런히 줄 서 있고, 길쭉한 가래떡은 기계에서 김을 모락모락 내가며 끊임없이 나오고, 찬물 샤워 마친 가래떡을 차곡차곡 채반에 옮겨 담던 풍경. 옹기종기 모여 앉아 금방 나온 따끈한 가래떡을 나눠 먹고, 꾸덕꾸덕하게 마른 가래떡을 온 가족 함께 모여 썰던 기억. 구워 먹고 끓여 먹고 겨우내 가래떡으로 음식을 해먹던 그때 그 시절은 모든 게 추억이고 또 그대로  놀이였지요.

지금부터 가래떡 요리를 해 볼까나?
보글보글 국물이 개운한 떡국이요!

노릇노릇 쫀득쫀득 바삭바삭 가래떡 구이요!

고소하고 쫄깃하면서도 담백한 맛의 가래떡. 어떻게 먹는 걸 가장 좋아하시나요? 떡국은 기본이고 가래떡 구이는 두말할 필요도 없죠. 떡볶이로도 만들어 먹고, 단순한 맛이 튀지 않아 라면에 넣어도 김치찌개, 부대찌개, 갈비찜, 고기볶음과도 아주 잘 어울리는 둥글둥글 성격 좋은 떡 가래떡입니다. ^^

갓 나온 가래떡, 바삭하게 구운 가래떡… 무엇에 찍어 드시나요? 갈색 크라프트지에 점점이 흩뿌려진 노오란 꿀! 가래떡 요정이 꿀단지를 들고 급하게 뛰어갑니다. 노랗게 물든 뒷면지를 보고 그만 군침이 츄릅~ 저희 집은 참기름 간장에 찍어 먹었는데 결혼하니 어머님은 조청을 준비해 주셨어요. 오호, 이렇게 먹어도 맛있네 ! 하며 신기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추운 겨울 방앗간에서 갓 뽑아온 쫀득한 가래떡이 그리운 날입니다. 손주 사랑 대단했던 우리 할머니, 손으로 뚝뚝 끊어 주시면… 참기름 간장 콕! 찍어 먹던 가래떡.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가래떡. 설날 먹으면 더 맛있는 가래떡. 그림책으로 그날들을 추억합니다. 그리움을 소환합니다.


※ 함께 읽어 보세요 : 떡국의 마음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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