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몬스터
책표지 : Daum 책
선생님은 몬스터! (아니라니까)
(원제 : My Teacher Is a Monster! (No, I Am Not))

글/그림 피터 브라운 | 옮김 서애경 | 사계절

가온빛 추천 그림책
2015 가온빛 BEST 101 선정작


“선생님은 몬스터” 의 작가 피터 브라운은 2013년 “오싹오싹 당근” 으로 칼데콧 명예상을 수상했고  2014년에는 “호랑이 씨 숲으로 가다” 로 보스턴 글로브 혼북상을 수상했습니다. 독특한 발상에서 시작된 이야기와 정곡을 찌르는 날카롭고 재미있는 유머가 담긴 그림으로 주목 받고 있는 신예 작가 피터 브라운. 그의 그림책을 다 읽고 나면 ‘역시 피터 브라운!’ 하는 이유를 알게 됩니다.^^

동그랗게 놀란 눈으로 “선생님은 몬스터!” 라고 외치는 아이에게 시크한 표정의 선생님이 하는 말, “아니라니까”로 시작하는 그림책 표지가 재미있죠? 아이의 외침은 이 그림책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음, 그런데 그림만 봐서는 선생님은 몬스터 맞는 것 같은데, 선생님 아니라고 하네요. 둘 사이에 무슨 사연이 있는지 한 번 볼까요?

선생님은 몬스터

“바비 너 이녀석!” 하고 선생님이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바비를 향해 소리치며 잔뜩 인상을 찌푸립니다. 종이 비행기를 선생님에게 날리고만 바비의 어색한 표정, 바비에게 주목되는 시선들. 바비는 일부러 그랬을까요? 아님 실수였을까요?

발소리도 쿵쿵쿵, 목소리도 쩌렁쩌렁, 언제나 바비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커비 선생님이 무섭고 두려운 바비는 학교 생활이 힘들기만 합니다. 그런 바비는 수업이 없을 때면 공원에 있는 자신만의 비밀 기지에 가서 놀곤 했어요.

그런데 어느 토요일 아침 자신의 비밀 기지로 놀러간 바비에게 깜짝 놀랄 사건이 하나 터집니다.

선생님은 몬스터

비밀 기지로 가던 길에 커비 선생님을 만났거든요. 머리칼이 쭈뼛 설만큼 바비도 놀랐지만 공원 벤치에서 독서를 즐기던 선생님도 당황한 표정이 역력하네요. 이와 대조적으로 오리 가족만 유유자적 아무일 없다는 듯 연못에서 놀고 있군요.

선생님은 몬스터

도망치고 싶었지만 왠지 그랬다가는 큰일이 날 것 같다는 생각에 바비는 어색한 표정으로 선생님 곁에 앉았어요. 선생님과 최대한 멀리, 선생님이 앉은 의자 끝에 앉았어요. 그리고는 선생님과 어색한 인사를 나눕니다. 둘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앞만 보고 인사를 했어요. 심지어 바비는 이 상황이 어찌나 어색한지 선생님께 인사를 할 때도 학교에서 처럼 손을 번쩍 들고 말합니다.^^

경직된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형식적인 인사말들, 그 어색함을 깨보려는 듯 바비가 먼저 선생님의 모자가 멋지다 말합니다. 그렇게 몇 마디 하고 나니 둘은 무슨 말을 더 해야 할지 몰라 더욱 어색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냥 가기도 뭐하고, 앉아 있기도 뭐한 참 난감한 상황!

선생님은 몬스터

그 때, 천만다행(?)으로  선생님의 모자가 바람에 날아갔어요. 모자를 잡으려고 정신없이 뛰어 다니던 두 사람은 바비의 활약으로 모자를 되찾습니다. 선생님은 바비에게 큰 소리로 칭찬을 해주셨어요.

“오, 바비, 넌 정말 최고야.”

이 말을 마치자마자 두 사람은 또다시 어색해졌지만 예의 그 관계에서 조금 더 발전을 하게 됩니다. 한마음으로 모자를 잡으러 뛰는 중에 교실에서는 보지 못했던 서로의 모습을 은연 중에 보게 된 것이겠죠. 피터 브라운은 긴 글을 대신해 이렇게 짤막짤막한 대화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면서 글이 못다한 부분을 그림으로 채우고 있어요. 표정과 몸짓, 배경 등으로 그 사람의 마음이나 상황을 느끼고 알 수 있도록 말이에요.

선생님은 몬스터

이렇게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된 두 사람은 선생님이 이 곳에서 오리들과 즐겨 하신다는 꽥꽥 놀이를 함께 하고 놀았어요. 오리도, 바비도, 선생님도 모두 함께 꽥꽥~ 즐거운 표정입니다. ^^ 그러다 문득 바비는 자신만의 비밀 기지를 선생님께 보여드리기로 합니다. 바비가 앞장 서고 선생님이 뒤따르며 두 사람은 높은 곳을 오르고 오르고 또 올라 꼭대기까지 올라갔지요.

선생님은 몬스터

바비와 풍경을 바라보던 선생님은 가방에서 종이를 한 장 꺼내 바비에게 건네줍니다. 바비는 그 종이를 접어 멋진 종이 비행기를 만들어 비밀기지 꼭대기에서 날렸어요.

“세상에 이렇게 멋지게 날아 본 종이비행기는 없을 거예요.”
“그런 것 같구나.”

종이 비행기를 접는 바비와 그 모습을 바라보는 선생님, 처음 만났을 때와 달리 두사람은 이제 훨씬 편안해 보입니다.

선생님은 몬스터

어색했던 처음과 달리 바비와 선생님은 한층 가깝게 앉았네요. 즐거운 시간을 보낸 두 사람은 환한 얼굴로 인사를 나누며 헤어졌어요.

그런데 바비 곁에 선생님이 좀 바뀐 듯 보이지 않나요? 몬스터에 가까웠던 선생님은 바비와 마음을 나누면서 서서히 변해가다 마지막으로 바비와 헤어질 무렵에는 이렇게 예쁜 선생님의 모습으로 변해있었어요. 그러고 보니 선생님은 몬스터가 아니었군요.^^ 이제껏 선생님을 몬스터로 생각한 건 바비의 선생님에 대한 부정적 시각 때문이었나 봐요.

예쁜 선생님으로 돌아왔으니 이제 바비의 학교 생활도 한층 편안해지겠죠?

다시 학교에서 만난 선생님의 발소리는 여전히 쿵쿵쿵, 말소리도 쩌렁쩌렁~ 하지만 “늘 바비 너 이녀석!”하고 소리치던 선생님은 이제 바비를 칭찬해주는 것에 인색하지 않습니다. “바비, 너 이녀석!”에서 이제는 “잘했다, 바비.” 로 바뀌었거든요.

선생님은 몬스터

선생님은 몬스터

모든 상황은 똑같지만 선생님과 바비의 표정만 다르게 그린 처음 부분과 끝 부분의 그림을 비교해 보세요.

선생님은 몬스터

그리고 이어지는 피터 브라운식 반전, 바비는 또 다시 선생님께 종이 비행기를 날립니다. 주말에 함께 꽥꽥 놀이를 즐기고 공원 꼭대기에서 종이 비행기를 날리며 예쁘게 변했던 커비 선생님이었지만 교실에서는 여전히 말썽꾸러기들에게 무시무시한 몬스터로 변해갑니다.

이제껏 그림책들이 순진한 아이들의 시각에서 본 어른들의 모습을 표현 해왔다면 피터 브라운은 이 그림책 “선생님은 몬스터” 를 통해 아이와 어른이 주고 받는 상호작용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서로가 얼만큼 이해 하느냐에 따라 서로의 모습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으로 말이예요.

책 서두에 작가 피터 브라운이 쓴 글귀가 인상적입니다.

이해받지 못한 이 세상 모든 선생님들과
이해받지 못한 이 세상 모든 어린이들에게
– 피터 브라운

실제로 이 이야기는 피터 브라운의 어릴적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선생님은 몬스터

바비의 눈에 보였던 커비 선생님의 모습이 변해가는 과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혹시 나에게도 이런 경험이 있지 않았는지요. 없었다구요? 흠 그럼, 내가 혹시 누군가에게 이런 사람이었던 것은 아닐까요? ^^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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