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어스, 어디 있니?
책표지 : Daum 책
줄리어스, 어디 있니?

(원제 : Where’s Julius?)
글/그림 존 버닝햄, 옮긴이 김정희 | 현북스


‘줄리어스, 어디 있니?’ 이야기 속으로…

줄리어스
식사 시간에 무언가를 하느라 바쁜 줄리어스에게 직접 식사를 가져다 주시는 부모님

엄마 아빠가 맛있는 식사를 준비 해놓고 줄리어스를 찾지만 매번 줄리어스는 훨씬 중요한 어떤 일을 하느라 함께 식사를 할 수 없습니다. 처음에 줄리어스는 자기 방에 작은 집을 만드느라 점심을 같이 못 먹지만 다음 식사 시간에는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구멍을 파느라 저녁을 못 먹고, 다음 날 아침에는 이집트 왕의 무덤 꼭대기에 오르는 중이라 식사를 같이 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매번 엄마 아빠와 함께 식사를 할 수 없는 줄리어스를 위해 엄마와 아빠가 교대로 줄리어스가 있는 곳으로 식사를 직접 가져다 주지요.

엄마 아빠의 끝없는 배려 속에 세째 날 저녁 줄리어스는 드디어 부모님과 함께 식사를 합니다.

줄리어스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는 줄리어스

“여보”

아빠가 말했어요.

“오늘 밤에는 줄리어스가 우리 집에서 저녁을 먹고 있다오.”

‘줄리어스, 어디 있니?’ 자세히 들여다 보기…

이 그림책에서는 식사를 준비한 엄마나 아빠가 식사의 메뉴를 자세히 얘기해 준 후 “줄리어스는 어디있죠?”하고 묻는 문장이 아홉번 되풀이 되어 나옵니다.  처음 식사와 마지막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줄리어스는 항상  어딘가에서 무언가를 하느라 바빠 부모님은 식사를 직접 줄리어스에게 가져다 주지요.

“식사 준비 후 줄리어스를 찾는 부모님”“어딘가에서 모험을 하고 있는 줄리어스”의 장면이 되풀이 되면서 그림책이 전개가 됩니다.

1. 줄리어스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 첫날 아침 줄리어스는 부모님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 점심시간에 줄리어스는 자기 방에서 작은 집을 만들고 있어요.
  • 저녁 시간에는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구멍을 파느라 저녁을 함께 먹을 수 없답니다.
  • 둘째날 아침은 나일강 근처에서 네파투티움 왕의 무덤 꼭대기에 오르느라 아침을 함께 못먹어요.
  • 점심에는 중앙아프리카 롬보봄보 강에서 하마 진흙물 목욕을 시켜주느라 함께 점심을 못먹구요.
  • 저녁은 러시아 노보스키 크로스키 황무지에서 늑대에게 눈뭉치를 던지느라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없어요.
  • 세째날 아침에는 티베트 근처 창가베낭 산꼭대기에서 해 뜨는 모습을 바라 보느라 아침을 먹을 수 없지요.
  • 점심은 남아메리카 페루의 치코니코 강에서 급류를 타느라 점심음 못먹는다고 하네요.
  • 그리고 사흘째 되는 저녁이 되어서야 줄리어스는 가족과 함께 맛난 저녁을 먹고 있습니다.

줄리어스가 모험을 떠나 그곳에서 하고 있는 일도 재미있지만 모험을 떠난 장소가 대륙과 대륙을 넘어(이집트, 중앙 아프리카, 러시아, 티베트, 남아메리카) 지구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다양합니다.

처음 자기 방에서 작은 집을 짓는 일을 시작으로 줄리어스는 점점 더 대담하고 스케일이 큰 모험을 떠나는데, 모험을 떠난 줄리어스의 모습은 화면 가득 글자 없이 그림으로만 대담하게 표현이 되어있습니다. 줄리어스가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얼마나 바쁜지를 커다란 화면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셈이지요.

줄리어스
노보스키 크로스키의 꽁꽁 언 황무지를 건너는 늑대에게 눈 뭉치를 던지고 있는 줄리어스 (글자 없이 그림으로만 표현)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 하나, 여기 줄리어스가 모험을 떠난 장소인 이집트 ‘테파투티움 왕의 무덤’이나 중앙아프리카의’롬보봄보강’, 러시아 ‘노보스키 크로스키 황무지’, 티베트 ‘창가베낭 산꼭대기’ , 남아메리카의 ‘치코니코 강’은 실제로는 없는 곳이라고 합니다. 이름짓기의 달인인 존 버닝햄의 그  지방 언어인듯  만들어낸 반짝이는 아이디어도 재미있고, 실제로 아이들이 상상 속에 빠져 있을 때 독특하고 신선한 내 마음대로식 이름을 잘 지어낸다는 사실을 포착해 낸 것도 재미있습니다.

2. 화면 가득 보는 재미와 다양한 읽는 재미

부모님이 줄리어스를 위해 다양하게 준비한 메뉴를 읽는 재미도 놓칠 수 없어요.

  • 첫날 아침 : 버섯 스크램블 에그, 콘플레이크, 시원한 오렌지 주스
  • 첫날 점심 :정어리 샌드위치, 롤빵과 버터, 토마토
  • 첫날 저녁 : 양고기 캐서롤, 통감자, 버터 발라 구운 브로콜리, 롤리폴리 푸딩
  • 둘째날 아침 : 소시지, 베이컨, 달걀, 토스트, 마멀레이드, 세가지 과일 맛 주스
  • 둘째날 점심 : 셀러리, 토마토 넣은 치즈 샐러드, 오렌지
  • 둘째날 저녁 : 꼬마당근, 완두콩, 으깬 감자를 곁들인 돼지고기 갈빗살 스테이크, 사과 스크럼블
  • 세째날 아침 : 삶은 달걀, 토스트, 마멀레이드, 열대 과일 맛 주스
  • 세째날 점심 : 상추와 오이 곁들인 볼로네제 스파게티, 건포도가 든 푸딩
  • 세째날 저녁 : 양파, 감자, 당근 넣고 끓인 양고기 요리, 부드럽게 찐 푸딩

줄리어스가 모험을 떠난 장소는 줄리어스의 상상에서 나온 곳이지만 이와 대비하여 부모님이 준비하는 요리는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그림책 속에 아래 예시처럼 요리에 대한 설명이 각주로 달려있습니다.

※ 크럼블 : 밀가루, 버터, 설탕으로 만든 푸슬푸슬한 반죽을 사과, 블루베리 같은 과일에 얹어 굽는 음식

3. 놓치지 말고 눈여겨 볼 부분…

줄리어스에게 식사를 가져 갈 때마다 엄마 아빠 옆으로 항상 동물 한 마리가 따라가는데, 그 다음 장면을 보면 따라간 그 동물이 줄리어스의 식사를 한조각 슬쩍 하는 장면이 되풀이 되어 나옵니다. 그리고 슬쩍하는 그 음식을 살펴 보면 그 동물이 좋아하는 음식이라는 점도 눈여겨 보세요.(산양은 열대과일맛 주스를 좋아하는군요…^^)

  • 고양이- 정어리
  • 소 – 브로콜리
  • 독수리 – 소시지
  • 원숭이 – 오렌지
  • 늑대- 돼지고기 갈빗살 스테이크
  • 산양 – 열대 과일맛 주스
  • 물고기- 상추
줄리어스
줄리어스의 식사를 가지고 가는 아빠를 따라 가고 있는 고양이
줄리어스
아빠를 따라갔던 고양이가 줄리어스의 음식 중 하나(정어리)를 슬쩍 하는 장면
Tip : 언어적 요소와 시각적 요소를 결합시켜 그림책의 재미를 한층 더 배가시키고 있는 그림책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아이들이 차분하게 그림에 집중 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읽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글자에 매달리다 보면 그림을 놓치기 쉽거든요. 특히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실 경우 글자 없이 그림만 나오는 장면에서는 아이가 충분히 눈으로 그림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주세요.

 4. 아이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는 어른들의 모습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 그림책에는 식사 시간에 제때 오지 않는 아이를 향해 불평하거나 꾸중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볼 수 없어요. 한결 같은 모습으로 부모님은 상상의 모험을 떠난 아이를 위해 식사를 직접 가져다 줍니다. 식사 시간에는 반드시 식탁에 앉아야 한다는 식사 예절을 떠나  먹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들을 하고 있는 아이의 세계를 존중해 주면서 기다려 줄 수 있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도 어린 시절 문득 우리 엄마 아빠가 이랬으면 좋겠어.. 하며 바랬던 부모님의 모습을 그림책을 통해 존 버닝햄이 일깨워 준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5. 표지 그림 다시 한번 살펴 보세요.

표지 그림에 줄리어스가 바람 부는 언덕에서 양손에 부엉이를 날리려고 하는 장면이 그려져 있는데, 이 장면은 본문 속에는 없는 그림이예요. 보통 본문 속 한 장면을 표지 그림으로 쓰는 것과 달리 존 버닝햄은 이 그림책에 본문에 없는 그림을 따로 그려 넣었어요.

워낙 비틀기와 반전의 달인인 존 버닝햄인지라 표지 그림 하나를 놓고도 이리저리 생각해보게 되네요. 아이들과 함께 상상력을 동원해 보세요. 책을 펼치기 전에 아이와 함께 책표지에 어떤 이야기가 담긴걸지, 책을 펼쳐 들면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말이죠.

첫날 아침 먹기 전까지 줄리어스는 밤새도록 멸종위기의 부엉이들을 지키기 위해서 숲속을 헤매고 돌아 다녔을지도 몰라요. 어쩌면 세째날 저녁 엄마 아빠와 함께 맛있는 양고기 요리를 먹기가 무섭게 사냥꾼 부엉이들과 함께 숲속의 나무들을 갉아 먹는 골치덩어리 두더쥐들을 잡으러 출발하는 장면일지도 모르구요. 마음껏 이야기를 꾸미고 재미난 이름들도 지어내 보세요. 롬보봄보강, 치코니코강도 어차피 존 버닝햄이 지어낸 이름들인걸요~ ^^

존 버닝햄이 담고 싶었던 메시지

마지막으로 존 버닝햄의 ‘줄리어스, 어디있니?’에 대한 코멘트를 인용하면서 글을 맺도록 하겠습니다.

부모는 아이의 발달에 따라 무척 힘들고 다양한 시험의 단계를 거쳐야 할 것이다. 트라우트벡 부부는 세계의 구석구석으로 떠나 있는 아들 줄리어스에게 음식을 갖다 주느라 힘들어 한다. 그러다가 줄리어스가 드디어 자신들과 함께 저녁 밥상에 앉은 걸 보고 안도한다.

존 버닝햄- 나의 그림책 이야기 (글/그림 존 버닝햄, 옮긴이 엄혜숙, 비룡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