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
책표지 : 고래뱃속
북극곰

(원제 : The Polar Bear)
글/그림 제니 데스몬드 | 옮김 서지희 | 고래뱃속
(발행 : 2018/01/29)

※ 2016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작


멸종 위기에 처한 북극곰의 딱한 처지를 알고 있기 때문일까요?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북극곰의 까만 눈동자가 유난히 슬퍼 보입니다.

작가 제니 데스몬드는 친근한 그림으로 북극곰의 생태를 진지하면서도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보여줍니다. 전작 “흰긴수염고래”에 빨간 왕관을 쓴 남자아이가 나왔다면 이 그림책에서는 빨간 왕관을 쓴 여자아이가 나와 북극곰 이야기를 조곤조곤 친절하게 들려줍니다. 논픽션 그림책인 “북극곰”은 2016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작이에요.

북극곰

까치발로 선반 위에 놓인 책들 중 한 권을 꺼내온 아이가 동물 인형들을 나란히 앉혀놓고 소파에 누워 책을 읽습니다. 아이가 읽고 있는 책은 오늘의 그림책 “북극곰”, 읽고 있는 페이지는 이 장면 다음에 나오는 북극곰을 따라가는 장면, 북극곰 그림책 속에 등장한 북극곰 그림책입니다. ^^

그러고 보니 아이의 책 선반에 눈길이 가는군요. 아래층 선반에 놓인 책 중에 작가 제니 데스몬드의 “흰긴수염고래”가 뒤집혀 놓여있어요. 아이가 곁에 놓은 인형 중에도 푸른색 흰긴수염고래가 있네요. 진지한 눈빛으로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 동물 인형들, 엄마 곁에서 빨리 책 읽어달라 조르는 아이들 눈빛 같아 마냥 사랑스럽습니다.

북극곰

그 책에는 ‘바다곰’으로도 불리는 북극곰은 커다란 해양 포유동물이고, 엄청나게 추운 북극해의 얼음과 눈 위에서 대부분의 일생을 보낸다고 쓰여있어요.

아이가 읽고 있는 책을 따라 독자를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으로 안내합니다. 마치 아이가 읽는 책을 우리가 듣고 있는 것처럼요. 책에 열중하고 있는 아이, 아이를 앞서가고 있는 하얀 북극여우(소파에 놓여있던),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북극곰이 그 앞에서 얼음으로 뒤덮인 길을 걸어가고 있어요. 우리가 보고 있는지 확인하려는 것처럼 슬쩍 눈길을 보내면서요.

북극곰

알래스카, 캐나다, 그린란드, 노르웨이, 러시아 등 북극 지방에 사는 북극곰, 내쉰 숨이 바로 얼어 버릴 정도의 추위 속에서 사람과 똑같은 체온을 유지하면서 살 수 있는 것은 두 겹의 털과 튼튼한 가죽, 피부 아래 두꺼운 지방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털로 덮힌 작은 귀, 파랗거나 검은 혀, 지독한 입냄새(^^), 길고 튼튼한 목은 머리를 물 밖에 내밀고 헤엄칠 때 유용하고 얼음 구멍 속에 목을 쭉 넣어 물범을 찾기도 좋다고 해요. 안쪽 털은 부드럽고 북슬북슬하고 방수가 되는 바깥쪽 털은 기름지고 뻣뻣하고 반질거리고 투명하고 속이 비어 있다고 해요. 햇살 아래 하얗게 보이는 북극곰의 털 색깔은 실제로는 노란색이나 회색에 가깝고요. 놀랍게도 북극곰의 피부는 검은색이라고 합니다.

북극곰

물구나무를 서기도 하고 함께 책을 읽기도 하면서 모든 인종의 아이들이 어우러져 함께 놀고 있어요. 그 모습이 참 사랑스럽습니다. 모두 함께 어우러져 똑같이 사랑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그림 한 장에 담아낸 것처럼 보이는데요. 이 사랑스러운 장면에는 북극곰은 나오지 않지만 북극곰에 대한 또 다른 정보가 들어있어요.

북극곰의 몸길이는 수컷은 270센티미터, 암컷은 240센티미터 정도 되고  다 자란 수컷의 몸무게는 450킬로그램가량 된대요. 일곱 살 어린이 두 명의 키를 합한 것과 비슷한 셈이고 여기 모인 스무 명의 아이를 합한 무게가 다 자란 북극곰의 무게와 비슷한 셈이니 270센티미터의 길이가 얼마나 되는지, 450킬로그램이 얼마만큼의 무게인지 막막하게 느껴지던 아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북극곰의 평균 수명, 나이를 예측하는 방법, 사냥하기 좋은 시기, 좋아하는 먹이, 등등에 대한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진행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등장하는 장면으로 시각적 이해를 돕고, 정교하게 묘사한 북극곰의 그림으로 북극곰의 생태를 보다 생동감 있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극곰

북극곰과 아이가 작은 얼음 구멍을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어요. 깊고 푸른 북극의 바다, 시리도록 하얀 얼음 위에서 생존을 위해 먹이를 찾고 있는 중입니다.

물범 한 마리를 먹으면 11일 정도를 버틸 수 있는 북극곰이 물범을 사냥하는 방법은 세 가지라고 해요. 첫 번째는 물범이 수면 위로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잡기. 두 번재는 얼음 위로 나온 물범에게 들키지 않게 살금살금 다가간 후 전속력으로 달려가 잡기. 마지막으로 후각을 이용해 얼음 밑 물범의 은신처를 찾아내서 어마어마한 힘으로 얼음을 깨고 잡기. 흠…… 물범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빠르고 힘센 북극곰의 존재가 무시무시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물범은 조심성이 많고 수영을 잘해서 사냥 성공률이 스무 마리 중 한 마리 정도라고 합니다. 먹이를 다 먹고 난 북극곰이 하는 독특한 행동이 무엇인지 그림책 속에서 꼭 확인해 보세요.

북극곰

수컷 북극곰이 봄에 암컷 북극곰과 만나 2주 정도 지내다 떠나면 암컷은 홀로 봄 여름 내내 먹이를 먹고 살을 찌워 가을에 임신을 합니다. 살이 충분히 찌지 않으면 임신을 하지 못한다고 해요. 새끼 북극곰은 영양이 풍부한 어미젖을 먹고 자라 엄마를 따라다니며 사냥 기술을 익히다 세 살이 되면 어미 곁을 떠납니다. 북극곰은 겨울잠을 자지는 않지만 자는 건 좋아한대요. 먹을 것이 별로 없을 때도 날씨가 좋지 않을 때도 잠을 잡니다. 잠을 통해 체력을 보충하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죠.

엄마 북극곰 곁에서 포근하게 잠든 아기 북극곰들과 그들을 꼭 안고 잠든 아이, 세상 평화가 모두 이곳에 깃든 것 같네요. 이 순간만큼은 먹이 걱정도 날씨 걱정도 잊고 있지 않을까요? 그림책을 다 읽는 순간 북극곰을 꼭 안아주고 싶다는 우리의 마음을 아이가 대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장면이 스르르 바뀌면서 아이는 현실로 돌아옵니다. 책을 꼭 안고 인형들과 잠이 든 아이, 그들을 포근히 감싸고 있는 소파의 모습이 북극곰 가족의 형상과 꼭 닮아있습니다.

북극곰이 단순한 호기심의 대상이 아닌 우리와 공존해야 할 존엄한 생명체라는 사실을  감동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책 “북극곰”, 아름답고 생동감 넘치는 일러스트와 흥미롭게 구성한 시각 자료들로 북극곰의 모든 것을 담아낸 제니 데스몬드는 그들이 행복하게 살수 있는 환경이야말로 인간이 지구 위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 함께 읽어 보세요 : 흰긴수염고래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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