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무얼할까

감정은 무얼 할까?

(원제 : Co Robią Uczucia?)
티나 오지에비츠 | 그림 알렉산드라 자욘츠 | 옮김 이지원 | 비룡소
(발행 : 2021/08/06)


잠들기 전 오늘 하루를 잠시 돌아봅니다. 다시 생각해 보면 별일 아닌 일에 휘둘려 근심 가득한 하루를 보내기도 하고, 작은 일에 기분이 업되어 유쾌하게 하루를 보낸 날도 있어요. 물론 하루 종일 같은 감정 상태로 보낸 날은 거의 없지요. 기뻤다가 화가 났다 축 늘어졌다 차분해졌다가…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 널뛰기를 하면서 보내는 날이 대부분입니다(저만 이러는 거 아니죠? 😅).

“감정은 무얼 할까?”에는 다양한 감정이 빼곡히 담겨있습니다. 마치 내 속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 같아요. 그림책을 통해 내속에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수많은 감정을 마주해 보세요.

감정은 무얼할까

위태위태해 보이는 사다리를 이어 굴뚝 꼭대기까지 올라가 세상을 바라보는 건 호기심, 즐거움은 트램펄린 위에서 방방 뛰고 있어요. 온몸으로 즐거움을 말하고 있죠.

감사는 주위를 따뜻하게 해.

감사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따뜻한 기운, 평온한 마음. 간결한 글, 그림만으로도 충분해요. 감사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그대로 느낄 수 있어요.

감정은 무얼 할까

두려움은 장롱 밑 컴컴한 구석의 녹슨 깡통 속에 앉아 있어.
거기가 바로 가장 좋아하는 숨는 장소지.
그곳은 창문도 문도 없거든.
그리고 뚜껑 틈새로 세상을 내다봐.

쪼그라들 대로 쪼그라들어 녹슨 깡통 속에서 빼꼼 눈만 내밀고 있는 두려움, 어느 날의 나를 그대로 보는 것 같습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로 여행을 떠나는 상상력, 예쁜 것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가차 없이 밟아버리는 미움, 끊임없이 철창을 만들어 내는 열등감, 도로 위의 달팽이를 구해주는 연민…

보편적 감정이라 불리는 기쁨, 슬픔, 미움, 행복뿐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감정인 사랑, 수치심, 연민, 열등감까지 이렇게 많은 감정들이 다양한 상황 속 다양한 얼굴, 다양한 모습을 하고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은 어디에 살고 있을까?
바로, 우리 안이야.

보통 감정을 색깔로 표현하는 데 이 그림책은 감정을 다양한 상황 속에 놓인 캐릭터로 표현한 점이 눈에 띕니다. 둥글둥글 회색의 캐릭터들은 다양한 상황 속에서 다양하게 변신을 하며 감정을 보여주고 있어요. 외면해서도 안되고 억눌러서도 안 되는 우리 안에 생생하게 살아있는 모습으로.

버럭 화를 내는 행동 뒤에는 두려움이나 수치심, 질투, 슬픔 등 여러 감정이 복합적으로 숨어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평소 내가 느끼는 감정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나의 마음이 지금 어떤지, 내가 어떤 감정에 휩싸여 있는지, 원인이 무엇인지. 내가 느끼는 감정의 정체를 알고 나면 어떻게 표현하고 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잘 알 수 있게 될 테니까요.

미움으로 온몸이 부들부들 떨릴 때, 누군가의 친절한 마음이 절실한 날, 주체할 수 없는 기쁨으로 방방 들뜨는 날 이 그림책 “감정은 무얼 할까?”를 만나 보세요. 차분한 글과 그림이 우리 안의 또 다른 나를 만나게 해 줄 거예요.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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