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도 좋지만 둘은 더 좋아

혼자도 좋지만 둘은 더 좋아

(원제 : The Duck Who Didn’t Like Water)
글/그림 스티브 스몰 | 옮김 안지원 | 봄의정원
(2022/03/03)


스티브 스몰은 곰과 다람쥐의 우정을 담은 “내 마음 좀 들어 볼래?”로 처음 만난 작가입니다. 오늘 소개할 “혼자도 좋지만 둘은 더 좋아”는 그의 두 번째 그림책입니다. 이 두 권의 그림책 보시면 스티브 스몰이 애니메이션 작가 출신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야기 흐름과 그림의 전개가 단편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물을 싫어하는 오리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개구리가 가족이 되어 가는 과정을 다정하게 담아낸 그림책 “혼자도 좋지만 둘은 더 좋아”, 한글판 제목은 꼭 유행가 제목 같아서 더 친근하네요.

혼자도 좋지만 둘은 더 좋아

물을 아주 싫어하는 이상한 오리가 있습니다. 물속에서 헤엄치는 것도 첨벙거리는 것도 싫어하고, 비가 내리는 것도 싫어해요. 빗방울이 한 방울만 떨어져도 질색할 정도로 말이죠. 그런데 비옷을 입고 물방울을 피해 요리조리 피해다니는 오리 모습이 이상하게 어색하지 않은 건 저뿐인가요? 😄

오리는 비오는 날엔 따뜻한 차 한 잔 하며 책 읽는 걸 가장 좋아했어요. 혼자서 조용한 시간을 즐기며 오리는 이렇게 생각하곤 했어요.

밖에 뭐 하러 나가?
필요한 건 여기 다 있는데.

필요한 건 여기 다 있다는 오리의 생각, 정말 그럴까요? 여러분은 동의하시나요?

혼자도 좋지만 둘은 더 좋아

비바람이 세차게 불던 어느 밤 오리는 지붕에 구멍이 난 걸 발견했어요. 질색하는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지만 바람이 하도 세서 지붕위에 올라갈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하는 수 없이 떨어지는 빗방울을 받을 양동이를 가지러 밖으로 나갔다가 뜻밖의 손님과 맞닥뜨립니다.

“우리 집은 따뜻하고 비도 피할 수 있으니까
오늘 밤은 여기서 지내면 어때?”

우산도 없이 빗속에 서 있는 개구리에게 오리는 제안합니다. 그리고 개구리는 활짝 웃으며 오리의 초대를 수락합니다. 한창 비를 즐기고 있는 개구리에게 오리의 초대는 어쩌면 불필요한(?) 배려였을런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비에 홀딱 젖은 낯선 이를 위한 오리의 따뜻한 마음을 개구리는 웃으며 받아들입니다. 두 배려장이들의 우정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혼자도 좋지만 둘은 더 좋아

다음 날 오리와 개구리는 개구리네 집을 찾아 나섭니다. 하지만 아무리 돌아다녀도 개구리네 집을 아는 친구들을 만날 수 없었죠. 결국 다시 오리네 집으로 돌아온 두 친구는 함께 저녁을 먹고 서로에게 책을 읽어주며 다정한 시간을 보냅니다.

물이라면 질색인 오리는 그새 지붕을 수리해놨어요. 덕분에 편안하게 잠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물을 좋아하는 개구리가 잠들지 못하는 게 자꾸 마음에 걸려서인지 영 잠이 오질 않나봅니다.

다음 날 아침 편지를 배달하러 온 우체부 펠리컨이 개구리를 알아봤어요. 개구리네 집을 안다며 가는 길에 데려다 주기로 했고, 오리와 개구리는 그렇게 이별을 합니다. 오리는 개구리에게 재미있는 책 한 권과 작은 우산을 선물로 줬어요.

며칠이 지났어요.
모든 게 다시 똑같아졌어요.
하지만 뭔가가 달랐어요.

개구리가 떠난 후 오리는 다시 전과 같은 일상을 보냅니다. 모든 게 다시 똑같아진 것 같긴 한데 뭔가 허전한 느낌… 오리의 허전함은 과연 무얼까요?

결국 오리는 개구리를 찾아 길을 나섭니다. 그리고…

혼자도 좋지만 둘은 더 좋아

개구리를 만났습니다. 음… 개구리도 잠 못 이룬채 오리가 찾아와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죠?

물을 그토록 싫어하던 오리는 물에 흠뻑 젖은 채 개구리를 바라봅니다. 비만 오면 신이 나던 개구리는 굳이 오리가 선물한 우산을 쓴 탓에 빗속에서도 뽀송뽀송한 채로 오리를 바라봅니다. 이제 둘은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개구리를 몰랐던 오리, 오리를 몰랐던 개구리로 돌아갈 수는 없으니 방법은 딱 하나뿐입니다.

바로 함께 지내는 것!

꽉 막힌 지붕 탓에 잠들지 못하던 개구리를 위해 오리는 지붕을 다시 고쳐놨어요. 오리네 지붕이 서로 다르지만 함께 지내고 싶은 두 친구를 위해 어떻게 바뀌었을지 마지막 장면은 직접 확인하세요~

필요한 건 여기 다 있다며 으스대던 오리를 변하게 한 건 과연 무얼까요? 상대방을 위해 자신을 변화시킬 줄 아는 오리와 개구리 두 친구를 통해 함께 살아가는 기쁨, 관계의 소중함을 배우는 그림책 “혼자도 좋지만 둘은 더 좋아”였습니다.

참고로 스티브 스몰은 우정, 사랑, 관계 등의 주제로 아이들과 소통하기를 원하는 듯 합니다. 세 번째 그림책은 첫 작품 “내 마음 좀 들어 볼래?(I’m Sticking with You)”의 속편 격인 “I’m Sticking With You Too”(2021)인데 전편의 주인공인 곰과 다람쥐와 함께 새로운 친구로 닭이 등장하면서 둘이 아닌 셋의 우정과 관계를 다룬 것으로 보이거든요. 네 번째 그림책도 곧 출간 예정인데 이 책 역시 표지를 보면 이 주제에서 벗어날 것 같지는 않아 보이구요.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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