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와 춤을

모기와 춤을

글/그림 하정산 | 봄개울
(2022/06/01)


10월에 웬 모기? 우리 집만 그런 줄 알았는데 며칠 전 기사를 보니 우리나라가 아열대성 기후에 가까워지면서 9월 말 10월 초 모기 채집 수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모기향을 피워놔서 그런건지 날씨가 서늘해지면서 녀석들이 제대로 힘을 못 써서 그런지 물리는 일은 거의 없는데 눈 앞에서 자꾸 알짱대서 영 거슬리는 모기 덕분에 생각난 그림책 “모기와 춤을”, 함께 보시죠~

모기와 춤을

달빛 환한 여름밤 캠핑을 즐기는 가족의 텐트 안에 찾아든 불청객. 바로 모기입니다. 살짝 열린 지퍼 틈새로 앵앵거리며 날아든 모기가 가족들을 차례대로 공격하기 시작하는데…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한 큼지막한 문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모기의 비행 궤적을 보여주는 구불구불한 선과 똑같은 오렌지색 글씨는 모기, 노란색 글씨는 사람들의 대사겠죠? 똑똑! 누구십니까? 손님입니다. 들어오세요… 들어오라구요? 🦟😧

숨막히듯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시작됩니다. 양 손바닥을 짝짝 부딪히는 순간은 사람이 공격, 잠깐 방심한 틈을 놓치지 않고 얼굴 팔 다리 할 것 없이 뽀족한 침을 살가죽에 꽂으려들 때는 모기가 공격. 마치 저쪽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금새 이쪽으로 다시 우르르 몰려오며 수시로 공수가 바뀌는 아이들 놀이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비좁은 텐트 속에서 펼쳐지는 추격전은 어릴적 놀이할 때 부르던 노래들로 묘사가 이어집니다.

모기와 춤을

모기와 춤을

모기와 춤을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죽었니? 살았니? 꼬마야 꼬마야 뒤를 돌아라. 돌아서 돌아서 땅을 짚어라.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배고파서 왔단다 왔단다 왔단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오래 전 어느 골목길에서 울려 퍼지던 소리가 귓가에 생생하게 들리는 것만 같습니다. 그 와중에 바로 위 그림 오른쪽에 있는 칠판의 문구가 재미납니다.

쪽쪽식당
오늘의 추천, 왼쪽 엉덩이
드실 만큼 적당히
일회용 빨대 안 돼요.

모기에게 뜯기면서도 환경을 생각하는 쪽쪽식당입니다. 일회용 빨대는 안 돼요!

모기와 춤을

추격전은 갑자기 흥겨운 춤판으로 바뀌고 아이들의 개구진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에 맞춰 다 같이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모기와 춤을~ 그림 속에 숨어 있는 QR 코드를 따라가면 하정산 작가가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 노래는 여자 아이 남자 아이 두 아이가 함께 부릅니다.

모기와 춤을

간질간질 × 6
누군가 속삭이는 노랫소리에 난 달빛 아래 눈을 떠
불을 켜고 주윌 둘러보니 모기 한 마리!
모기가 부르는 노래에 맞춰 난 달빛 아래 춤을 춰
손뼉 치고 깡충 뛰고 만세를 부르며 모기와 춤을 춰
콕콕 물려 그런지 기분탓인지 아님 안 씻어 그런 건지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온몸이 간지럽네
간지러운 몸을 박박 비비며 난 달빛 아래 춤을 춰
저 달빛이 사라지기 전에 잡아야 할 텐데
이 노래가 끝나기 전에 잡아야 할 텐데
짝!

마침 음력으로 보름이니 창밖에는 보름달이 환하게 떠있겠군요. 오늘은 비가 와서 좀 그렇고 내일 이 글 읽는 분들은 보름달 바라보며 이 노래 감상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노래는 무시무시한 짝! 소리와 함께 끝이 납니다. 모기는 과연 끝까지 살아남았을까요? 아니면…

모기와 춤을

방금 전 모기가 들어왔던 빈틈을 막기 위해 지퍼를 닫는 손 모기에게 물린 곳이 잔뜩 부풀어 올랐습니다. 상처 한가운데 까만 점… 이런 디테일까지~ 😂 모기장 밖 환한 달빛 아래 옥토끼와 함께 춤추고 있는 모기는 방금 전 텐트 안에서 가족들을 못살게 군 모기일까요? 아니면 이 가족을 노리는 또 한 마리의 다른 모기일까요?

캠핑장 달빛 아래 여름밤 불청객 모기와 함께 펼치는 요란스러운 춤판을 아이들 놀이할 때 부르는 노래들과 함께 신나게 보여주는 그림책 “모기와 춤을”. 공기 좋은 평창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하는 하정산 작가가 직접 만든 노래를 아이들과 함께 부르며 ‘이 그림책 너희들 생각하며 선생님이 만들었단다~’ 자랑하는 모습, 자기들 선생님이 만든 그림책이라 더 재미있고 신나 할 아이들 모습 상상하며 보면 더 재미납니다.


※ 함께 읽어 보세요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5 1 vote
Article Rating
알림
알림 설정
guest

4 Comments
오래된 댓글부터
최근 댓글부터 좋아요 순으로
Inline Feedbacks
모든 댓글 보기
이강선
이강선
2022/10/14 16:02

모기와의 전쟁아 아니라 모기와 춤이로군요. 발상이 신선합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노래를 듣고 있으려니 어깨춤이 절로 나네요. 고맙습니다.

이 선주
Editor
2022/10/18 20:00
답글 to  이강선

강선님의 어깨춤을 상상하면서 즐거웠습니다.^^

John
John
2022/11/18 09:31

정~말~ 발상이 재미있네요~ 응원합니다

이 선주
Editor
2022/11/21 21:36
답글 to  John

늘 변함 없는 응원,
감사합니다. ^^

4
0
이 글 어땠나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세요!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