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가슴

아이가 새로운 단어를 말할 때마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창문이 하나씩 열린답니다.

저녁에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면 현관에 들어서기 무섭게 아내가 호들갑을 떨며 반기곤 합니다. 이제 한 돌 갓 지난 둘째 녀석이 멍멍이와 야옹이를 정확하게 구분한다는 둥, 수많은 자동차 그림들 중에서 소방차를 정확히 가리켰다는 둥…. 말이죠. 이렇게 시크한 척 말하지만 저 역시 아이와 놀아주다 발견하게 되는 천재스러움에 방금 전 했던 행동을 무한 반복 시키곤 합니다. ^^

세상 엄마 아빠들 마음은 다 똑같은가 봅니다. 저 멀리 포르투갈에서 건너 온 그림책 “엄마의 가슴”에서 표현하는 엄마 아빠의 마음 한 번 들어 보실래요?

엄마의 가슴 속은 쉴 새 없이 뛰는 심장을 품은 장소일 뿐만 아니라,
가장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는 마법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엄마의 가슴과 아이의 가슴은 눈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 아주 가는 끈으로 이어져 있어요.
그 끈이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생기는 모든 일은
엄마의 가슴 속에도 어떤 변화를 일으키게 된답니다.

아이들이 깔깔대며 웃으면 엄마의 가슴은 춤을 춰요.
아이가 슬퍼하면 엄마의 가슴은 천 개로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지요.

아이가 아프면 엄마의 가슴은 작아집니다.(한 없이 작게요……)
하지만 아이가 건강해지면 엄마의 가슴은 금방 다시 커지죠!

아이가 넘어지면 엄마의 가슴은
피 한 방울도 남지 않은 것처럼 새하얗게 질려 버려요.
사람들이 가득한 거리에서 아이가 사라지면
엄마의 가슴은 얼어붙어 버립니다.

아이들을 이해할 수 없을 때면
엄마의 가슴은 마구 엉클어진 털실 뭉치가 되어 버려요.
아이가 버릇 없이 행동할 때마다
엄마의 가슴 속에는 검은 먹구름이 지나간답니다.

오랫동안 아이를 볼 수 없을 때면
엄마의 가슴은 녹슬어 버려요.
하지만 아이들을 데리러 학교에 갈 때는
제트 비행기처럼 빠르죠!

아이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면
엄마의 가슴 속이 환하게 밝아지고,
아이가 새로운 단어를 말할 때마다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창문이 하나씩 열린답니다.

나이가 마흔을 넘어서도 ‘엄마’라는 단어는 우리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묘한 힘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짠한 마음을 표현하는 데에는 우리 모두 서툴지 않나 생각됩니다. 잉태되는 순간부터 태어나서 자라도록 당신의 몸과 마음을 다 내어주신 어머니 역시 자식들에게 마음 속 말 꺼내놓기 어색해 하는 것은 역시나 매한가지구요.

오늘 소개하는 “엄마의 가슴”은 바로 그런 엄마의 마음을 우리 아이들에게 대신 전해주는 그런 그림책입니다. 아이들이 이 그림책을 보며 엄마의 사랑을 담뿍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이가 그림책 다 읽을 때쯤 다가가서 꼬옥 안아 줘 보세요. 오늘따라 유난히 서로의 가슴이 더 따스하게 맞닿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엄마의 가슴
책표지 : Daum 책
엄마의 가슴 (원제 : Coração de Mãe)

글 이사벨 미뇨스 마르틴스 | 그림 베르나르두 카르발류 | 옮김 그레고리 림펜스 | 별천지

“엄마의 가슴”‘2월 서점에서 만난 그림책’에서 소개했던 “내 친구 어디 있어요?”의 작가 베르나르두 카르발류의 다른 그림책들을 찾아서 읽다 만난 그림책입니다. 글을 쓴 이사벨 미뇨스 마르틴스와 그림을 그린 베르나르두 카르발류는 모두 포르투갈 사람이고, 두 사람은 뜻이 맞는 몇명의 친구들과 함께 ‘Planeta Tangerina’ 라는 출판사를 설립, 그들만의 철학과 작가 정신이 담긴 기발하고 실험적인 어린이책을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의 그림책이 국내에 소개된 건 지난 2009년 열렸던 제2회 CJ 그림책 축제에서 “두가지 길”이란 작품으로 그림책상을 수상하면서입니다. “두가지 길”은 매우 독특하게 구성된 그림책입니다. 앞에서 보면 파란 색의 고속도로 길을 따라 이야기가 펼쳐지고, 뒤에서부터 보면 빨간 색의 옛날 길을 따라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두 이야기가 한 장의 지면에서 매번 교차하며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최근작인 “내 친구 어디 있어요?”와 아주 비슷한 구성입니다. 두 그림책 모두 조만간 따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슷한 느낌의 그림책 : 엄마 모습


Mr. 고릴라

Mr. 고릴라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덕분에 그림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은 아닙니다. ^^ 이제 곧 여섯 살이 될 딸아이와 막 한 돌 지난 아들놈을 둔 만으로 30대 아빠입니다 ^^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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