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내게 꾹 참고 기다리는 게 중요하다고 일러 주셨어요.
엄마는 기다리는 게 늘 좋은 건 아니라고 얘기해 주셨죠.
할머니는 늘 말씀하세요. “일분일초도 소중한 거야.”
할아버지는 말씀하시곤 하죠.
“느긋하고 편하게 사는 게 정말 좋은 거란다.”
아빠, 엄마, 할머니, 그리고 할아버지는 각자 자신의 생각을 아이에게 나눠 줍니다. 아빠는 기다리라고 하고, 엄마는 기다리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합니다. 할머니는 일분일초도 아끼라고 하고, 할아버지는 느긋하게 사는 게 좋다고 합니다.
한 가족이지만 삶에 대한 저마다의 가치관과 철학은 조금씩 다를 수 밖에 없죠. 하지만 아빠, 엄마, 할머니, 할아버지 이 네 분의 말에 담겨진 똑같은 마음이 있습니다. 바로 아이의 행복이죠! 사랑하는 나의 아들이, 세상에 둘도 없는 내 손주가 바르게 자라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바로 그 마음 말입니다.
형과 함께 언덕을 오르면서
힘들어도 참아 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내리막길을 정말 신나게 내려오는 법도 배웠죠.
형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힘들게 언덕을 오르면서 형한테 어리광도 피우고 싶었을 겁니다. 그리고, 도와달라 말하려고 형을 바라 본 순간 형 역시 자신만큼이나 힘들게 페달질을 하며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며 오르막길을 오르는 것을 보았을 겁니다. 묵묵히 페달질을 하는 형의 모습에서 힘들어도 참아 내야 한다는 걸 스스로 깨닫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발로 힘차게 페달을 밟습니다.
잠시 후 형과 함께 신나는 내리막길~ 인내의 열매가 얼마나 달콤하고 짜릿한지를 온몸으로 느끼는 아이의 마음은 언덕길을 오르기 전보다 훌쩍 자라 있겠죠!
옆집 아주머니에게서 다른 사람의 말에 귀기울이는 법을 배우고, 승부에서 지더라도 깨끗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음을 삼촌에게서 배웁니다. 친구들과 축구를 하면서 협동과 책임감에 대해서 배우고, 고모는 모든 것이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란 걸 가르쳐 줍니다.
아이들은 굳이 가르쳐 주려고 애쓰지 않아도 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생활 속에서, 가족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 속에서, 그리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 속에서 스스로 인생을 배워 갑니다. 그렇게 자라고 성장해서 언젠가는 엄마 아빠의 품을 떠나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게 되는 것 아닐까요?
그러고 보면 엄마 아빠, 가족, 친구와 이웃들 모두가 아이의 선생님입니다. ‘세 사람이 가면 그 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논어)는 말처럼 아이가 자라며 보고 듣고 경험하는 세상 모든 것이 선생님입니다.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원제 : Obrigado a Todos!)
글 이사벨 미뇨스 마르틴스 | 그림 베르나르두 카르발류 | 옮김 임은숙 | 고래이야기
(발행 : 2012/06/10)
지난 번 소개한 “엄마의 가슴”에 이어 이사벨 미뇨스 마르틴스와 베르나르두 카르발류의 두 번째 그림책입니다. 요 며칠 두 콤비의 그림책들을 찾아서 보는 중인데 모두 추천할만 합니다. 두 콤비가 함께 만든 그림책 “느리게 빠르게”, “두 가지 길”과 베르나르두 카르발류의 최근작 “내 친구 어디 있어요?” 까지 아이뿐만 아니라 엄마 아빠 모두 좋아할만한 그림책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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