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노를 위한 책

짙푸른 폭포수와 힘찬 폭포수의 생명력을 표현한 듯 구름 처럼 펼쳐진 하얀 포말, 그리고 아이들이 타고 있는 작은 조각배 하나…

소년과 소녀가 탄 조각배가 구름바다 같은 폭포 아래 낭떠러지로 수직으로 떨어지는 순간, 노를 던진 소년이 소녀를 향해 손을 뻗쳐 때마침 하늘에서 내려온 붉은 줄을 잡고 소녀를 구해 냅니다. 그런데 이런 다급한 상황에서 소년의 손을 잡은 소녀의 왠지모를 익살스런 표정과 함께소년의 손을 놓는 장면…아찔한 순간을 한 편의 영화처럼 나타낸 그림 속 소년과 소녀는 살포시 웃고 있습니다.

폭포에서 떨어지는 순간 나타난 빨간 끈의 정체는 무엇이고 소년과 소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아슬아슬한 장면이지만 마지막 장난끼 가득한 소년 소녀의 표정을 보아서는 “완전 신나는 모험이었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한 장면입니다.

브루노를 위한 책
책표지 : 풀빛
브루노를 위한 책(원제 : Ein Buch für Bruno)

글/그림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옮긴이 김경연, 풀빛

아빠 서재에서 하루 종일 책도 읽고 생각도 하며 지내는 것을 좋아하는 울라와 책보다는 스티커, 티셔츠, 모자를 더 좋아하는 울라의 친구 브루노. 둘은 취미는 다르지만 친한 친구입니다. 브루노를 위해 울라가 함께 그림책을 보자고 권해 보지만, 그림책을 애들이나 보는 책으로 여기는 브루노는 울라가 보는 그림책이 시시하기만 하죠.

어느날 브루노는 바지, 스웨터, 신발 등을 새것으로 입고 울라를 찾아와 보니 울라 목에 반창고가 눈에 띕니다. 울라는 책에서 나온 뱀에게 물린 상처라면서 그 책은 마술책이라서 그 속에 있는 모든 것이 살아있다고 합니다. 브루노는 못미덥지만 울라를 따라 그 책이 있는 곳으로 가고 울라는 브루노에게 책을 읽어줍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마법처럼 울라와 브루노는 책 속 계단을 타고 아래로 내려가고 있습니다.

책 속 계단 끝에서 울라와 브루노는 빨간 끈을 잡고 휘잉 날아가는데요. 그 끈은 바로 책갈피용으로 쓰는 책속 끈이랍니다.(이 책 속 끈을 보람줄이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울라에게 이끌려 들어간 책 속에서 울라는 용에게 잡혀가고 말아요. 울라에게 이끌려 소극적으로 책 속에 들어갔던 브루노는 용감하게 바다를 건너 용을 물리치고 울라를 구해 함께 배를 저어 나가다 그만 폭포수를 만나게 됩니다.

이 들이 책 속으로 들어갈 땐, 울라가 브루노를 이끌어 울라가 잡은 보람줄을 잡고 모험을 시작하지만, 모험이 끝날 무렵엔 브루노가 그 줄을 잡고 울라를 들어올려 집으로 향합니다. ^^ 긴장된 모험은 이제 끝이 났습니다.
책 속에서 나온 울라와 브루노. 책 속 모험을 마친 브루노는 울라에게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날 어떻게 거기 데려간거니, 울라? 또 한번 데려가 줄 수 있니?”

그림책은 빨간색 보람줄을 경계로 울라와 브루노가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폭포수 아래로 떨어질 때 소년이 잡았던 줄은 바로 보람줄이었습니다.

색채가 강렬하고 대비 효과가 많아서 그런지(울라의 붉은 원피스, 푸른 바다, 푸른 밤, 괴물의 붉은 피, 푸른 폭포수와 하얀 포말 등등…)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것 뿐만 아니라, 그림도 시원시원하고 힘있게 그려져있어서 책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드는 그림책 “브루노를 위한 책”입니다.

‘독서는 즐거운 놀이’라고 했다고 하는 작가 하이델바흐의 말대로 한바탕 놀고 나면 어느새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와있습니다. 제목은 “브루노를 위한 책”이지만 이 책을 읽는 순간 “철수를 위한 책”도 될 수 있고 “영희를 위한 책”도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