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맥 아주머니네 농장 한켠에 못보던 나무가 자라기 시작합니다. 다 자란 나무에는 나뭇잎 대신 지폐가 무성하게 열리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나무에서 돈이 열리는데도 맥 아주머니는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그저 이파리 몇장 따서 동네 아이들에게 선물로 나눠준게 고작입니다.

돈이 열리는 나무

돈이 열리는 나무가 있다는 소문이 순식간에 퍼지고 나뭇잎 돈을 따러 오는 사람들로 맥 아주머니네 농장은 북적거립니다. 돈이 열리는 나무에 모여든 사람들, 사람들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까지 가서 더 많이 따기 위해 악착같이 사다리를 오르는 사람들, 떨어지는 돈을 정신없이 주워 담는 사람들, 나뭇잎 돈이 가득 담긴 자루를 짊어메고 돌아가는 사람들… 밤이 깊었음에도 이들은 지칠 줄 모르고 쉬지 않고 돈을 퍼 나릅니다.

사방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나뭇잎 돈을 따가는 모습을 보며 맥 아주머니가 한마디 합니다.

“저 이들은 쉬지도 않는걸까?”

돈이 열려도 나무는 나무인지라 가을이 깊어지면서 나뭇잎 돈은 낙엽으로 변합니다. 사람들 발길도 자연스레 줄어들고 겨울이 찾아 옵니다. 맥 아주머니는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동네 아이들과 함께 돈이 열리는 나무를 베어서 땔감을 만듭니다. 지난 여름 세상 모든 사람들이 모여 난리 법석을 떨었던 바로 그 돈이 열리는 나무를 전혀 망설임 없이 베어냅니다. 맥 아주머니에게는 나무 그 이상의 의미는 없었나봅니다.

“잘 가!”

맥 아주머니는 아이들에게 직접 구운 빵 한 덩이와 딸기잼 한 병
그리고 말린 꽃 한 다발씩을 나누어 주었어요.
그러고는 따뜻한 난롯가에 가 앉았어요.
맥 아주머니의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피어올랐습니다.

겨우내 쓸 땔감을 만드는 일을 도와준 동네 아이들에게 손수 만든 먹거리로 답례를 해서 보내고 난 후 따뜻한 벽난로앞 흔들의자에 앉아 차 한잔 마시며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맥 아주머니의 모습, 맥 아주머니 무릎에 늘어지게 누워 있는 고양이, 아주머니 곁에 차분히 앉아 있는 강아지들… 한결같이 편안하고 평화로운 모습의 맥 아주머니네 난롯가 풍경으로 그림책은 마무리됩니다.

밤이 깊었음에도 돈이 열리는 나무 밑을 떠날 줄 모르는 사람들, 나뭇잎 돈을 따느라 이리저리 부산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아마도 우리들의 일상의 모습이 아닐까요?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네 보통 사람들의 모습 말이죠. 아마도 맥 아주머니 역시 우리와 비슷한 시절을 겪으며 살아왔겠죠. 그래서 이들을 바라보는 아주머니의 표정엔 안쓰러움이 담겨 있습니다. 하루 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달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때문이죠.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주는 맥 아주머니의 미소엔 아마도 이런 뜻이 담겨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나뭇잎 돈을 따 간 사람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씨 넉넉한 아주머니를 웃게 만드는데 충분하지 않을까요? 자신의 농장에서 열린 나뭇잎 돈으로 행복한 한때를 보낼 사람들을 생각하니 흐뭇한거죠. 게다가 자신은 그 나무를 베어 따뜻한 겨울을 보내게 될테니 말이죠.

그리고,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처럼 지난 여름 돈이 열리는 나무 밑에서 치열하게 살았던 그들 역시 언젠가는 지금의 자신 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누리면서 힘겨웠던 지난 날을 추억하며 웃음 짓는 날이 오겠지 하는 생각에 또 한번 미소 짓게 되는 것 아닐까요?


돈이 열리는 나무
책표지 : 미세기
돈이 열리는 나무(원제 : The Money Tree)

글 사라 스튜어트, 그림 데이비드 스몰, 옮김 유시정, 미세기

 “돈이 열리는 나무”는 사라 스튜어트와 데이비드 스몰 부부가 함께 작업한 첫번째 그림책이라고 해요. 두 사람이 함께 작업한 그림책들을 보고 있자면 ‘사라 스튜어트는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데이비드 스몰의 그림을 보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어떻게 이리도 잘 그려낼 수 있을까 싶거든요. 마찬가지로 데이비드 스몰 역시 운이 참 좋은 사람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내가 이리도 뛰어난 이야기꾼이니 늘 그림 그릴 소재가 떨어지지 않을테니까 말이죠 ^^

이 그림책은 1월, 2월… 한달 한달 시간의 경과에 따라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변해가는 자연과 그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맥 아주머니의 소소한 일상으로부터 인생의 참된 행복이란 무엇일까를 되새겨보게끔 해주는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