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2021년 10월 27일에 발행한 <가온빛 레터 플러스> 16호 중에서 ‘재미있는 그림책 생각하는 그림책’에 실렸던 글입니다. ‘재미있는 그림책 생각하는 그림책’은 그림책이 주는 감동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놀이 콘텐츠입니다. 아이가 그림책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싶은 엄마 아빠, 그리고 아이들에게 더 큰 감동 전해주기 위해 늘 고민하는 다양한 분야의 그림책 활동가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연재하고 있습니다.

※ <가온빛 레터 플러스>는 매월 둘째 넷째 수요일 밤 9시에 보내드리는 유료 레터입니다. 구독료는 월 5천원이며 3개월, 6개월, 12개월 단위로 구독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가온빛 레터 플러스 > 구독하기


그림책 소개

나뭇잎 손님과 애벌레 미용사

나뭇잎 손님과 애벌레 미용사

글/그림 이수애 | 한울림어린이
(2015/12/24)

나뭇잎 손님이 숲속 미용실을 찾아갔어요. 무거워진 머리를 멋지게 다듬을 생각이었는데… 애벌레 미용사가 정성스럽게 손질해 준 머리가 도통 마음에 들지 않아요. 멋있고 화려할 거 같다고 생각해 자른 양버즘나무 머리는 너무 뾰족해서 친구를 긁을 거 같고 짧게 자르고 빨간색으로 염색한 단풍나무 머리도 마음에 들지 않으니…

까다로운 나뭇잎 손님의 요구대로 애벌레 미용사는 갉아먹고 물들이고 갉아먹고 물들이기를 반복하며 손님의 머리를 손질합니다. 그렇게 여러 번 다듬다 보니 결국 나뭇잎 손님의 머리는 아주 조금 밖에 남지 않았어요. 으앙 울음을 터트리고 만 나뭇잎 손님, 애벌레 미용사는 까다로운 나뭇잎 손님의 요구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까요?

아기자기 사랑스러운 숲속 미용실 풍경

미용실 메뉴판에 등장하는 다양한 모양의 나뭇잎 머리 모양, 커다랗고 둥근 모양의 나뭇잎 손님의 머리가 변해가는 모습과 애벌레 미용사와 나뭇잎 손님의 표정의 변화가 재미있습니다. 시간의 흐름 속에 변해가는 숲속 계절 변화도 눈여겨보세요.

마음을 사로잡는 주인공, 기발한 설정, 탄탄한 이야기 구조, 반복을 통한 리듬감 형성, 긴장감 있는 전개, 만족스러운 결말, 다음 장면에 대한 기대감, 아름다운 색감으로 그린 그림, “나뭇잎 손님과 애벌레 미용사”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책의 요소를 두루두루 갖추고 있어요.

진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우여곡절 끝에 마음에 드는 머리를 했지만 이번에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비가 쏟아져 머리를 망치고 맙니다. 결국 지쳐 잠이 드는 나뭇잎 손님. 따뜻한 바람이 불 무렵 잠에서 깨어난 나뭇잎 손님에게 짜잔~ 새로운 나뭇잎 머리가 생겨났어요.

예쁘다 생각한 나뭇잎 머리를 모두 합치고 나서야 나뭇잎 손님은 머리 모양이 마음에 들었지만 결국 그것은 내 것이 아니었어요. 비가 오자 모두 망가져버리고 말지요. 지쳐 울다 잠이 든 나뭇잎 손님, 새봄 새롭게 돋아난 새잎을 보고 기분이 좋아진 모습을 보면서 생각해 봅니다.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요? 내가 가진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것 아닐까요.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내 안에 있는 본래 모습 그대로입니다.

나뭇잎 손님이 진짜 아름다움을 찾은 것처럼,
이 책의 독자들도
자신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길 바랍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기: 나뭇잎 손님과 애벌레 미용사의 태도

잔뜩 기대하며 갔던 미용실에서 한 번쯤은 실망스러운 머리를 했던 기억이 있는 분들이라면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그림책입니다. 아이들은 그림책을 보면서 다음 페이지에서 나뭇잎 손님의 머리모양이 어떻게 변했을지 기대를 하며 넘깁니다. 내가 보기엔 이만하면 좋아 보이는데 다양한 이유로 머리 모양에 만족하지 않는 나뭇잎 손님의 모습을 보면서 지난날의 내 모습을 떠올려 보기도 하지요.

아이들에게 이런 경험이 있는지 한 번 물어보세요. 그림책을 읽어준 부모님도 같이 생각해 보세요. 분명 나 스스로 결정했음에도 결과물이 내 마음에 들지 않았을 때 어떻게 행동했나요. 상대를 탓했는지, 아니면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지 못 한 나 자신을 책망했는지, 아니면 다른 대안을 찾았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눠보세요.

인터넷 서점에서는 유아용 그림책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초등 3,4학년 아이들이 가장 많은 반응을 보여주었고 가장 재미나게 함께 읽었던 그림책입니다. 아이들의 재미난 의견들중 몇 가지 소개합니다.

  • 나뭇잎 손님이 많이 까다롭긴 하지만 애벌레 미용사가 조금 더 설명을 잘해주었으면 좋았을 거 같아요. 저렇게 계속 자르고 염색을 여러 번 하면 머리가 다 망가지잖아요. ‘손님, 그 머리를 더 자르면 너무 이상해 보일 수도 있어요.’라거나 ‘염색을 여러 번 하면 머리카락이 상해요.’ 이렇게 말해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머리가 다시 자라려면 오래 걸리잖아요.
  • 손님이 우선이니까 애벌레 미용사는 손님이 말한 대로 할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저는 애벌레 미용사가 곤란했을 거 같아 불쌍해 보였어요.
  • 진상 손님을 빨리 보내려고 하다 애벌레 미용사가 골탕 먹은 이야기 같아요. 나뭇잎 손님도 울다 지쳐 잠들었지만 애벌레 미용사도 밤에 엄청 피곤했을 거 같아요.

 

숲속 미용실 놀이

준비물

  • 나뭇잎 손님 도안 : [다운 받기]
  • 가위, 물감, 면봉, 색연필, 펜 등

나뭇잎 손님과 애벌레 미용사

1. 나뭇잎 손님 도안을 다운 받은 후 색칠하거나 물감을 찍어 나뭇잎 손님 머리를 꾸며 주세요. 나뭇잎 손님의 표정도 그려주세요.

나뭇잎 손님과 애벌레 미용사

나뭇잎 손님과 애벌레 미용사

나뭇잎 손님과 애벌레 미용사

나뭇잎 손님과 애벌레 미용사

2. 그림책을 읽고 아이들과 숲속 미용실 놀이를 해보세요. 우리가 애벌레 미용사가 되어 나뭇잎 손님의 머리를 직접 꾸며주는 거예요. 크레파스, 색연필, 등등 다양한 그리기 도구로 색칠도 하고 무늬도 그려주세요. 물감을 불거나 면봉으로 찍거나 예쁜 스티커를 활용해도 좋아요. 나뭇잎을 과감하게 잘라 스타일을 만들어 보아도 재미있어요.

3. 어떻게 꾸민 머리인지, 또 이 머리 모양의 이름은 무엇인지 이야기 나눠보세요.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는 즐거운 시간을 직접 체험해 보세요.

※ 놀이 응용하기: 말린 나뭇잎으로 나뭇잎 머리 만들기

나뭇잎 손님과 애벌레 미용사

나뭇잎을 직접 따거나 주워 책갈피 사이에 말려 나뭇잎 손님 머리를 꾸며 보세요. 그려서 만든 것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만들어집니다. 완성한 나뭇잎 머리를 편지, 솔방울, 말린 꽃 등 자연물과 함께 엮어 모빌로 만들어 보세요.

 

그림책 속 나뭇잎 찾기

나뭇잎 손님이 요구한 화려한 양버즘나무, 빨간 단풍나무, 오리 발자국 같은 튤립나무 외에 미용실 메뉴판에 등장하는 은행나무, 떡갈나무, 신나무, 상수리나무, 계수나무 나뭇잎을 찾아 아이들 손잡고 공원 산책 나가보세요. 동네 가까운 곳에서 가을을 직접 온몸으로 느껴보세요.

나뭇잎 손님과 애벌레 미용사

나뭇잎 손님과 애벌레 미용사

산책길에서 주운 예쁜 나뭇잎에 날짜와 시간을 써서 코팅하면 추억을 간직한 멋진 나뭇잎 책갈피가 완성됩니다.

 

그림책으로 생각 키우기

그림책에 담긴 이야기, 그림, 문장들 속에서 다양한 질문을 만들고 아이들에게 물어보세요. 정답이 있는 질문도 좋고, 아이들 각자의 생각 모두가 정답인 질문은 더 좋습니다.

  • 나뭇잎 손님은 무슨 나무였을까요? (처음 미용실을 찾아온 나뭇잎 손님이 ‘머리가 너무 둥글고 무거워요’라고 말한 점, 미용실 메뉴판에 나온 계수나무 나뭇잎 모양과 비슷해 보이는 걸로 보아서 나뭇잎 손님은 ‘계수나무’로 추정됩니다.)
  • “따뜻한 바람이 불 무렵, 나뭇잎 손님은 긴 잠에서 깨어났어요.” 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봄이 찾아와 나무가 겨울잠에서 깨어났음을 의미합니다.)

 

따뜻한 바람이 불 무렵,
나뭇잎 손님은 긴 잠에서 깨어났어요.

가을비를 맞고 나뭇잎 머리가 땅에 떨어지자 상심한 나뭇잎 손님, 울적하게 잠자리에 듭니다. 그렇게 한숨 푹 자고 나니 어느새 봄이 찾아왔습니다. 새봄 싱그런 표정으로 연초록 새잎을 달고 웃고 있는 나뭇잎 손님을 보면서 생각했어요. 때론 내 생각대로 안 되는 날도 있다고, 그럴 땐 아무 생각 하지 말고 한숨 푹 자고 일어나자고. 그렇게 내 마음에 봄을 불러옵니다.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5 1 vote
Article Rating
알림
알림 설정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모든 댓글 보기
0
이 글 어땠나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세요!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