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에서
숲 속에서

(원제 : In The Forest)
글/그림 마리 홀 에츠 | 옮김 박철주 | 시공주니어
(발행 : 1998/05/25)

 ※ 1945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마리 홀 에츠는 절제된 색상과 부드러운 선을 통해 아이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한 그림책 작가였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숲 속에서”로 1945년에, 그리고 1956년엔 “나랑 같이 놀자”로 각각 칼데콧 명예상을 받았고, 1960년 “크리스마스까지 아홉 밤”으로 칼데콧 메달을 수상했습니다.

그림책을 볼 때마다 아이들의 마음 속을 들여다 보는 듯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그림책에 쏙 빠져드나봅니다. 재미난 것은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지만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자면 아이들을 대변하는 그림책이기도 하다는 겁니다. “숲 속에서” 역시 상상력 풍부한 아이들을 우리 어른들이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자~ 귀여운 꼬마 친구의 나팔 소리를 따라서 다 같이 숲 속으로 놀러가 볼까요?

숲 속에서

새 나팔이 생긴 아이는 신이 나서 숲 속으로 놀러갑니다. 흥겹게 나팔을 불며 숲 속을 산책하고 있는데 아주 커다란 사자가 낮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아이의 나팔 소리 때문에 사자가 잠에서 깨어났으니 이걸 어쩌죠?

숲 속에서

어쩌긴요~ 사자도 아이를 따라 산책을 나섭니다. 곱게 빗질까지 하고 나서 말이죠. ^^ 그 뒤로 아이의 산책엔 친구들이 하나 둘 늘어납니다. 친구들이 늘어날 때마다 아이는 점점 더 신이 나서 더욱 힘차게 나팔을 불어 댑니다. 코끼리, 곰, 캥거루, 커다란 황새, 원숭이, 그리고 작은 토끼까지…

숲 속에서

신나게 숲 속을 누비고 다니고 나서는 놀이도 하고 땅콩과 잼, 아이스크림과 케이크도 먹었어요. 손수건 돌리기 놀이랑 남대문 놀이도 했죠. 마지막으로 숨바꼭질을 했어요. 아이가 술래가 되었고 동물 친구들은 모두 꼭꼭 숨었어요. 꼭꼭 숨은 것 맞나요? 저기 코끼리 코, 사자 갈기 모두 살짝 보이는걸요? ^^

숲 속에서

아이가 “찾는다!”하고 외친 후 눈을 떴어요. 그런데 방금 전까지도 어설프게 숨어 있던 동물 친구들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고, 멀리서 아빠가 걸어오고 있습니다. 아빠가 누구에게 말했냐고 묻자 아이는 숨어 있는 자기 친구들에게 말한 거라고 합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 준 아빠가 이렇게 말합니다.

“너무 늦었어. 집으로 돌아가자.

네 친구들은 네가 다시 올 때까지 기다릴 거야.”

아빠가 완전 센스쟁이지 않나요? 즐거운 상상에 푹 빠진 아이를 배려하는 멋진 한 마디, 정말 멋진 아빠네요!

‘OO아, 밥 먹자~’하고 아무리 불러도 나타나지 않는 아이에게 역정을 내 본 경험이 있는 엄마 아빠들 많으시죠? 다음에도 아이가 안오고 뜸을 들이면 아이 방문 살짝 열고 들여다 보세요. 혹시 동물 친구들과 숨바꼭질 하고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아니면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서 괴물들과 신나는 모험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구요.

우리 아이들의 창의력은 좋은 교재나 방문 교사들로부터 오는 게 아니라 아이들의 상상력과 꿈에서 시작된답니다. 창의적인 아이로 자라길 바란다면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주시고, 아이들의 상상을 마음껏 응원해 주세요!


칼데콧상 수상작 보기

Mr. 고릴라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덕분에 그림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은 아닙니다. ^^ 이제 곧 여섯 살이 될 딸아이와 막 한 돌 지난 아들놈을 둔 만으로 30대 아빠입니다 ^^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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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자
박희자
2020/09/29 00:02

와 ! 1945년이라니…
그럼에도 그림이 너무 옛스럽지만은 않네요..
ㅋ 저도 한권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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