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데콧상 수상작 :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 (1995)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
책표지 : 비룡소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 (원제 : Swamp Angel)

글 앤 이삭스 | 그림 폴 젤린스키 | 옮김 서애경 | 비룡소

※ 1995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 1995년 보스턴 글로브 혼북 명예상 수상작
※1994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작


이 책의 원제는 “Swamp Angel”입니다. 한글로 옮기자면 ‘늪의 천사’ 란 뜻입니다. 주인공 안젤리카가 늪에 빠진 마차를 꺼내 준 이후 ‘늪의 천사’라고 불리게 되는데 여기서 따온 제목인 듯 합니다. 표지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안젤리카는 엄청나게 큰 거인입니다. 미국의 테네시주에서 펼쳐지는 거인 여자 아이 안젤리카를 소재로 미국인들은 어떤 허풍을 떠는지 한 번 볼까요?

재미있는 것은 우리 그림책 중 “똥자루 굴러간다“와 이야기의 구성이나 전개가 많이 비슷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허풍에는 어떤 전형적인 법칙이 존재하나봅니다. 함께 읽어 보세요.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

‘갓 태어난 아이가 엄마 키보다 약간 더 클까 말까 하고 혼자서는 나무를 타지도 못했어요.’라면서 이 책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미국식 허풍은 이상한 걸 당연한 듯 표현하고, 당연한 걸 이상하다고 표현하는 식인가봅니다. 갓난 아기가 엄마 키만한 것도 이상한데 ‘약간 더 클까 말까’라며 내심 좀 더 컸어야 한다는 듯 못마땅해 하는 말투나, 아이가 혼자서 나무를 못타는 건 지극히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혼자서는 나무를 타지도 못했어요’라며 이상해하는 걸 보면 말이죠.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

더 가관인건 테네시주의 아버지들은 아기가 태어나면 날이 잔뜩 선 도끼를 아기 침대에 넣어 주는 풍습이 있대요. 다른 집 아기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안젤리카는 아빠가 넣어 준 도끼로 직접 아기 오두막을 한 채 지었다는군요. 그림을 보면 안젤리카가 자라면서 위험에 빠진 마을을 구하는 활약상들이 나옵니다. 강물을 퍼다 불난 집에 불을 순식간에 꺼 주기도 하고, 범람하는 강물을 앞치마로 막아내기도 하고 말이죠.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

안젤리카가 열두살 되던 해에는 늪지대에 빠진 포장마차들을 번쩍 들어 올려서 구해줬대요. 이 때부터 사람들은 안젤리카를 ‘늪의 천사’로 부르기 시작했어요.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

그러던 어느 날 사람들을 괴롭히고 곡물창고를 털어가는 큰 곰이 나타나자 내로라하는 사냥꾼들이 모여듭니다. 하지만 모두들 오히려 곰에게 당하고 말죠. 사람들은 큰 곰을 ‘벼락 맞을 놈’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그래서 녀석의 이름은 ‘벼락’이 되었대요. 하도 털이 무성해서 총알도 뚫을 수가 없었대나요… ^^ 이때 등장하는 우리의 안젤리카, 큰 곰을 번쩍 들어서는 가뿐하게 하늘 높이 던져 버립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

하지만 큰 곰도 만만치 않았어요.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와 총알로도 뚫을 수 없는 털가죽을 가진 엄청나게 큰 곰 벼락과의 한판 승부가 요란하게 펼쳐집니다. 그리고, 회오리바람을 밧줄 삼아 큰곰을 붙들어 매기도 하고, 큰 곰 벼락에게 밀려 호수에 빠져서 숨을 쉴 수 없을 때는 호수 물을 모두 마셔 버리는 등 엄청난 허풍은 계속되요 ^^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

끝도 없이 요란하게 치고 박던 안젤리카와 큰 곰 벼락은 지쳐서 잠이 듭니다. 그리고 테네시주에서 두번째로 큰 소나무가 그들 옆에 쓰러지고 소나무에 매달려 있던 집채만한 벌집에서 흐르는 꿀을 큰 곰 벼락은 잠든 채로 정신 없이 핥아 먹습니다. 바로 그 때 테네시주에서 가장 큰 나무가 그들 큰 곰 벼락 위로 쓰러지고 벼락은 그만 나무에 깔려 죽고 말아요.

잠에서 깨어난 안젤리카는 곰이 죽은 걸 알고 모자를 벗어 팽팽하게 싸웠던 맞수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당연히 허풍을 담아서요.

대단하구나. 이 못된 짐승아.
하지만 넌 나의 최대 맞수는 아니었단다.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

엄청나게 큰 곰 벼락을 물리친 뒤에도 허풍은 계속 이어집니다. 안젤리카가 잡은 큰 곰 벼락으로 테네시주에서 가장 성대한 잔치가 벌어집니다. 곰스테이크, 곰국, 곰탕, 곰케이크… 사람들이 어찌나 배불리 먹었던지 조끼 단추 터지는 소리가 멀리 켄터키 지방까지 들렸다는군요. 게다가 그렇게 먹고도 첫눈이 올 때까지 테네시주의 모든 빈 곳간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네요.

여기서 허풍은 끝나냐구요? 그럴리가요. 무슨 허풍이 더 남았을까 궁금한 분은 직접 책을 보세요~ ^^


일러스트를 맡은 폴 젤린스키는 모두 네 차례나 칼데콧상을 받은 그림책 작가입니다. 1985년 “Hansel and Gretel”, 1987년 “룸펠슈틸츠헨“, 1995년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로 각각 칼데콧 명에상을 받았고, 1998년 “Rapunzel”로 칼데콧 메달을 수상했습니다.

폴 젤린스키는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의 그림 작업에서 독특한 시도를 했습니다. 체리나무와 은행나무로 만든 합판 위에 오일로 그림을 그렸는데 미국에선 민속 예술로 전해져 오는 기법이라고 하는군요. 위에 나오는 그림들의 배경으로 나뭇결 무늬가 보이는데, 그림이 아니라 실제 나무위에 그렸기 때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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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이야기 : 허풍 대결 : 똥자루 장군 vs. 안젤리카


Mr. 고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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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덕분에 그림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은 아닙니다. ^^ 이제 곧 여섯 살이 될 딸아이와 막 한 돌 지난 아들놈을 둔 만으로 30대 아빠입니다 ^^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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