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공항
책표지 : Daum 책
구름 공항 (원제 : Sector 7)

그림 데이비드 위즈너 | 베틀북

가온빛 추천 그림책
※ 2000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조금 우울하거나 마음이 가라앉는 날 창가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다 보면 무심히 흘러가는 구름들이 마음을 달래줄 때가 많아요. 꼭 우울하지 않더라도 커피 한 잔 들고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면서 잠깐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도 좋지요. 상상력이 뛰어난 아이들에게 저절로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내며 흘러가는 구름만큼 좋은 소재는 없어요. 오늘 소개하는 그림책은 “구름 공항”이라는 제목 그대로 구름을 소재로한 그림책이에요. 글자 없는 그림책의 대가 데이비드 위즈너는 구름을 소재로 어마어마하게 재미있는 이야기 한 편을 뚝딱 만들어냈어요. 그리고 그 이야기로 2000년 칼데콧 명예상을 수상했습니다.

뿌옇게 흐려진 스쿨버스 유리창에  한 아이가 손가락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슥슥 낙서로 그리는 그림치곤 아이의 솜씨가 보통이 아니네요. 보통은 메롱하는 혓바닥이나 발도장, 하트를 많이 그리는데, 이 아이는 독특하게도 아주 정교한 솜씨로 물고기와 문어 그림을 그렸거든요.
구름 공항

등교하는 길일까 생각했는데 노란 스쿨버스가 멈추어 선 곳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앞입니다. 학교에서 단체로 이 곳으로 견학을 온 모양이에요. 그런데 하필이면 오늘따라 짙은 안개가 자욱하네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역시 짙은 안개에 감싸였지만 아이들은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전망대 위로 올라갔어요.

구름 공항

짙은 안개 속에서 아이가 어리둥절해 있을 때 어느새 나타난 꼬마 구름이 아이가 두르고 있던 빨간 모자와 목도리, 장갑을 빼앗아 갔어요. 돌려달라는 아이의 항의에 꼬마구름은 하얀 구름모자와 목도리를 만들어 주며 장난을 칩니다. 아이와 꼬마 구름은 그렇게 친구가 되었어요. 꼬마구름은 아이를 태우고 푸르른 창공을 날아갑니다.

구름 공항

꼬마구름이 아이를 태우고 간 곳은 구름 공항이었습니다. 구름 공항이 얼마나 큰지 저 위에 자그마한 아이와 꼬마구름의 모습이 보이죠? 굴뚝 같은 곳으로 구름들이 뭉실뭉실 들어가고 있고 풍향계와 나침반, 다양한 출구와 창문들이 보이는 웅장한 구름 공항의 포스!

구름 공항

구름친구들의 환영을 받으며 아이는 구름 공항 기지 속으로 들어갔어요. 그곳에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무척 바빠보입니다. 그와 대조적으로 들키지 않게 조심조심 아이를 감싸 안고 들어가면서도 장난끼 넘치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구름들의 모습이 참 재미있어요.

기차나 비행기의 출발 도착을 알리는 전광판처럼 구름 공항에도 구름들이 도착할 시간과 출발할 시각이 정해져 있나봅니다. 그런데 이 시스템은 자동은 아닌가봐요. 사람들이 올라가 일일이 손으로 바꾸고 있네요.^^

그런데 꼬마 구름이 아이를 이 곳으로 데리고 온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처음본 아이를 구름들은 왜이렇게까지 환영하는 걸까요?

구름 공항

몽글몽글 둥글둥글 비슷비슷한 구름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구름들은 자신들의 설계도를 들고와 아이에게 보여주며 불만을 표시했어요. 아이는 고민 끝에 구름들에게 색다른 모양의 구름 설계도를 그려줍니다. 유리창에 그렸던 그림처럼 다양한 물고기 모양으로요.^^ 상상이상의 구름 모양이죠? 토끼 구름 나비 구름도 아닌 물고기 구름이라니…… 기발한 구름 디자이너를 데리고 온 꼬마 구름은 신이나서 친구들에게 번호표를 나눠주고 있어요.

구름 공항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구름들이 구름답지 못한 모양새를 하고 있는 걸 구름 공항 직원들이 눈치채고 말았어요.  직원들 표정은 마치 못 볼 것을 본 듯한, 마치 엄청난 말썽을 피운 아이를 발견한 엄마, 아빠, 선생님의 표정을 보는것 같네요. 들킨 줄도 모르고 여전히 신이 난 구름들의 모습은 당연 천진난만한 우리 아이들 같구요. ^^

구름 공항

구름들은 원래의 구름 모양으로 돌아갔고, 아이는 구름 공항 직원들의 지시대로 다른 구름 친구의 등에 타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으로 되돌아옵니다. 그리고 이제 막 견학을 마치고 돌아가려는 친구들과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고 집으로 향했어요. 이렇게 모든 일이 제자리를 찾고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는가 싶었는데……

구름 공항

구름이 잔뜩 끼인 하늘이 심상치 않습니다. 푸른 하늘이 마치 바다라도 된 양 온갖 물고기 모양의 구름들의 둥둥 떠있는 하늘, 그 구름들은 자신들을 색다르게 디자인해 준 디자이너를 배웅하는 것 같아요.

구름 공항

같은 시각 구름 공항도 아수라장입니다. 저마다 원하는 모양을 들고와서 그렇게 만들어달라는 구름들, 난감한 표정의 구름 공항 직원들…… 도저히 수습이 안될 것만 같은 분위기네요 ^^

구름 공항아이의 집에까지 따라온 구름은 침대 대신 아이를 꼭 안고 둥둥 뜬 채로 잠이 들었어요. 그렇게 평화로운 밤의 풍경 뒷 배경에는 여전히 푸른 달밤 물고기 구름들이 떠다니고 있고 방안의 고양이는 이 낯선 상황이 신기한지 잠을 못이루고 있네요. 수족관 속 열대어들도 창 밖 자유롭게 떠가는 구름을 부러운 듯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구요.

높푸른 하늘과 넓고 푸른 바다의 공통점을 찾아 독특하고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 낸 데이비드 위즈너는 이 그림책에 그림을 그리기 위해 안개가 잔뜩 껴서 앞이 보이지 않는 날 일부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찾았다고 해요. 그 날 그곳을 찾은 사람은 데이비드 위즈너 밖에 없었대요. 안개 때문에 전망대에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을테니 일부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오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게 당연한 일이겠죠.^^

달리나 마그리트 등 초현실 주의 작가를 좋아한 데이비드 위즈너는 그들에게서 받은 영감을 연속된 그림을 통해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작가입니다. 데이비드 위즈너의 그림책을 보다보면 왠지 이야기를 술술술 풀어낸다는 느낌을 많이 받곤해요. 창작의 고통보다는 창작의 즐거움이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냉장고에 들어 있는 요리 재료들을 이것저것 섞어 맛난 요리를 뚝딱 만들어내는 요리사처럼 머리 속에 든 모든 이야기를 이리저리 섞고 순서를 만들어 뚝딱 만들어 내는 데이비드 위즈너의 그림책들. 기발한 상상력이 늘 큰 즐거움을 안겨주는 그의 글 없는 그림책들 가운데에서도 “구름 공항”은 줄거리가 뚜렷해서 어린 꼬마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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