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이 숲을 깨우고 나무를 깨우고 들판을 깨우며 달려옵니다. 마침내 창가에 다가와 우리에게 속살거리죠. 안녕! 하고요. 덕분에 잘 자고 일어난 상쾌한 아침입니다!

제목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굿모닝 해님”“첫 인사”, 두 권의 그림책을 읽고나면 세상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이제 아침마다 세상 모두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보세요. 거울 앞 퉁퉁 부은 내 얼굴에게도, 정신 번쩍 들게 하는 시원한 물 한 잔에게도, 아침 산책 다녀오는 부지런한 이웃집 강아지에게도 반가운 첫 인사를! 먼저 건네는 인사가 내 삶을 더욱 풍요롭게 가꾸어줍니다.


굿모닝 해님

굿모닝 해님

글/그림 노석미 | 창비
(2023/01/02)

노석미 작가의 그림책은 모두 아침 햇살 같은 반짝임을 품고 있어요. 한 장 한 장 펼쳐 보는 동안 흐물거렸던 마음은 어느새 단단해지고 빛 한 줄기 들어갈 틈 없을 만큼 단단히 잠겨있던 마음은 이내 몽글몽글해집니다. “굿모닝 해님”도 그런 그림책이에요. 힘차고 씩씩한 제목 그대로 이른 아침 모두에게 굿모닝 인사를 건네는, 그래서 내 마음 나도 모르게 활짝 열리는 그림책입니다.

굿모닝 해님

밭고랑 사이사이 소복히 쌓인 눈, 그 날에도 어김없이 아침 해는 방실 떠오릅니다. 애벌레 나갈까 말까 폭신해진 흙사이 빼꼼 고개를 내밀어 보는 이른 봄에도 아침해는 떠오릅니다. 눈 마주친 애벌레도 굿모닝 인사하고, 이제 막 고개를 내민 여린 새싹들도 굿모닝, 활짝 피어난 꽃들도 풀들도 굿모닝. 이른 새벽 수탉의 꼬끼오 목청 높여 외치는 소리는 그대로 굿모닝입니다. 굿모닝 반가운 인사를 나누는 동안 봄이 지나고 여름이 찾아오고 누런 벼이삭 고개 숙이는 가을이 지나갑니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모든 것이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그렇게 농부의 계절이 흘러갑니다.

굿모닝 해님

오늘도 변함없이 떠오른 해님에게 모두가 반갑게 인사합니다.

굿모닝 해님!

벅찬 사랑과 기쁨, 감사의 마음은 글처럼 그림처럼 장면마다 녹아있는 힘찬 인사 ‘굿모닝’에 모두 담겨있어요.

언제나 사랑하며 살아가라고, 진실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오늘을 맞이하라고 말하는 그림책 “굿모닝 해님”, 마지막 페이지에 활짝 웃는 해님은 아침마다 종종걸음으로 학교 가는 아이들의 얼굴을 닮았습니다. 힘차게 깨어나는 새싹을 닮았습니다. 굿모닝! 모두에게 반가운 마음을 전하는 사랑의 인사입니다.


첫 인사

첫 인사

(원제: Premier Bonjour)
그림 미카엘 주르당 | 글 클레르 르부르 | 옐로스톤
(2023/01/25)

첫 인사

새벽 6시, 작은 배 한 척이 무사히 항구로 들어오면 등대지기의 임무도 끝이 납니다. 업무를 마친 등대지기는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지요.

“첫 인사”는 이른 새벽 집으로 돌아가는 등대지기의 길을 따라가며 서서히 깨어나는 세상을 비추는 고요한 그림책이에요. 하품하는 조개, 껍데기 밖으로 머리를 내밀며 다리를 쭈욱 뻗는 소라게는 밤새 밤바다를 지킨 등대지기의 또다른 모습처럼 보입니다.

첫 인사

한적한 길을 따라 자전거가 달리는 동안 나무와 꽃, 풀벌레가 깨어나 서로에게 인사를 건네는 이른 아침. 푸른 어둠에 잠겨있던 세상에 노란 빛깔이 서서히 번져오며 아침이 열립니다. 언덕길과 평지를 오르내리며 부지런히 페달을 밟아 앞으로 나아가는 등대지기가 마치 이 아침을 몰고 오는 것처럼 세상이 하나둘 깨어나고 있어요.

밤새 등대지기를 기다렸던 강아지, 그리고 막 깨어나 아빠를 맞이하는 아이의 얼굴은 스미는듯 밀려들어온 아침 햇살을 그대로 닮았습니다. 노란 햇살이 두 사람을 포근히 감싸안습니다.

“아빠!”

밤사이 피로와 노곤함을 잊게해 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첫 인사입니다.

부드러운 수채화 그림으로 새벽부터 아침까지의 순간들을 평화롭고 아름답게 그려낸 그림책 “첫 인사”, 오늘 맞이한 평화로운 아침이 그 밤을 지켜낸 이들 덕분이라는 것을 새삼 감사한 마음으로 느껴봅니다.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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