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클의 모험

★ 비클의 모험 : 상상을 뛰어 넘은 여행

(원제 : The Adventures Of Beekle – The Unimaginary Friend)
글/그림 댄 샌탯 | 옮김 고정아 | 아르볼

가온빛 추천 그림책
2015 가온빛 BEST 101 선정작
※ 2015년 칼데콧 메달 수상작


2015년 칼데콧 메달을 거머쥔 그림책 “비클의 모험”은 상상력이 넘쳐나는 멋진 스토리와 환상적인 그림으로 지난 해 미국 서점가를 들썩이게 했을 뿐만 아니라 언론과 도서협회 등 각계각층에서 격찬을 쏟아내게 만든 책입니다. “비클의 모험”은 그림책 표지만 보아도 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그림책이에요 .

표지 그림 속 젤리빈 같기도 하고 하얀 마시멜로같기도 한 친구가 바로 이 그림책의 주인공입니다. 강아지는 분명히 이 요상하게 생긴 친구를 보고 있는데 그 주변 어른들은 도통 관심이 없어 보이네요. 아니면 그들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걸까요?

비클의 모험

바다 건너 멀고 먼 섬나라 무지개 끝자락에는 상상의 친구들이 사는 상상의 나라가 있습니다. 그 곳에 이제 막 새 친구가 태어났어요. 아까 표지에서 보았던 바로 그 친구입니다. 이곳 상상의 나라에 사는 친구들은 세상 아이들이 자신을 상상해 주고 이름을 불러 주어야만 비로소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세상으로 나갈 수 있거든요. 아직 이름을 가지지 못한 친구들은 그저 새 친구라 불릴 뿐입니다.

비클의 모험

상상의 나라에 사는 친구들처럼 새 친구 역시 수많은 밤, 별빛 아래서 오래도록 소원을 빌었어요.

‘세상 아이들아, 누구든 나를 상상하고 멋진 이름을 지어 주렴.’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자신을 불러주지 않자 새 친구는 세상의 재미있는 일들이 아이들의 상상을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무작정 기다리는 일을 그만 두고 직접 세상 친구들을 찾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상상을 뛰어넘기로 한 거예요!

비클의 모험

물론 상상을 뛰어 넘어 친구를 찾으러 간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겠죠. 무섭고 힘들었지만 새 친구는 세상 친구들을 생각하며 용기를 냈어요. 그리고 마침내 세상에 도착했습니다.

비클의 모험

그런데 새 친구가 도착한 세상은 생각보다 아주 이상한 곳이었어요. 어른들이 케이크를 더 많이 먹고, 음악을 듣는 사람도 없고, 게다가 모두들 잠이 부족한 듯 보였거든요.  왠지 낯 익은 풍경이죠? ^^ 마치 피로와 권태에 찌든 우리들의 모습을 마주하는 기분입니다. 친구를 찾으려는 기대감에 부풀어 상상을 뛰어넘는 어마어마한 모험 끝에 도착한 이 곳에서 새 친구는 분명 혼란스러웠을 거예요. 상상을 하고 상상의 친구를 불러주는 이들의 모습이 이렇게까지 무료해 보일 거라 생각해 본 적이 없을 테니까요.

그러다 새 친구는 사람들이 바쁘게 오가는 길거리에서 우연히 상상의 나라에서 보았던 낯익은 꼬리를 발견하고 그 뒤를 따라갑니다.

비클의 모험

저마다 자신을 상상했던 아이들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 곳, 새 친구 역시 이 곳이 정말 좋았어요. 그런데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아무리 찾아보아도 새 친구를 불러주거나 눈길을 주는 아이는 없습니다. 분명 아까와는 다른 풍경인데, 새 친구가 투명인간 취급 받는 것에는 변함이 없어요. 새 친구가 이곳에서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친구를 찾기에는 이미 너무 늦어버린 걸까요?

비클의 모험

새 친구는 뚜벅뚜벅 걸어 나무 위로 올라가 사방을 둘러보며 자신을 불러 줄 친구를 기다렸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아무도 오지 않았어요. 나무에서 놀던 친구들도 하나 둘 돌아가고 어스름 저녁이 가까워옵니다.

‘이렇게 먼 길을 와서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그 때 “저, 저기!”하고 아래쪽에서 부르는 소리가 납니다. 내려다보니 한 아이가 바람에 날려가 나뭇가지에 걸린 종이를 애타게 바라 보고 있었어요. 새 친구는 종이를 꺼내 아래로 내려가 아이에게 건네주었습니다.

비클의 모험

아이는 그 보답으로 새 친구에게 멋진 그림을 그려 보여주었어요. 그 순간 둘은 뭔가 통하는 게 있다는 걸 느꼈죠.

이제야 새 친구는 진정 자신의 둘도 없는 친구를 얻게 된 걸까요?

비클의 모험

친구를 찾겠다는 일념하나로 세상으로 왔지만 막상 친구를 찾고 보니 처음에는 어색하고 쑥스러웠어요. 둘 다 친구를 사귀어 본 적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둘이 착착 잘 맞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아이가 자신은 앨리스라고 소개했어요. 그리고 앨리스는 이름을 가지지 못한 새 친구의 이름을 불러주었지요.

넌 비클.
그래, 난 비클!
반가워, 비클!

드디어 새 친구에게도 이름이 생겼어요. 이제 친구들은 모두들 새 친구를 ‘비클’이란 멋진 이름으로 불러줄 겁니다. 그리고 근사한 친구도 생겼어요. 자신에게 ‘비클’이란 멋진 이름을 붙여준 친구 앨리스 말입니다.

비클의 모험

비클과 앨리스는 날마다 새로운 모험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간식도 나눠 먹고 웃기는 이야기도 하면서요. 그러다 보니 어느새 주변에 다른 친구들도 모여들었지요. 그들은 모두 함께 상상의 나라로 모험을 떠났어요.

앨리스가 그리고 있는 그림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세요. 바로 이 그림책 “비클의 모험”에나오는 장면들입니다.^^

진정한 친구를 만나는 길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문을 열고 보면 모두들 내 주변 내 가까이 있어요. 너무 멀리, 너무 깊게 고민할 필요가 없어요. 내가 먼저 마음의 문을 여는 순간, 내가 먼저 손 내미는 순간 내 앞에 내 친구가 와있을테니까요. 상상의 나라에서 사는 친구의 이름을 불러주기만 하면 곧바로 내 곁으로 오듯이 말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쉬운 일은 아니에요. 어색하고 쑥스러운 시간이 지나고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도 필요하니까요.

이 그림책의 작가 댄 샌탯은 학교에서 새 친구를 사귀는 것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아들을 위해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친구를 사귀는 과정을 아빠의 마음을 담아 참 따뜻하게 그려냈네요.^^ 그림책의 주인공 ‘비클’의 이름도 작가 댄 샌탯의 아들이 한 살이었을 때 자전거(바이시클, bicycle)를 보며 ‘비클(beekle)’이라고 불렀던 것을 떠올리며 그대로 가져다 썼다고 해요.

연필과 크레용, 수채 물감과 잉크로 그린 그림을 포토샵으로 리터치해 완성시킨 개성과 상상력이 넘치는 그림과 아빠의 사랑을 담은 멋진 이야기가 잘 어우러져 탄생한 “비클의 모험”은 아이들에게는 멋진 상상력을, 엄마 아빠에게는 잊고 지냈던 어린 날의 상상의 친구를 떠오르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한 번 불러 볼까요? 우리들의 마음 속에 살고있는 상상의 친구를요~ ^^


비클의 모험

앞면지에 그려진 아이들의 상상 속에 살고 있는 상상의 친구들 모습입니다. 줄넘기 좋아하는 친구는 줄넘기처럼 길다란 상상의 친구를, 퍼즐 맞추기를 좋아하는 친구는 퍼즐 처럼 생긴 상상의 친구를 가지고 있어요. 종이 접기 좋아하는 친구는 종이로 접은 듯 보이는 판다를 상상의 친구로 가지고 있구요.

아이들의 특기나 취미를 공유하는 상상의 친구, 하지만 아직 자신을 상상해주는 친구를 만나지 못한 비클은 뚱한 표정으로 혼자 서 있습니다. ‘여긴 어디고 나는 누구이며, 내 친구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듯.^^

비클의 모험

하지만 뒷면지에서는 친구를 찾은 비클과 앨리스가 커플이 되어 다정하게 비클을 그린 그림을 들고 서 있네요.^^

그림책을 다 읽고나서 틀린그림찾기 하듯 아이들과 앞면지와 뒷면지를 비교해 보며 무엇이 달라졌는지 찾기 놀이 해보세요~


칼데콧 수상작 보기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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