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기 좀 보세요
책표지 : Daum 책
우리 아기 좀 보세요

(원제 : Here Is The Baby)
폴리 카네브스키 | 그림 유태은 | 옮김 김지은 | 창비
(발행일 : 2016/05/27)

※ 2014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작
2016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아기가 태어나면 온 집안의 관심과 사랑이 아기에게로 향합니다. 아기의 작은 몸짓, 표정 하나에도 웃음이 번져나오고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게 되죠. 고된 육아에도 아기로 인해 세상이 새롭게 보이고 달라보이는 놀라운 마법이 일어납니다.

“우리 아기 좀 보세요”라는 제목에도 그런 부모의 마음이 담겨 있어 푸근한 미소가 나옵니다. 눈부신 아침 햇살에 막 잠에서 깨어난 아기를 꼭 안고 포동포동한 볼에 살며시 뽀뽀해주는 엄마 모습이, 엄마 볼을 어루만지며 빙긋 웃는 아기 모습이 더없이 평화롭게 느껴집니다.

우리 아기 좀 보세요

아침에 깨어난 아기를 안아주면서 엄마가 반갑게 인사합니다. ‘잘 잤니?’하구요. 잠에서 깨어난 아기가 처음으로 하는 일은? 기저귀 점검 받기죠.^^ 그리고 나면 우유를 먹고, 아기 식탁에 앉아 아빠가 조그맣게 잘라준 멜론을 고사리 손으로 집어 오물오물 먹습니다.

학교 가는 누나를 배웅한 아기는 아빠가 끌어주는 유모차를 타고 외출을 합니다. 이제 막 첫발을 떼고 아장아장 걸음마를 시작하려고 하는 아기, 옹알옹알 말하려는 모습도 아빠 손에 의지해 뒤뚱뒤뚱 걸음마를 하는 모습도 사랑스럽고 또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유모차를 타고 오늘 아빠와 아기가 가는 곳은 어디일까요?

우리 아기 좀 보세요

오늘 아빠와 아기가 찾아간 곳은 도서관이었어요. 도서관 선생님이 책 읽어주는 시간, 아기도 함께 합니다. 세상 모든 것에 호기심 가득한 아기가 선생님 곁에서 이야기를 듣습니다. 책 시간이 끝난 것이 마냥 아쉬운 표정을 짓기도 하구요. 책 시간이 끝나자 눈을 비비면서 칭얼칭얼… 그러면 꼭 엄마나 아빠가 아기를 보면서 하는 말이 있죠. ‘우리 아기 졸린가 보다.’ ^^

아빠가 번쩍 들어 올려 토닥토닥 토닥여주니 아기는 금세 잠이 들었어요.

우리 아기 좀 보세요

포근한 담요를 꼭 덮고 유모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오후의 햇살 아래 아기의 주변 이웃들의 일상도 평온하게 펼쳐집니다.

마치 앨범을 펼쳐 오래 전 어느 날 우연히 찍어둔 사진 한 장을 보는 것 같네요. 이 한 장면에 아기가 우유를 먹는 시간도, 함께 산책 하던 시간도, 세상 모르게 낮잠을 자던 시간도, 나른한 오후의 햇살마저도…… 세상 모든 중심이 우리 아기에게 맞춰져 돌아간다 느꼈던 오래전 그날들이 떠오릅니다.

우리 아기 좀 보세요

돌아오는길에 들른 놀이터에는 아이들의 행복한 목소리가 가득합니다. 아이들의 목소리가 아기를 깨웠을까요? 초롱초롱 반짝반짝 눈을 뜬 아기. 예쁜 나뭇잎도 줍고 아빠의 도움을 받아 구름사다리에 올라가 보기도 했죠. 그렇게 신나게 놀다보니 시간이 금방 흘러갔어요. 해님도 집에 갈 시간, 아기도 이제 집에 돌아갈 시간입니다.

우리 아기 좀 보세요

따뜻하고 환하게 불 켜진 집,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왔어요. 엄마를 보자마자 양팔을 벌리는 아기, 이 순간만큼 가슴이 벅차오르는 순간이 있을까요? ^^

집을 막 나서며 떨어뜨렸던 초록색 아기 장갑 한 쪽은 멍멍이가 찾아왔어요. 눈발이 날리는 초겨울 저녁, 창문으로 노랗게 새어나오는 불빛이 더욱 따사롭고 정겹게 느껴집니다.

우리 아기 좀 보세요

가족이 함께 하는 저녁 식사를 마치면 누나와 함께 신나게 놀고나서 목욕을 합니다. 아빠와 누나에게 뽀뽀를 하고 엄마와 그림책을 읽고 엄마의 자장가를 듣다 보면 어느새 꿈나라. 아기 방에 찾아온 푸른 밤. 엄마는 나지막하게 아기 이름을 불러봅니다. 달빛이 은은하게 젖어드는 방 자신의 침대에서 아기는 곤히 잠이 듭니다. 그렇게 아기의 하루가, 엄마 아빠의 하루가 저물어 갑니다.

우리 아기 좀 보세요.
쉿! 이제 막 잠들었어요.

양 주먹을 꼬옥 쥐고 잠든 아기,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요?

평온하고 평범한 아기의 일상이 행복하게 담겨 있어 그림책을 들여다보는 사람도 절로 미소짓게 만드네요. 매일 반복되는 육아 속에서도 조금씩 조금씩 재롱이 늘어가고 세상을 알아가는 아기의 하루를 온전히 담아낸 이 그림책을 보는 순간 이수지 작가의 “아빠 나한테 물어봐”가 생각났어요. 늦가을을 배경으로 한 점, 아빠와의 즐거운 바깥 나들이가 담겨 있는 점 등 두 이야기 모두 평온하면서도 잔잔하게 흘러가는 일상을 행복하게 담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노란색 면지로 시작된 이야기는 아기의 하루가 끝나고 책장을 덮기 직전 푸른색 면지로 마감을 합니다. 아기와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읽고 난 후 잠자리에 들면 더없이 편안해질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에요. 색연필과 판화 기법으로 그려낸 유태은 작가의 그림은 ‘우리 아기 좀 보세요’라는 글이 반복되며 아기의 일상을 차분하게 이끌어가는 글과 잘 어우러져 그림책의 분위기를 편안하게 이끌어 줍니다.

“우리 아기 좀 보세요”는 2014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에 선정된 작품입니다. 2009년에 발표한 “Only a Witch Can Fly”에 이어 두 번씩이나 뉴욕 타임스 올해의 그림책에 선정되면서 미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우리 작가를 보니 괜스레 마음이 뿌듯하네요.

특별한 사건이나 사고 없이도 생활과 밀접한 이야기를 그대로 녹여낸 그림책은 읽는 이의 공감을 얻기 쉽습니다. 분명 그랬을 테지만 이제는 기억하지 못하는 내 이야기이면서 또 내 아이의 이야기인 그림책, 그래서 더 따뜻하게 다가오는 그림책 “우리 아기 좀 보세요”가 바로 그런 그림책입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