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스 할아버지가 버스를 놓친 날

아모스 할아버지가 버스를 놓친 날

(원제 : Amos Mcgee Misses The Bus)
필립 C. 스테드 | 그림 에린 E. 스테드 | 옮김 강무홍 | 주니어RHK
(2022/02/25)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이 출간되었을 때 아는 집 꼬맹이에게 이 그림책을 선물 했었어요. 보고 또 보고 보고 또 보아 너덜너덜해진 모습을 보고 내심 마음이 뿌듯했는데, 그게 2011년이었으니 11년 전 일이에요. 5살 꼬맹이었던 그 아이가 16살이 되었으니 이야 세월 참… 하는 생각이 드는 날입니다.

필립과 에린 부부가 10여년 만에 출간한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의 후속작 “아모스 할아버지가 버스를 놓친 날”을 펼치니 이 문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필립은 이 책을 에린에게,
에린은 이 책을 필립에게 바칩니다.

살짝 닭살 돋는 멘트를 바라보면서 실실 웃어봅니다. 두 사람이 2005년 부부가 되었다고 하니 17년차 부부의 변함없는 사랑과 믿음에 놀라움과 부러움을 실어봅니다.

아모스 할아버지가 버스를 놓친 날

너무나 익숙한 풍경에 고향 집 찾아간 것 마냥 편안해지는 마음입니다. 아모스 할아버지는 내일 일찌감치 일을 다 끝내고 친구들과 놀러갈 생각에 들떠서 그만 뜬눈으로 밤을 새웠어요. 파라솔도 꼭 챙겨야 한다니 할아버지가 어디로 놀러갈지 대략 예상이 되네요. ^^

하지만 다음 날 할아버지는 차를 끓이다 깜빡 잠이 드는 바람에 버스를 놓치고 말았어요. 멀어지는 5번 버스를 바라보면서 할아버지는 생각했지요. 오늘은 놀러 갈시간이 없겠다고…

터벅터벅 동물원까지 먼 길을 걸어가느라 지각을 한 할아버지는 동물 친구들에게 사과를 합니다. 코끼리 펭귄, 코뿔소, 부엉이. 그러다 그만 벤치에 앉아서 다시 꾸벅꾸벅.

아모스 할아버지가 버스를 놓친 날

그런 할아버지가 안스러운 동물들은 할아버지가 잠든 사이 할아버지가 동물원에서 해야 할 일들을 말끔히 끝내버렸어요. 서두르느라 할아버지가 길에 흘린 물건들도 모두 찾아왔구요. 할아버지 혼자했다면 오래오래 걸렸을 일, 이렇게 단번에 끝내버렸으니 서두르면 오후 버스를 타고 놀러갈 수 있게 되었네요.

아모스 할아버지가 버스를 놓친 날

버스를 기다리는 할아버지와 친구들의 모습이 너무나 다정해요. 가벼운 옷차림이 마음까지 가볍고 경쾌하게 만들어줍니다. 파란색 5번 버스를 타고 맨 마지막 정류장에 내려 이들이 찾아간 곳은…? 과연 처음 예상이 맞는지 확인해 보세요.

전작의 따뜻함과 포근함이 그대로 살아있는 그림책, 두 권을 나란히 놓고 감상해 보세요. 아주 약간의 변화가 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재미를 느껴보면서요.

동물원까지 출퇴근 할때 타고 다니는 파란 5번 버스는 이제 젊은 여자 기사가 버스를 몰고 있어요. 에린 E. 스테드는 그 여자 기사가 자신이라고 말했으니 한 번 살펴 보세요. 모두 함께 버스를 기다리는 장면에 오래오래 눈길이 머뭅니다. 원숭이는 여전히 무리에 합류하지 않지만 잃어버린 공을 가져오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뭔가 자유로운 영혼이 느껴집니다. 전작 빨간 풍선을 대신 하는 건 무엇인지도 살펴보세요.

변해서 아름다운 것과 변치 않아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 생각하며 그림책을 감상합니다. 마음이, 사랑이, 믿음이 그대로라 기분 좋아요. 그림책에서 내 친구를 내 이웃을 만난 것처럼 반갑고 따스하고… 10년이란 세월이 참 금방이란 생각에 잠시 머물게 되는 그림책 “아모스 할아버지가 버스를 놓친 날”입니다.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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