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까, 짧을까?

18년
어른이 되려면
누구나 이만큼의 시간을 기다려야 해.
길까, 짧을까?

빨리 커서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에게는 아주 길어.
하지만 엄마에게는
언제나, 정말이지 언제 언제나 아주 짧지.

하루에 24시간씩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시간. 하지만 똑같은 시간도 어떤 이에게는 짧고, 또 어떤 이에게는 길게 느껴집니다. 얼른 어른이 되어서 뭐든 제 뜻대로 하고 싶은 아이에게 18년이란 시간은 아주 길기만 합니다. 엄마 품에 포옥 안겨 새근새근 잠자던 아기가 언제 이만큼 자랐지…  조금씩 품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자꾸만 거리 두려 하는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에게는 18년은 18분처럼 짧기만 한데 말이죠.

“길까, 짧을까?”는 1분, 5분, 10분, 15분, 30분, 45분, 1시간, 1시간 30분, 2시간, 3시간, 10시간, 주말, 1주일, 한 달, 1년, 18년 모두 열여섯 개의 시간을 ‘이 시간은 ~하는데 걸리는 시간이야. 길까, 짧을까?’하며 묻고 어떤 이에겐 짧고 어떤 이에겐 긴지 보여줍니다. 어떤 때 짧고 또 어떤 때 길지 하나하나 살펴보세요. 그림책 속 장면이 내가 경험했던 상황들과 오버랩되며 웃음이 날 겁니다.

3시간은 쇼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래요. 길까요 짧을까요? 구경해야 할 게 너무 많은 엄마에게는 짧고, 참을성 부족한 아빠에게는 길다네요. 한 살을 더 먹으려면 1년의 시간이 지나야 하죠. 1년은 길까요 짧을까요? 아직 나이가 어려서 탈 수 없는 놀이기구가 많은 어린이에게는 길고, 생일 돌아올 때마다 1년이 번개처럼 지나갔네 하고 놀라는 할머니에게는 짧대요. 어떤가요? 여러분의 3시간과 1년은 긴가요, 짧은가요? ⌛

18년에 다다르면 그 웃음은 짠한 마음으로 바뀌긴 하지만, 내가 지금 열 살이라면 짧다에 한 표 던지며 시간을 재촉하겠지 생각하니 또 한 번 웃게 됩니다.

5년은 길까요, 짧을까요? 많은 일들이 일어나기에 충분히 긴 시간이지만 살아온 세월에 비하면 그리 길지도 않습니다. 갑갑한 것은 이번 5년이 지나면 다음 5년은 뭐 크게 달라지랴 싶은 생각 탓입니다. 그래서 지금 5년은 무척이나 더디게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다 잊고 그림책 속에 푹 파묻혀 살다보면 좋은 세상 오겠죠 뭐.

물론 지난 5년이 지난했던 이들도 있겠죠. 같은 시간 속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재미있게 담아낸 그림책 “길까, 짧을까?”입니다.


길까, 짧을까?

길까, 짧을까?

(원제: Czy to długo, czy krótko?)
이자벨라 지엔바 | 그림 우르슐라 팔루신스카 | 옮김 이지원 | 길벗스쿨
(2022/02/14)

“길까, 짧을까?”는 시간이 더디게만 느껴지는 아이들과 하루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가 버리는 어른들처럼 같은 시간을 서로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대비된 모습을 재미있는 그림으로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그냥 가볍게 웃으며 봐도 좋고, 상반된 입장에 놓인 모습들 중에 나는 어느 쪽에서 살고 있는지, 그 반대쪽에 살고 있는 이를 배려하며 살고 있는지 돌아보며 보기에도 좋은 그림책입니다.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5 1 vote
Article Rating
알림
알림 설정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모든 댓글 보기
0
이 글 어땠나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세요!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