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분수가 된 것처럼 펑펑 울어 버린다면

네가 분수가 된 것처럼 펑펑 울어 버린다면

(원제: If You Cry Like a Fountain)
글/그림 노에미 볼라 | 옮김 홍연미 | 웅진주니어
(2022/09/26)


제목처럼 여러분이 분수가 된 것처럼 펑펑 울어 버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림책을 펼치기 전에 잠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세요. 여러분이 펑펑 쏟아낸 눈물이 여러분 자신과 주변, 그리고 이 세상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 말이죠. 혹시 ‘난 눈물이 없어!’라고 버티시는 분 있나요? 그럼 반대로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눈물을 단 한 방울도 흘리지 않는다면?

네가 분수가 된 것처럼 펑펑 울어 버린다면

펑펑 울어서 눈물 바다를 만들어 놓고는 울고 싶을 땐 미리 튜브를 끼고 있는게 좋겠다는 지렁이. 악어 등에 누워 눈물이 마르기를 기다리는 지렁이. 왠지 악어 역시 금방이라도 눈물을 터뜨릴 것 같아서 지렁이의 눈물을 말리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네가 분수가 된 것처럼 펑펑 울어 버린다면

울지 않으면 온몸이 눈물로 가득 차서 개구리가 펑 터져 버릴지도 모른대요. 강물은 바짝 말라 버릴 수도 있구요. 강물이 말라 버릴까봐 강가에 옹기종기 모여 눈물 한 방울 씩 보태러 나온 숲 속 동물들. 처음에 ‘난 눈물이 없어!’라고 버티시던 분~ 이래도 울지 않으실 건가요? 😭

“네가 분수가 된 것처럼 펑펑 울어 버린다면”은 이렇게 눈물에 대한 엉뚱하고 재미난 상상으로 가득한 그림책입니다. 눈물이 좋다 나쁘다 이런 판단은 이 그림책 속에 나오는 수많은 눈물 천재들에게 아무 의미 없습니다. 그냥 울고 싶을 때 울고 뚝 그치고 싶을 땐 언제 울었냐는 듯 뚝 그치면 그만이니까요.

네가 분수가 된 것처럼 펑펑 울어 버린다면

커다란 냄비가 가득 찰 때까지 펑펑 울면 소금 간 필요 없이 맛있는 스파게티를 삶을 수 있고, 거실에서 울 때 눈물에 세제롤 살짝 뿌리면 지저분했던 바닥이 반짝거리고, 겨울에 울면 꽁꽁 언 눈물 위에서 스케이트를 탈 수도 있고, 봄에 울면 꽃을 피울 수 있대요. 눈물로 할 수 있는 또 다른 일 뭐가 있을까요? 여러분도 마음껏 상상해 보세요.

네가 분수가 된 것처럼 펑펑 울어 버린다면

울어서 나쁠 건 조금도 없어.
눈물은 어디서든 통하는 언어거든.
말보다 훨씻 낫다니까!
어쩌다가 집이랑 먼 곳에서 울게 돼도 걱정하지 마.
누구든 너의 마음을 알아줄 테니까.

눈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실컷 설명하고 나서 작가가 우리에게 건네는 다정한 한 마디. 아마도 이 말을 해주고 싶어서 지금껏 눈물에 관한 자신의 상상력을 총동원했었나 봅니다. ‘눈물은 어디서든 통하는 언어’라는 말 참 근사하네요. ‘말보다 훨씬 낫다니까!’라는 말도 마음에 쏙 들구요.

기차역이 어디냐고 묻는 말에게 다가가서 따뜻하게 안아주는 E.T., 그리고 펑펑 우는 말. 눈물이 말 한 마디보다 훨씬 나은 것처럼 그림 한 장이 글 열 줄보다 훨씬 낫다는 걸 노에미 볼라가 보여주는 장면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로 노에미 볼라는 E.T.와 지렁이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이 그림책의 문을 눈물로 활짝 열어줄 때는 지렁이를, 자신의 메시지를 그림 한 장으로 표현하는 장면에서는 E.T.를 사용했네요.

재미있고 유쾌한 이 그림책을 출판사는 ‘눈물에 대한 역발상으로 슬픔을 씻는 감정 그림책’이라고 설명했고, Kirkus Review는 ‘A lighthearted approach to recognizing and respecting, feelings(감정을 인식하고 존중하는 가벼운 접근법)’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다 맞는 말이지만 말과 글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그냥 편안하게 마음으로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작가 노에미 볼라도 말했지만 눈물은, 그리고 수많은 눈물들을 담아낸 그림은 말보다 훨씬 낫다니까요!

너무 슬퍼서 눈물을 참기 힘든 날 이 그림책을 열어 보세요. 눈물을 꾹 참고 참다 결국은 펑 터뜨리고 마는 지렁이부터 시작해서 능청맞은 비둘기, 시무룩한 악어, 노란 우산을 든 청개구리, 깔끔쟁이 울보 뱀, 친구들을 사랑하는 캥거루, 눈물 소방수 나비에 E.T. 까지… 그림책 속 친구들이 흘리는 눈물에 푹 빠져들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좀 나아질 겁니다. 주의할 점은 친구들의 이야기와 작가의 상상이 너무 재미있어서 웃다가 또 눈물이 날지도 모른다는…

노에미 볼라의 유쾌한 상상이 창조해낸 아기자기하고 독특한 수많은 캐릭터들의 눈물과 웃음을 통해 우리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그림책 “네가 분수가 된 것처럼 펑펑 울어 버린다면”이었습니다.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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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이지영
2022/11/09 22:51

노에미볼라의 그림이 좋습니다. 보고있으면 귀여워서 미소가 지어지거든요~가온빛 그림책 북클럽을 통해 알게 된 노에미볼라 작가를 좋아하게 됐어요~저랑 아이가 눈물이 많은 편인데 가끔 아이가 울면 양가 어른들이 사나이는 우는거 아니라고 하실때 좀 속상한 마음이 들곤했는데 이책을 아이와 보고 저라도 이야기해주고 싶네요…울어서 나쁠건 조금도 없다고요…니 마음을 엄마가 안다고…눈물로 씻어버리자고요~~울면서 귀여워서 결국은 웃어버리게 되는 책 같아요~울다가 웃으면 큰일나는데….ㅋㅋㅋ 꼭 읽어보고 싶어요~^^

이 선주
Editor
2022/11/21 21:35
답글 to  이지영

지영님의 아름다운 눈물을 좋아합니다.^^
울면서 웃는 지영님 댁의 풍경을 상상하면서 웃는 저녁 시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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