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거나 누군가를 차별한 적 있나요? ‘어, 난 이렇게 생각하는데…’ 하면서도 다수의 의견과 다르다는 이유로 입도 뻥긋 못했던 기억,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싸늘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경험 같은 것 말이죠. 똑같은 생각 강요하기, 나와 다르면 우선 배척하고 보기, 차별받기 싫어하면서 또 누군가를 아무렇지도 않게 차별하기, 일부가 저지른 일을 전체로 일반화하기. 어쩌면 오늘 하루 동안 수십 번 내가 저지른 일일지도 모릅니다. 길에서 가정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말이죠.

“다른 사람들”“진정한 챔피언”을 통해 다름을 바라보는 시선을 비교해 보세요. 관점을 바꾸고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두 권의 그림을 읽어 보며 생각해 보세요.


다른 사람들

다른 사람들

글/그림 미안 | 고래뱃속
(발행 : 2019/07/01)

유독 성장이 빠른 소년이 있었어요. 다른 아이들보다 크게 태어난 소년은 자꾸 자라고 또 자라 어느 날 빌딩보다 더 커져버립니다. 자신들과 다른 소년의 모습에 놀란 사람들이 소년을 피해 도망치자 소년 역시 놀랐어요.

다른 사람들

결국 소년은 자신의 몸집보다 작은 틀에 갇혀 머나먼 치유의 섬으로 보내지게 됩니다. 작은 틀로 옮겨갈수록 소년의 몸은 점점 줄어들었고 마침내 다른 사람들과 똑같아졌어요.

다른 사람들

다시 사람들이 사는 세상으로 돌아오게 된 소년. 자신을 반겨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소년도 기뻤어요. 이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소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했고 어른이 된 남자는 여느 날처럼 딱 맞는 옷과 구두를 신고 출근합니다.

다른 사람들

그런데 그날 아침 남자는 아주 무시무시한 것과 마주치게 되었어요. 아주 커다란 사람이 자신들 앞을 가로막았거든요. 예전의 자신처럼 아주 커다란 사람이었어요. 사람들이 놀라 허둥지둥 도망치기 시작합니다. 예전에 남자를 보고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남자는 도망치는 대신 커다란 사람을 마주하고 섰어요.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온 남자는 자신의 앞에선 커다란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남들과 다르게 행동할 수 있을까요?

나는
나와 다른 그 사람을 향해

가방을 던져 공격했어.

다른 사람들보다 더 힘껏.

커다란 소년을 가둔 몸집보다 작은 틀, 그 틀은 우리 대다수의 사람이 옳다고 믿는 규정이나 생각, 신념을 의미합니다. 그 틀은 결국 소년의 몸집뿐 아니라 사고마저 바꾸고 말았어요. 다름은 틀린 것으로, 배척해야 하는 것으로…

현대 사회에서 차별은 아주 민감한 이슈입니다. 이리저리 편을 가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저런 이유로 차별을 받아 보기도 했을 테고요, 한편으론 나 역시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의 가해자가 되었던 경험도 있을 것입니다. ‘커다란 남자를 향해 다른 사람들 보다 더 힘껏 가방을 던진 남자’ 우리들의 또 다른 모습은 아닐까요?


진정한 챔피온

진정한 챔피언

(원제 : Ace)
파얌 에브라히미 | 그림 레자 달반드 | 옮김 이상희 | 모래알

(발행 : 2019/06/20)

“다른 사람들”이 살면서 우리가 흔히 저지르는 편견과 그릇된 시선을 다루고 있다면 “진정한 챔피언”은 가정 내에서 벌어지는 편견과 오해를 그리고 있습니다. 자신들과 똑같음을 강요하는 어른들, 하지만 가족과 전혀 다른 면을 보이는 아이, 그럴 때 우리는 이렇게 말하죠. ‘쟨 도대체 누굴 닮아서 저런 거야?’라고.

진정한 챔피온

몰레스키 집안에서 태어난 압틴은 함께 사는 가족과 좀 달라요. 집안사람 모두가 스포츠 챔피언이었지만 압틴은 그렇지 않았거든요. 가족들과 달리 운동을 잘하지도 못했고 챔피언이 되고 싶지도 않았어요. 가족들 모두에게 있는 입 위쪽 점도 없었고요. 자신들과 똑같이 만들기 위해 압틴이 갓난아기일 때부터 가족들은 애를 썼지만 이상하게 압틴은 가족들과 달랐어요.

진정한 챔피온

진정한 챔피언이 되기 위해 어떻게 먹고 어떻게 자고 어떤 꿈을 꾸고 어떻게 강해지는지 가르쳐 주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어요. 가족들은 자신들과 달라도 너무 다른 압틴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조상님께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생각할 만큼 걱정하고 우려했어요.

압틴 역시 생각이 아주 많았어요. 가족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압틴은 고민하고 또 고민했어요. 그렇게 고민하던 압틴에게 아주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압틴은 자기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로 가족을 행복하게 만들기로 결심했어요.

진정한 챔피온

바로 이렇게 말이에요. 늘 잔뜩 성난 얼굴을 하고 있던 가족들 사진이 압틴의 부드러운 붓질 덕분에 웃는 얼굴로 변신했어요. 압틴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어요. 자기까지 변해야 완벽해진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압틴은 자신도 변신 시켰어요. 입 위에 점을 콕 찍는 걸로 말입니다.

압틴처럼 웃는 몰레스키 가족들, 가족과 똑같이 입 위에 점을 콕 찍은 압틴, 이제 압틴과 압틴의 가족은 똑같아졌어요. 누가 보아도 몰레스키 집안사람처럼요. 압틴이 바꾸어 놓은 가족사진, 과연 가족들은 압틴의 생각처럼 완전히 바뀌었을까요?

압틴이 바꾸어 놓은 가족사진을 바라보며 아버지가 절규하는 마지막 장면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모두가 똑같아야 한다는 생각, 가족이라서 내 자식이라서 강요하고 윽박질러 보았지만 압틴의 내면은 바뀌지 않아요. 가족사진을 웃는 낯으로 바꿔본들 그 내면을 바꿀 수는 없는 것처럼요. 어쩌면 우리는 몰레스키 가족처럼 가족이나 동일한 공동체라는 이유로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재능이나 취향까지 강요하는 삶을 살게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똑같은 생각, 똑같은 삶 그것이 정의이고 옳다고 생각하면서요.

달라서 아름답고 다르기에 희망이 있는 세상, 똑같은 기준 때문에 욕먹고 손가락질 받지 않는 세상 그런 세상이 진정한 챔피언이 사는 세상 아닐까요? 달라도 괜찮아요. 똑같지 않아도 세상은 아름다워요. 시선을 바꾸어 바라보면 모두가 웃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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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도 괜찮아 : 편견을 깨는 그림책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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