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되자!

여자에게 수학은 너무 어려워요.

여자는 겁쟁이에요. 용기가 없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은 위 주장에 동의하시나요? 수학이 어렵다거나 겁이 많다거나 하는 건 성별과는 전혀 관계 없는 문제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수학을 못한다거나, 남자들에 비해서 여자는 용감하지 않다거나 하는 고정관념을 버젓이 드러내는 이들을 아직까지도 종종 보게 됩니다. 의아한 건 이게 남자들만 갖고 있는 편견은 아니라는 사실.

그런데 그림을 가만히 보니 글과는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어려운 수학을 척척 풀어내는 여자 아이에 반해 남자 아이는 나무 뿌리를 들고 멍하니 서 있네요. 그 루트 아닌데… 수학은 잘 풀지 몰라도 용기만큼은 남자들의 전유물이라구요? 여자는 겁쟁이라구요? 바바리맨처럼 혼쭐이 나고 싶지 않다면 그런 생각일랑 아예 꿈도 꾸지 마시길! ^^

여자라서, 여자니까, 자고로 여자는 말이야… 언제부터 쓰기 시작했는지는 모르지만 아직까지도 쓰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말들입니다. 사람을 굳이 여자와 남자로 구분 짓고 여자들을 이 사회의 한 쪽 구석으로 몰아넣는 말들인 것을 보면 주로 남자들이 만들고 써왔던 말들이겠죠.

남자들이 오랜 세월 동안 이런 굴레를 여자들에게 씌워놓은 이유는 자신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갖기 위해서였을 겁니다. 제한된 기회를 두고 벌이는 삶의 각축전에서 수많은 경쟁자들 중 여자만 배제시키더라도 경쟁률이 절반으로 뚝 떨어질 수 있었을 테니 왜 안 그랬겠습니까.

재미있는 건 그런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인류의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긴 여성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동등한 조건이었다면 역사에 기록된 이름은 남자보다는 여자의 것이 더 많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지 않았을까요?

혹시 아들을 위해 딸에게 양보나 희생을 강요한 적 있나요?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말입니다. 비록 딸아이의 안정된 삶을 위해서였겠지만 전공이나 직업을 선택하는 문제를 놓고 ‘여자는…’으로 시작해서 ‘그러다 좋은 데 시집 가면 되지’로 끝나는 생각을 해보거나 딸아이에게 말한 적 있나요?

우리, 이제 더는 그러지 말았으면 합니다. ‘여자라서… 안된다’라는 말뿐만 아니라 ‘여자도… 할 수 있다’는 말도 하지 맙시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남자라서 되고 여자라서 안 되는 그런 세상이 아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편견과 고정관념에 맞서 여자도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뭐든지 잘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그림책, 그래서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하지 않는 세상을, 여자와 남자가 나란히 내일을 향해 마음껏 꿈꾸고 마음껏 그 꿈을 펼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고 말하는 그림책 “여자가 되자!”입니다.


여자가 되자!

여자가 되자!

(원제 : Sei ein Mädchen!)
요헨 틸 | 그림 라이문트 프라이 | 옮김 이상희 | 아름다운사람들
(발행 : 2020/01/17)

“여자가 되자!”는 그림 한 장 마다 한 줄의 글로 여자에 대한 기존의 편견을 말하고, 그림으로는 자유롭고 당당한 여자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것은 어디까지나 잘못된 고정관념일뿐임을 명료하게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은 ‘여자가 되자!!’라는 현수막을 치켜들고 여자들이 활짝 웃고 있습니다. 사회 전반적인 의식의 기류는 평등으로 향하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여자들에게는 힘겨운 세상. 더 이상 숨거나 주눅 들지 말자고, 모두가 평등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와 네가 모여 우리가 되어 연대해야 한다고 작가는 말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요?

이 인호

이 인호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 수다에 체력 고갈되어가는 아내를 18년째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남편. 한때 아내가 쓴 딸아이 육아일기에 '396개월 남아'로 등장했었던 그 남아. 그림책 좋아하는 542개월 남아로 폭풍 성장 중 ^^ | 2015년 7월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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