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로 멋진 놀이였어

방학 중에 자연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할아버지댁에 놀러 와 있던 제임스와 에몬, 캠프도 모두 끝나고 이제 내일이면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이 두 꼬마들은 잠은 자지 않고 달빛 아래 바닷가에서 뭘 하고 있는걸까요?

최고로 멋진 놀이였어

다음 날 아침 제임스와 에몬은 할아버지 할머니께 지난 밤 늦게까지 정성스레 만든 자신들의 작품을 보여 드립니다.

남극이에요!
하얀 돌들이 빙산이고요,
이 갈색 돌들은 고래예요.

참, 여기 있는 이 펭귄은 제이몬이에요.
빨리 또 자연 캠프에 가고 싶다고
전해 달래요.

자연 속에서 호연지기를 기르라며 아이들을 데려와 자연 캠프에 참가시키긴 했는데 캠프 일과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 시골 생활을 즐기기보다는 TV와 게임에 빠져 지내서 안타까워 하시던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런데, 그랬던 녀석들이 지난 밤 바닷가에 돌멩이들과 조개껍질들을 주워다 당신들을 위해 멋진 작품을 만든 걸 보고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질 듯 감동을 받으셨습니다.

게다가 자신들의 이름을 따서 ‘제이몬'(제임스 + 에몬)이라고 이름을 붙인 펭귄이 “빨리 또 자연 캠프에 가고 싶다고 전해 달래요.” 라고 했다면서 은근히 자신들의 마음을 할아버지에게 전하는 녀석들을 보면서 어떻게 감동을 받지 않겠어요. ^^

어른들 마음대로 안되는 아이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배우고, 각박한 도시를 벗어나 좀더 자유롭게 지내며 호연지기를 기르길 바라는 마음에서 어른들은 아이들을 자연 캠프로 보내지만 아이들은 시큰둥합니다. 자연 캠프를 ‘귀찮게 하기 캠프’나 ‘땀 많이 나 캠프’로 이름을 바꾸는게 차라리 낫겠다며 장난꾸러기 녀석들은 TV와 스마트폰, 게임 등 이미 익숙해져버린 자신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버리지 않습니다.

이럴 때 강제로 TV를 못보게 하거나 게임을 못하게 하는 게 과연 효과가 있을까요? 만일 그렇게 한다면 도리어 반발심이 생겨서 역효과만 더 커지지 않을까요? 어른들이 아무리 좋은 취지를 갖고 권하더라도 아이들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면 그저 재미 없는 일일 뿐입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딱 두가지 아닐까요? 아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들을 제시해 주는 것, 그리고 아이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 말이죠.

무작정 기다리면 되냐구요? 제임스와 에몬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지켜 봐주고, 무조건적으로 이해해 주고, 한없이 사랑해 주면 되지 않을까요? 아이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들어서면 다시 정상 궤도로 진입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돌봐주면서 말이죠.

아이들은 아이들 방식대로 배워간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위해 남극을 만들어낸 제임스와 에몬의 마음, 펭귄 제이몬을 통해 다음 방학 때도 또 놀러 오고 싶다며 할아버지 마음을 기쁘게 해 드릴 줄 아는 제임스와 에몬의 마음을 보고 있자니 아이들은 어른들이 가르쳐준대로가 아니라 자기들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깨달아가고 배우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림책 “최고로 멋진 놀이였어!”에서 펼쳐지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장난꾸러기 손자 녀석들의 모습은 바로 우리 집에서 벌어지고 있는 2대, 3대 간의 모습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 뭐라도 하나 더 가르치려 들고, 과일 한 쪽이라도 더 먹이려는 어른들과 뭐든 제 멋대로 하려들고 재미나고 신나는 것만 찾는 아이들이 부대끼는 모습 말입니다.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댁에 끌려간 제임스와 에몬이 적당히 받아들이는 듯 하면서도 얼렁뚱땅 어른들의 압박을 요리조리 피해 나가는 모습은 ‘아, 나도 그랬었지!’하는 생각과 함께 입가에 웃음을 머금게 합니다.

그래도 휘영청 달 밝은 밤바다에 나가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위해 뭔가에 열중한 그 시간이

“인생 최고의 일주일에서 가장 멋진 일이었지요.”

라고 말하는 제임스와 에몬을 보면 우리 어른들이 너무 성급하게 다그칠게 아니라 지켜봐주고 기다려줄 줄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고로 멋진 놀이였어!
책표지 : 뜨인돌어린이
최고로 멋진 놀이였어!(원제 :  A Couple Of Boys Have The Best Week Ever)

글/그림 말라 프레이지 | 옮김 육아리 | 뜨인돌어린이

※2009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 2008년 보스턴 글로브 혼북 명예상 수상작

말라 프레이지는 2009년 국내 출간된 “온 세상을 노래해“라는 그림책의 일러스트를 맡았었는데, 오늘 소개한 “최고로 멋진 놀이였어!”로 2009년에, “온 세상을 노래해”로 2010년에 연이어 칼데콧 명예상을 받았습니다. 두 그림책 모두 평범한 삶으로부터 인생의 참된 의미와 행복을 찾아 내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편안한 마음으로 보는 내내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 하는 그림책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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