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우와 폭설, 강추위, 산불… 전 세계가 각종 자연재해로 신음하고 있어요. 환경 파괴로 인한 온난화에서 비롯되어 점점 더 우리의 일상을 위협해오는 이상 기후를 다룬 그림책 두 권을 함께 소개합니다.

배고픈 북극곰이 등장하는 “눈보라”를 보면서 생각해 보세요. 이상 기후로 터전을 잃어가는 동물들의 위기가 과연 동물들만의 문제일까요. 휘몰아치는 모래바람에 적응하기 위해 점점 모습이 변해가는 “낙타 소년”을 보면서 우리의 미래를 생각해 봅니다.

환경 위기 시계가 가리키는 2020년 세계 환경위기시각은 9시 47분. 한국의 환경위기시각은 9시 56분이라고 합니다. 우리 별 지구를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눈보라

눈보라

글/그림 강경수 | 창비
(발행 : 2021/01/29)

먹을 걸 찾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는 북극곰의 절박한 뒷모습, 그 옆에 세워진 경고판이 씁쓸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극곰에겐 생사가 걸린 순간이에요. 여기서 먹을 것을 찾지 못해도, 이러다 사람들 눈에 띄게 되어도.

눈보라 눈보라가 몰아치던 날 태어난 북극곰 눈보라, 산다는 게 만만치 않습니다. 북극이 매년 따뜻해지자 빙하가 녹아내려 바다로 사냥을 가지 못한 눈보라는 점점 말라갔어요. 위험한 일이란 걸 알면서도 눈보라는 먹을 것을 구하러 인간들이 사는 마을로 갈 수밖에 없었어요.

쓰레기통을 뒤지던 눈보라의 눈에 들어온 건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환영받는 판다의 사진이 실린 신문 기사. 멍하니 사진을 바라보던 눈보라는 잠시 후 사람들에게 발견돼 허둥지둥 도망쳐야 했어요. 삽과 총을 총동원해 눈보라를 쫓는 사람들. 전력을 다해 도망치던 눈보라는 넘어져 진흙탕에 뒹구는 바람에 진흙 범벅이 되고 말았죠. 그때 문득 눈보라에게 생각 하나가 떠올랐어요.

눈보라

다음 날 마을엔 놀라운 일이 생깁니다. 어디선가 판다가 나타났거든요. 사람들은 판다를 아주 좋아했어요. 먹을 것을 나눠주고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섰죠. 북극에 나타난 판다라… 뭔가 이상합니다. 이 판다의 정체는? 맞아요. 돌팔매질 당하며 마을에서 쫓겨났던 배고픈 북극곰 눈보라였어요. 진흙을 발라 판다로 변신하자 무섭게 굴던 사람들이 한순간 친절한 이들로 변했지요. 물론 사람들도 생각이 있었어요. 판다를 이용해 이곳을 관광 명소를 만들어야겠다 생각했거든요.

진흙을 발라 판다 모습으로 변신한 북극곰 눈보라는 더 이상 배고품 없이 오래오래 사람들 곁에서 사랑받으며 편안하게 살 수 있을까요? 마을 사람들은 판다와 함께 많은 돈을 벌면서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살기 위해 가짜 판다가 된 북극곰과 또 다른 속셈으로 판다를 환영하는 마을 사람들. 그림책을 보는 동안 시원하게 웃을 수 없는 건 어쩌면 그 속에 적나라하게 투영된 우리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진짜로서의 삶을 잃어버린 채 가짜 삶을 꿈꾸는 북극곰 “눈보라”, 두려움 가득한 표정으로 눈보라 속을 내달리는 북극곰의 모습이 슬프게 느껴지는 건… 그 모습에서 가까운 미래 우리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 아닐까요. 북극곰에게 닥친 거짓말 같은 슬픈 현실은 외면하고 회피해야 할 문제가 아닌 지금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날씨가 추울 때는 북극곰들이 마을로 오지 않았는데…….”
마을에서 가장 나이 많은 노인이 말했습니다.


낙타 소년

낙타 소년

박혜선 | 그림 함주해 | 키즈엠
(발행 : 2021/01/05)

기후 변화로 황량하게 변한 지구의 모습은 SF 영화에서 자주 보던 미래의 모습입니다. 누런 먼지 폭풍,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마른 땅, 변한 환경 때문에 건강에 이상이 생긴 사람들. 낙타 소년 희뿌연 먼지가 내려앉은 거울을 닦는 소년, 거울 속에는 긴 속눈썹을 깜빡이는 슬픈 눈의 소년이 비쳐 보입니다. 온종일 휘몰아치는 모래 폭풍이 온 세상을 휘감습니다.

길도 건물도 땅도 하늘도 보이지 않아요. 소년은 이곳이 한때 푸른 숲으로 빛나는 곳이었다는 할머니 말씀을 떠올려봅니다. 처음 모래바람이 시작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조금 불편했지만 그런대로 일상을 살아갈 수 있었어요. 다들 금방 지나갈 거라 생각했죠. 하지만 모래바람은 점점 더 자주 불어왔고 결국 모든 것을 삼켜버렸어요. 무엇을 심을 수도 없고 키울 수도 없는 땅, 동물들이 사라진 세상에는 바람 소리만 가득합니다. 세상이 점점 변해갔고 사람들도 변해갔어요.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모습은 변하고 있었다.
눈썹이 길어지고
등이 솟아나고
몸에 털이 자랐다.
피부는 두꺼워지고
발바닥은 굽처럼 단단하게 굳어 갔다.

낙타 소년

이제 더이상 이곳에 머물 이유가 없습니다. 소년은 가족을 따라 짐을 챙겨 마을을 떠났어요. 오래 전의 이곳처럼 푸른 숲이 있는 곳을 찾아서. 뿌연 모래 언덕 너머 어딘가로. 끝없이 이어 지는 낙타 무리의 끝에 소년이 걸어가고 있었어요.

끝없는 모래 사막 길을 걷는 그들에게 희망이 찾아 올 수 있을까요? 마지막 장면을 바라보는 마음이 휘몰아 치는 모래 바람을 정면에서 맞는 것처럼 암담하고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농경지를 만들고 많은 가축을 사육하기 위해 무분별하게 벌이는 산림벌채와 환경오염으로 사막화가 진행되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고 해요. 사막화 현상은 지구 곳곳에 황사 현상을 유발할 뿐 아니라 기후 변화의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살아남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우리 몸을 환경에 맞게 변화 시키는 것, 서서히 낙타의 모습으로 변해가는 소년이 마지막 희망의 땅을 찾아가는 장면을 보면서 희망과 절망이 교차됩니다. 되돌릴 수 없게 되기 전에 지켜야 한다는 강력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그림책 “낙타 소년”입니다.


환경 관련 그림책

대머리 사막

대머리 사막

글/그림 박경진 | 미세기
(발행 : 2010/01/20)

아름답고 풍요로웠던 자연이 인간에 의해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나무와 숲, 동물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던 생명력으로 가득한 푸른 땅, 인간이 등장하면서 사냥과 개발로 점점 갈색 도시가 되어가고 결국 생명이 살아갈 수 없는 땅이 되고 말아요.

박경진 작가는 색깔의 변화와 화면 구성의 대비로 풍요로운 땅이 점차 사막화되어 가는 과정을 그림책 속에 적나라하게 풀어내고 있어요. 황폐하게 변한 땅의 모습은 절망 그 자체지만 이야기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아요. 황량하게 버려진 대머리 사막이 간절한 마음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작은 희망의 불씨를 남겨놓습니다.

※ 이 그림책은 2004년 도깨비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절판된 후, 2010년 1월 미세기에서 다시 출간되었습니다.


괴물들이 사라졌다

괴물들이 사라졌다

글/그림 박우희 | 책읽는곰
(발행 : 2011/10/30)

오랜 옛날부터 지구에 살았던 전설의 설인 예티, 들판 지킴이 모스, 아마존의 왕 피시맨… 이 전설의 괴물들이 지구를 떠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여름에도 눈이 녹지 않는 히말라야산맥에 살던 털북숭이 거인 예티는 지구 온난화로 산이 녹아내려 더 이상 그곳에 살 수 없었어요. 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아마존 밀림을 지키는 피시맨은 인간들의 무분별한 개발로 더 이상 그곳에 살 수 없게 되었죠.

괴물을 따라 히말라야로, 영국 스코틀랜드의 네스 호로, 몽골의 고비사막, 한강까지 전 세계 곳곳 괴물을 추적해 보는 과정을 통해 지구의 환경이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보면서 생각해 보세요. 괴물조차 살 수 없게 된 지구, 우리는 과연 이곳에서 편안하게 살 수 있을까요?


※ 함께 읽어 보세요

이 선주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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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니
가이니
2021/03/22 08:13

언제나 , 늘 고맙게 두근 두근 먼 옛적 연애편지 기다리듯 가온의 소식을 기다리면서 오늘 하루도 행복합니다.
그런데 왜 뉴스레터라 했을까 ? 뉴스에 대한 불신과 답답함 때문일까? 쫌 안타까우면서 너무 예쁜 가온레터라 스스로 명하고 레디 콕 하네요. 고늘 하루도 꼭 멋질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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