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럼포의 왕 로보

커럼포의 왕 로보
책표지 : Daum 책
커럼포의 왕 로보 : 사냥꾼을 바꾼 한 마리 늑대 이야기

(원제 : The Wolves of Currumpaw)
글/그림 윌리엄 그릴 | 옮김 박중서 | 찰리북
(발행 : 2016/10/14)

2016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커럼포의 왕 로보”“어니스트 섀클턴”으로 2014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 2015년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수상한 작가 윌리엄 그릴의 신작입니다. “어니스트 섀클턴”이 남극 탐험을 나섰던 섀클턴과 대원들의 긴박하고 처절했던 상황을 푸른색 톤으로 실감나게 그려낸 그림책이라면, 오늘 소개하는 “커럼포의 왕 로보”는 붉은색 톤의 그림으로 미국 서부의 드넓은 평야를 호령했던 늑대왕 로보의 숨결을 생생하게 그려낸 그림책입니다.

커럼포의 왕 로보

한때 북아메리카 대륙에서는 50만 마리의 늑대가 자유롭게 돌아다녔다.
하지만 유럽인 정착민들이 나타나면서 동물들의 서식지에 변화가 생겼다.
미국의 옛 서부가 죽어 가던 그 시절, 늑대들의 운명도 끝에 다다른 듯했다.

그러나 이 광활한 변화의 풍경 속을 계속해서 누비는 늑대들이 있었다.

커럼포의 왕 로보

1862년 미국 뉴멕시코 주 커럼포 계곡 전체를 공포로 몰아넣는 회색늑대 무리, 그 무리의 우두머리인 로보를 잡기 위해 커럼포 농장주들은 거액의 현상금을 제시해 유명한 사냥꾼들을 커럼포로 불러들였어요. 여러 마리의 사냥개를 끌고 나타난 사냥꾼 테너리, 독약과 주문, 부적, 마술까지 동원한 랠로시, 독약으로 반년 만에 늑대를 100마리나 잡았던 커럼포 농장주 캘론이 로보를 잡으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커럼포의 왕 로보

마침내 시턴에게도 로보의 명성이 전해집니다. 당시 그는 이름난 늑대 사냥꾼이자 박물학자며 화가였어요. 시턴을 부른 목축업자 피츠 랜돌프는 로보를 잡기위해 필요한 모든 장비를 갖추어 놓고 아낌없이 그를 지원했어요.

날마다 로보의 영역을 눈에 익히고 다녔던 시턴은 커다란 덫과 자신이 가진 기술을 총동원해 만든 독약을 넣은 미끼를 설치해 보았지만 현명하고 지혜로운 로보 앞에서는 그 어떤 것도 무용지물이란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로보를 잡기 위해 시턴이 설치한 커다란 덫과 독약을 넣은 미끼는 다른 동물들을 처참하게 죽게 만들 뿐이었죠. 시턴은 더 이상 독이 든 미끼를 놓지 않았어요.

커럼포의 왕 로보

시턴은 번번히 자신의 덫을 교묘하게 피해가는 로보의 자취를 쫓다 로보 보다 앞선 작은 늑대 발자국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블랑카라 불리는 암컷 늑대가 로보의 짝이라는 사실을 눈치챘어요. 수컷 늑대는 제 짝을 두고 떠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있었던 시턴은 블랑카를 먼저 잡기로 계획을 바꾸었죠. 블랑카는 시턴의 속임수에 빠져 덫에 걸려 죽고 말았어요.

커럼포의 왕 로보

블랑카의 죽음은 치밀했던 로보에게 빈틈을 가져왔어요. 시턴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어요. 로보를 잡기 위해 130여개의 늑대잡이 덫이 설치 되었고 죽은 블랑카의 냄새를 이용해 로보를 유인했습니다. 짙푸른 밤하늘 아래 홀로 평원을 질주하는 외로운 로보, 짝 잃은 로보의 슬픔이 그대로 전해지는 장면입니다. 일렁이는 밤 하늘, 고요하게 뜬 달빛과 별빛만이 쓸쓸하게 로보를 비추고 있습니다.

커럼포의 왕 로보

로보는 덫에 걸린 상태에서도 당당했어요. 시턴은 로보를 생포해 목장까지 끌고 가 목걸이와 쇠사슬로 묶어두었어요. 로보는 물과 먹이를 모두 거부한 채 머나 먼 자신의 평야를 조용히 바라보다 영원히 잠들었습니다.

“힘을 상실한 사자, 자유를 빼앗긴 독수리, 짝을 잃은 비둘기. 이들은 하나 같이 가슴이 미어져서 죽는다고 한다. 로보가 무자비한 악당이라고는 해도 세 가지를 모두 잃었으니 도저히 견뎌 낼 수 없었을 것이다.”

커럼포의 왕 로보

로보와 시턴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애초의 목적을 달성했음에도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을 느꼈던 시턴은 자신을 악당으로, 로보를 영웅으로 그린 단편 소설 ‘커럼포의 왕 로보’를 썼고 이후 늑대와 야생 보호 활동에 남은 생애를 바쳤다고 합니다. 환경 보호 운동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시턴에게 있어 로보와의 운명적인 만남은 삶의 터닝포인트가 되어준 셈이었죠.

“로보를 만난 후에 간절한 꿈이 하나 생겼다.
그 꿈이란 이 땅의 야생 동물들이야말로 하나하나 그 자체로 귀중한 유산이며,
따라서 우리에겐 그 유산을 없애거나 우리 아이들의 손길 밖에 둘 권리가 없다는 것,
이 사실을 사람들 마음 속에 새기는 것이었다.”

– 어니스트 톰프슨 시턴

단순히 시턴 동물기를 그림책으로 만든 것이 아닌, 로보를 만나면서 달라지게 된 시턴의 삶까지 재해석한 그림책 “커럼포의 왕 로보”, 화면 가득 풀컷으로 그려낸 그림과 작은 화면으로 분할해 나열하는 방식으로 그때 그때 등장인물들의 심리상태나 상황을 색연필로 자유롭게 그려낸 윌리엄 그릴의 멋진 일러스트가 더 없이 큰 감동으로 다가오는 그림책입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2 Replies to “★ 커럼포의 왕 로보

  1. 정말 감동 받았던 늑대왕 로보의 이야기네요~
    시턴삶의 변화까지 일으켰던 로보. 멋져요 멋져^^

    1. 시턴 동물기 중에서도 로보는 정말 감동적인 이야기였지요.
      여전히 로보의 순애보는 눈물샘을 자극하네요.(시턴 너무 너무 너~~무 나빠!하게 되는…)
      ‘사냥꾼을 바꾼 늑대 이야기’라는 관점으로 재해석된 윌리엄 그릴의 로보, ‘어니스트 섀클턴’에 이어 정말 멋진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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