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롬본 쇼티
책표지 : Daum 책
(세상 모든 소리를 연주하는) 트롬본 쇼티

(원제 : Trombone Shorty)
트로이 앤드류스 | 그림 브라이언 콜리어 | 옮김 정주혜 | 담푸스
(발행일 : 2017/01/10)

※ 2016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뉴올리언즈… 듣기만 해도 재즈의 소울이 느껴지는 지명이죠. 오늘은 그곳에서도 가장 역사가 오래 되었고, 아프리카계 미국인 문화의 중심지인 트레메(Treme)에서 배출한 음악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한 권을 소개하겠습니다. 우리에겐 조금 낯선 흑인 뮤지션 트롬본 쇼티(Trombone Shorty)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트롬본 쇼티”는 자신만의 밴드와 함께 세 장의 음반을 내고 그래미 상 시상식에서 연주했으며, 2012년 백악관에서 열린 ‘흑인 역사의 달’ 기념 공연에서 오바마 대통령 앞에서 연주하기도 했던 트로이 앤드류스가 ‘트롬본 쇼티’라는 별명을 갖게 된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트롬본 쇼티

트로이가 태어난 뉴올리언스의 트레메 지구라는 곳은 낮이나 밤이나 음악 소리가 넘실거리는 동네입니다. 트로이의 집도 예외는 아니었죠. 형 제임스는 트럼펫 연주자였고 밴드의 리더였습니다. 트로이에게 형은 동경의 대상이었고 친구들과 함께 형 밴드를 흉내내며 졸졸 따라다니곤 했습니다.

트롬본 쇼티

나는 브라스 밴드를 좋아했어. 트럼펫 부는 사람도 있고, 트롬본 부는 사람도 있고, 색소폰 부는 사람도 있거든. 그리고 제일 큰 악기인 튜바를 부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사람들 머리 위로 빼쭉 드러난 튜바는 꼭 코끼리 코 같았어!

난 하루 종일 브라스 밴드가 행진하는 모습과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동네 사람들을 구경했어. 마르디 그라 축제 때마다 볼 수 있는 이런 행진이 난 정말 좋았어. 그 소리에 사람들은 잠시나마 힘든 일을 잊을 수 있었지. 트레메 사람들은 가난했지만 음악 소리만큼은 언제나 흘러넘쳤어.

뉴올리언스에서는 해마다 마르디 그라 축제가 열리곤 했고, 꼬마 트로이는 축제를 빛내는 멋진 뮤지션들을 보며 자신만의 꿈을 갖게 됩니다.

※ 마르디 그라(Maridi Gras) 축제는 여러 나라에서 열리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뉴올리언스의 마르디 그라 축제는 론리플래닛이 세계 10대 축제 중 하나로 꼽았고, ‘지상 최고의 공짜 쇼(the greatest free show on Earth)’라고 불리울 정도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트롬본 쇼티

꼬마 트로이와 친구들은 악기를 살 돈이 없어서 직접 만들어서 연주를 하며 놀았습니다. 음료수 12개가 담겨 있던 상자를 묶어서 드럼을 만들고 스틱 대신 연필로 드럼을 두들겼습니다. 앞바퀴가 큰 자전거를 어깨에 메고 튜바를 부는 흉내를 내기도 하고, 빈 병으로 호른 같은 관악기 연주를 따라했습니다.

음악이 진짜 멋진 이유를 알아?
좋은 악기가 없어도 할 수 있기 때문이야.
그래서 나랑 내 친구들은 직접 악기를 만들었어.
우린 트레메의 유명한 음악가가 된 기분이었어.

그러던 어느 날 트로이에게도 진짜 악기가 생겼습니다. 거리에서 낡고 망가진 트롬본을 발견했던 거죠. 트로이가 커다란 트롬본을 들고 행진하는 사람들을 따라다니는 모습을 본 형 제임스가 뿌듯한 표정으로 웃으며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트롬본 쇼티!

미래의 훌륭한 뮤지션의 예명이자, 뉴올리언스 지역의 소외된 학생들에게 교육의 혜택을 제공하는 재단의 이름이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바로 트롬본 쇼티!

트롬본 쇼티

그때부터 사람들은 꼬마 트로이를 트롬본 쇼티라고 불렀습니다. 트로이는 어딜 가든 트롬본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제임스 형의 연주를 들으며 밤낮으로 연습을 했습니다. 트롬본을 손에 쥔 채 잠이 들 때도 있었죠.

어느 날 엄마는 트로이와 함께 보 디들리의 공연을 보러 갔습니다. 자신의 트롬본을 들고 갔던 트로이는 멋진 연주에 흥분한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무대 위 연주자들을 따라서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보 디들리가 음악을 멈추고 “지금 연주한 건 누구예요?”하고 사람들에게 물었습니다.

엄마는 트로이를 번쩍 치켜 들고 “내 아들 트롬본 쇼티예요!”하고 대답했고, 보 디들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럼 트럼본 쇼티, 너도 무대로 올라와!

트롬본 쇼티

보 디들리와 함께 연주하고 난 트로이는 자신만의 밴드를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친구들을 모아서 ‘오후 5시 밴드’를 결성합니다. 무슨 뜻이냐구요? 트로이와 친구들이 숙제를 마치고 모일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오후 5시였다는군요. 음~ 이름 괜찮은데요! ^^

‘오후 5시 밴드’는 뉴올리언스 여기저기 누비고 다니며 공연을 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한 덕분에 제임스 형은 마침내 자신의 밴드에 꼬마 트로이를 끼워 줬습니다. “내 동생 트롬본 쇼티예요!”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면서 말이죠.

트롬본 쇼티

지금 나에겐 ‘트롬본 쇼티와 올리언스 애비뉴’라는 밴드가 있어. 트레메에 있는 거리 이름을 따서 지은 이름이야.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공연을 하고 나면 난 항상 뉴올리언스로 돌아가. 그리고 고향에 가면 내 도움이 필요한 어린 음악가 친구들이 있는지 살펴봐. 우리 형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그림책의 여러 그림들엔 작은 풍선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아마도 꼬마 트로이의 꿈과 희망을 상징하는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건 밴드의 리더가 되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공연을 하게 된 트롬본 쇼티. 그의 트롬본 연주에 커다란 열기구가 하늘 높이 날아올라 세상을 그의 음악으로 가득 채우게 되는 장면이 참 인상적입니다.

트롬본 쇼티

자기보다 훨씬 큰 트롬본을 불며 어른들을 따라다니는 꼬마, 보 디들리와 함께 무대 위에서 연주를 하던 꼬마 트롬본 쇼티는 지금 현재 트롬본 쇼티 재단을 설립해서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어린 음악가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트롬본 쇼티”는 칼데콧 명예상뿐만 아니라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과 그의 아내인 코레타 스콧 킹의 정신을 이어 받는 코레타 스콧 킹 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꿈을 향한 열정 가득한 한 인물의 이야기를 멋진 그림으로 잘 살려낸 브라이언 콜리어는 “마틴 루터 킹”, “일어나요 로자” 등 흑인 인권을 위해 앞장섰던 인물들에 대한 그림책으로 여러 차례 칼데콧 상과 코레타 스콧 킹 상을 수상한 작가이기도 합니다.

위인이라고 하기엔 아직 젊은 30대 초반의 젊은 뮤지션이 그림책의 주인공이 되고, 그 그림책이 칼데콧 상과 코레타 스콧 킹 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그의 멋진 음악이나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이뤄낸 성공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자신의 음악의 원류를 잊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와 어릴적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어린 후배들에게 꿈과 희망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나눠 주고 있기 때문 아닐까요? 우리 아이들도 그림책 “트롬본 쇼티”를 읽으며 성공이라는 결과가 아닌 나눔이라는 삶의 과정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잊지 않고 자라길 바라며 이 책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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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호

이 인호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 수다에 체력 고갈되어가는 아내를 18년째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남편. 한때 아내가 쓴 딸아이 육아일기에 '396개월 남아'로 등장했었던 그 남아. 그림책 좋아하는 542개월 남아로 폭풍 성장 중 ^^ | 2015년 7월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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