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고양이야!
책표지 : Daum 책
나도 고양이야!

(원제 : I am a Cat)
갈리아 번스타인 | 옮김 서남희 | 현암사
(발행 : 2017/08/05)

2017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여기 회색털에 얼룩무늬를 가진 아기 고양이의 이름은 시몬입니다. 도도해 보이는 눈빛이며 생김새가 누가 보아도 고양이죠. 시몬이 사뿐사뿐 걸어오며 이렇게 인사를 했어요.

“안녕? 내 이름은 시몬이야.
나는 고양이야. 너희처럼!”

너희처럼? 너희…누…구…?

나도 고양이야!

‘너희처럼!’이라는 시몬의 말에 사자, 치타, 호랑이, 검은 표범, 퓨마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짓고 있어요. 엥?, 헐! 뭐 요런 뜻이 담겨있는 표정 같죠? ^^ 시몬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던 동물들이 이내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어요. 푸하하하 으하하하 크하하하 우하하하 키하하하 커다란 송곳니를 드러내고 배꼽이 빠져라 웃고 있는 동물들의 표정이 너무 리얼해서 같이 웃게 됩니다. 맹수들의 웃음이라니!

그렇다면 ‘나는 고양이야. 너희처럼!’이라는 시몬의 말이 왜 이들을 웃겼는지 그 이유 한 번 들어볼까요?

나도 고양이야!

사자는 시몬이 자신 같은 고양이라면 갈기가 있고 꼬리 끝에는 털이 다발로 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어요. 치타는 자신 같은 고양이들은 늘씬하고 우아하며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달린다면서 시몬이 고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조그맣고 통통하다고 말했어요. 검은 표범은 자신 같은 고양이는 다 까만색이고 정글 속이나 열대우림에 살고 나무 위에서 잔다고 말했고요. 호랑이는 덩치도 크고 힘도 아주 세고 주황색 털에 검은색 무늬가 있는 것이 자기 같은 고양이라고 말했죠.

동물들이 저마다 시몬이 고양이가 아닌 이유를 설명합니다. 자기처럼 ‘고양이라면~’하고 시작한 설명 끝에는 시몬이 고양이가 아닌 이유에 대한 완벽한 확신이 들어있어요. 그렇지만 각각의 친구들에게 고양이가 아니라는 이유를 듣는 중에도 시몬은 확신에 찬 초롱초롱한 눈빛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동물들에게 이렇게 물었어요.

나도 고양이야!

“이상하다…… 사자한테만 갈기가 있고,
검은 표범만 검정색이고, 호랑이만 주황색인데?
아무도 퓨마처럼 높이 뛸 수 없고,
누구도 치타만큼 쏜살같이 달릴 수 없어.
그런데 어떻게 너희들을 다 같이 고양이라고 할 수 있어?”

시몬의 분석이 제법 예리합니다. 공통점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각자의 특징을 이야기해놓고 다들 ‘우리 고양이들은’이라고 말하다니요? 도대체 누가 진짜 고양이란 말일까요?

나도 고양이야!

시몬의 질문에 사자가 자기들이 가진 공통점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었어요. 모두 귀가 뾰족하고 작은 데다 코가 납작하고 수염과 꼬리가 길고 이빨과 발톱이 날카롭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 ‘어둠 속에서도 잘 볼 수 있는 커다란 눈이 있다’는 것 때문에 자신들은 다 같이 고양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시몬이 대답합니다.

“나도 그래!”

조금 작을 뿐이지 자신에게도 사자가 말한 고양이들의 특징이 모두 있다는 말에 고양잇과 동물 친구들이 시몬을 동그랗게 에워쌌습니다.

나도 고양이야!

그리곤 시몬을 꼼꼼하게 살펴보았죠. 귀가 뾰족하고 작은 데다 코가 납작하고 수염과 꼬리가 길고 이빨과 발톱이 날카롭고 어둠 속에서도 잘 볼 수 있는 커다란 눈, 시몬을 살펴본 동물들이 저마다 짧은 감탄사를 내뱉으면서 말했어요.

너도 우리와 같은 고양이구나!

결국 시몬을 받아들인 고양잇과 동물 친구들, 이제 그들은 다 함께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돌아다니고 펄쩍펄쩍 뛰어다니고 와락 덤벼들면서 신나게 놀았어요. 고양이라면 크든 작든 누구나 그러듯이 말입니다.

“나도 고양이야!”를 보는 순간 ‘왜?’ ‘왜냐하면~’ 이런 질문과 대답을 끝없이 쏟아내는 아이들의 사랑을 단번에 독차지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누가 보아도 당연히 고양이처럼 보이는 시몬을 앞에 두고 고양이가 아니라는 전제하에 펼쳐지는 이야기가 꽤 흥미롭게 느껴졌거든요. 게다가 주인공이 작고 어린 고양이라는 점이 아이들 입장에서는 자기와 주인공을 동일시하는 느낌을 주어 더욱 이야기에 몰입하게 합니다.

짤막짤막한 대화체로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동물을 분류하는 방법과 동물들 저마다의 특징을 이야기하는 방식은 내용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어요.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고양잇과 동물들의 특징을 잘 잡아 큼직큼직하게 그린 그림이 눈에  띕니다. 어린 시몬을 바라보는 동물들의 시선을 다양한 각도에서 표현한 점도 독특하고요.

그림책을 읽고 나니 사자와 치타, 호랑이, 검은 표범, 퓨마와 고양이를 함께 키워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납니다. 진짜 그럴까? 정말 그럴까? 호기심도 호기심이지만 ‘이토록 매력적인 고양잇과 동물들이라니!’라는 생각이 떠나지를 않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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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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