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피아노

(원제: The Piano)
글/그림 호아킨 캄프 | 옮김 임유진 | 곰세마리
(2022/10/11)


피아노

위 그림은 이 그림책 속에 나오는 장면이 아니라 그림책 속에 나오는 글들을 까만 배경 위에 모아 놓은 겁니다. 글이 저게 다냐고요? 조금 더 있긴 한데 위에 보이는 것들과 마찬가지로 모두 의성어들뿐입니다. 이걸 왜 따로 모아서 보여주는지 짐작 가시나요? 그림책 보기 전에 다양한 글자들에서 울려 퍼지는 이 소리들부터 먼저 들으면서 그림책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한 번 상상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요.

기필코 정답을 맞히겠다고 입 앙다무지 마시고 그냥 편안하게 이런 소리들이 과연 어떤 상황에서 나온 건지 천진난만한 아이들 마음으로 돌아가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시기 바랍니다.

피아노

멋진 피아노가 한 대 있습니다. 아이답게 피아노를 보자마자 하양 까망 건반 눌러 보고 싶어 온몸이 움찔 거리는 두 아이들. 그리고 피아노를 가로막은 채 ‘안돼!’라고 소리치는 어른. 예상 못한 상황에 주눅 들어버린 아이들 옆에 해맑은 표정의 고양이.

피아노

피아노

어른이 자리를 비우자 아이들 머릿속에는 ‘안돼’의 ‘돼’만 남습니다. 사내 아이가 먼저 건반을 하나 둘 눌러봅니다. 그 다음엔 여자 아이가 또 띵~ 똥~. 아이들이 건반을 누를 때마다 피아노 속에 들어 있던 온갖 것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합니다. 짹짹 크르릉 쏴아아 생동감 넘치는 소리들과 함께.

피아노는 멋진 음악을 연주하는 악기죠. 그 멋진 음악엔 자연의 위대함도 담겨 있고, 인생의 희로애락도 들어있습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담은 음악도 있을 테고요. 아이들의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음악으로 표현하기 위해 위대한 음악가는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새웠을까요? 진작에 이 그림책을 봤더라면 동네 꼬맹이들 죄다 작업실로 초대해서 피아노 실컷 갖고 놀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위대한 음악 한 곡 얻을 수 있었을 텐데…

아이들의 비밀 연주회가 궁금한 분들은 그림책 속에 들어 있는 QR코드를 확인해 보세요.

“피아노”는 어린이의 순수함, 그리고 그 작은 가슴 속에 품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들, 기쁨 슬픔 놀람 두려움 등 마음 속에서 일렁이는 감정 표현에 거리낌이 없는 아이들의 모습, 음악이 우리에게 주는 경이로움 등 참 많은 것을 아이들 꼭 닮은 그림으로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우리 아이가 공부도 잘하고 피아노도 잘하고 그림도 잘하고 운동도 잘했으면 좋겠다 늘 아이 향한 기대로 가득한 엄마 아빠들에게 작가는 말합니다. 엄마 아빠의 기대가 아니라 아이 속에 들어있는 것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들여다보라고. 선생님들에게 전하는 말도 작가는 잊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을 잡아당기거나 밀어붙이기 전에 아이들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아이들이 기꺼이 자신을 쏟아부을 수 있게 해주는 힘은 과연 어디서 오는지 먼저 생각해 보라고.

호아킨 캄프가 이 세상 모든 어린이들에게 말합니다. 마음껏 즐기라고!

오늘 소개한 “피아노”는 호아킨 캄프가 국내 그림책 독자들에게 처음 선보이는 작품입니다. 그림책의 전형을 참 잘 살린 “피아노”의 첫인상 덕분에 그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집니다.


함께 읽어 보세요: 곰과 피아노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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