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어새는 왜?

도시 한 구석 어딘가에서 발견한 칫솔 하나를 소중하게 물고 자신의 둥지로 날아드는 새 한 마리.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남동산업단지 사이의 남동유수지에는 작은 인공섬이 하나 있습니다. 유수지에 물이 얼마나 차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지름 25미터짜리 작은 섬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 곳에 철새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대요. 가마우지, 재갈매기,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저어새까지 말이죠. 덕분에 사람들은 그곳을 ‘저어새 섬’이라고 부릅니다.

얼핏 듣기엔 반가운 소식이라 여길 수도 있겠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이름만 ‘저어새 섬’일 뿐 저어새가 살기에 결코 좋은 곳이 못 되거든요. 유수지의 물은 심각하게 오염되었고,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인공섬에서 둥지를 지을 나뭇가지조차 구하기 힘들어 그림책 속 저어새 처럼 주변에 널린 쓰레기 더미들 속에서 칫솔이나 비닐쪼가리등을 물어다 쓰기도 하니까요. 거기에 도심에 인접한 곳이라 시끄러운 소음과 요란한 불빛도 새들에겐 좋은 환경이라고 할 수 없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어새들이 이곳에 자리를 잡고 번식을 하며 살아가는 건 서해가 생겨난 1만년 전부터 그곳에서 번식하며 대를 이어 살아온 그들 고유의 습성이 유전자 깊이 새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본디 주인이었던 새들이 자신들의 터를 인간들에게 빼앗긴 채 더부살이 신세로 전락해 버린 것이죠.

2018년 홍콩야생조류협회가 발표한 집계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에 걸쳐 살아 남은 저어새의 수는 겨우 3,491마리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도심 한 켠의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다시 찾아드는 멸종 위기에 처한 저어새에게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저어새는 왜?

저어새는 왜?

글/그림 김대규 | 이야기꽃
(발행 : 2018/11/30)

그동안 가온빛에서 소개한 김대규 작가의 “대이동, 동물들의 위대한 도전”, “춤추고 싶어요” 두 권의 그림책을 보면 환경과 동물에 대한 사랑,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소통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작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오랜만에 내놓은 “저어새는 왜?” 역시 그런 작가의 관점의 연장선 상에 있는 그림책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한 켠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멸종위기 1급이자 천연기념물 205호로 지정된 귀한 새 저어새의 삶을 돌아보고 우리가 그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 생각해보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긴 그림책 “저어새는 왜?”,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고 이야기 나눠보길 권합니다.

이 인호

이 인호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 수다에 체력 고갈되어가는 아내를 18년째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남편. 한때 아내가 쓴 딸아이 육아일기에 '396개월 남아'로 등장했었던 그 남아. 그림책 좋아하는 542개월 남아로 폭풍 성장 중 ^^ | 2015년 7월 | ino@gaonbit.kr

One Reply to “저어새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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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vatar 서책 댓글:

    그림이 독특합니다.
    환경, 정말 중요하지요.
    새둥지가 비닐과 스티커
    전단지 그리고
    낚시줄로 엮어진 것을 보았습니다.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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