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책표지 :키즈엠
아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원제 : The Baby Tree)

글/그림 소피 블랙올 | 옮김 서소영 | 키즈엠

※ 2014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작

소피 블랙올의 홈페이지


“이게 뭐야?” 하고 하루에도 수십 번씩 묻는 아이 때문에 진땀을 뺀다는 후배 앞에서 조금 더 큰 아이를 키우고 있는 후배가 하는 말, “그건 아무것도 아니야.  ‘왜?’, ‘뭣땜에?’ 이말 나오기 시작하면 너 공부 시작해야 해.” 라는 말에 한바탕 웃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뭐야?’,  ‘왜?’ 보다 보다 훨씬 훨씬 강력한더 질문이 ‘난 어떻게 태어났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어느 정도 선에서 아이에게 설명을 해주어야 할지 엄마 아빠는 난감해지기 마련이거든요.

오늘 소개하는 그림책 “아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는 아이의 질문에 어른들이 어떻게 답해주는지, 그리고 아이는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재미있게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아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엄마 아빠를 잠에서 깨우고, 함께 아침을 먹은 로이는 엄마 아빠에게 곧 집에 아기가 올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런데 문득 로이는 아기가 어디서 오는 건지 궁금해집니다. 하지만 엄마 아빠는 출근 준비로 너무 바빠 물어보지 못했어요.

아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마침 로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기 위해 찾아온 올리브 누나에게 물어봤지요.

“누나, 우리 집에 아기가 온대. 혹시 아기가 어디서 오는지 알아?”
“그럼, 아기 씨앗을 심으면 그게 자라서 아기 나무가 돼.”

로이의 상상 속에 그려진 아기 나무의 모습이 참 예쁘죠? 갓 피어난 꽃봉오리처럼 몽실몽실 매달려 천사처럼 방글방글 웃고 있는 아기들의 모습은 저절로 엄마 미소를 짓게 합니다.

아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유치원에서 미술 시간에 문득 아기 나무가 생각 난 로이는 선생님에게도 물어 보았어요. 그런데 선생님은 아기는 병원에서 태어난다고 말씀하시네요.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은 로이는 강보에 쌓인 아이들이 오뚜기 같은 모습으로 차례차례 줄서서 병원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상상이 된 모양입니다.

아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간다는 것쯤이야 로이도 알고 있었지만 아기도 병원에서 온다니…… 로이는 선생님 말씀이 영 석연치 않았나 봅니다. 유치원이 끝나고 아기가 병원에서 오는 게 맞는지 물어보러 곧장 할아버지 집으로 달려갔어요. 로이의 질문에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밤에 황새가 보자기에 싼 아기를 물고 와서 너희 집 현관문 앞에 두고 갈 거란다.”

아기는 왜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오는 걸까요? 어느 누구의 말도 일치하는 것이 없네요.

우리 할머니들이 ‘삼신할미가 점지해 주셨지~’ 하고 말해 주시거나 ‘다리 밑에서 주워 왔지~’하고 흔히 얘기해 주시는 것처럼, 서양에서는 보통 황새가 아기를 물어다 주었다고 많이 얘기 한다고 해요. ^^

아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하지만 로이가 매일같이 현관문을 열어 보아도 우편물만 쌓일 뿐 아기는 오지 않았어요. 로이는 이제 집배원 아저씨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아저씨는 어색하게 웃으며 아기가 알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알을 어디서 구하는지는 모른대요.

머리가 쏘옥, 다리가 쏘옥, 알 을 깨고 아기가 나오는 모습을 상상 하고 있는 로이와 뭔가 어색한 듯 씩 웃고있는 아저씨 모습이 대조적입니다.^^ 그나저나 나무에서 열리든, 병원에서 오든, 황새가 물어다 주든, 알에서 깨어나든 아기 모습은 어쩌면 저렇게 한결같이 예쁜걸까요?

아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씨앗이 자라 아기 나무가 된다는 올리브 누나, 아기는 병원에서 태어난다고 말씀하신 유치원 선생님, 황새가 물어다 준다는 할아버지 말씀, 알에서 아기가 나온다는 집배원 아저씨의 말씀에 로이는 도대체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알수가 없었어요. 머리 속에서 열심히 상상했지만 아무래도 그건 아닐거라 생각했던 모양인가봐요.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로이는 잠시 수긍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 후엔 더욱 더 혼란스럽기도 하고 더 궁금해지기도 하는 그런 표정을 보이거든요. 분명 이건 아닌데……라는 표정이랄까요?

이제 물어봐야 할 사람은 딱 한 사람, 아니 두 사람이 남았네요. 엄마 아빠에게 직접 물어볼 수 밖에요.

아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아기는 어디서 오는 거예요?”

“아기는 엄마와 아빠의 몸속에 있는 아기 씨앗들이 만나서 생기는 거야.”
“엄마와 아빠가 사랑을 나누면, 아빠의 아기 씨앗이 엄마 몸속으로 들어와서 엄마의 아기 씨앗과  만나 하나의 알이 된단다. 그리고 엄마 배 속의 아기집에 자리를 잡지.”
“아가는 아기집에서 아홉 달 동안 무럭무럭 자라고, 태어날 준비를 해.”
“아기는 집에서 태어나기도 하지만, 보통 병원에서 태어난단다.”

엄마 아빠는 로이가 알아듣기 쉽게 간결하고 깔끔하게 설명해줬어요. 그제서야 로이의 얼굴에 미소가 번집니다.

엄마 아빠의 이야기를 듣고보니 올리브 누나가 이야기 한 ‘씨앗’ 이야기가 맞았어요. 집배원 아저씨의 ‘알’ 이야기도 맞구요. 클레어 선생님의 ‘병원 이야기’도 맞았는데. 그런데, 그런데…… 할아버지의 황새 이야기는…… 아무래도 할아버지는 아기가 어디서 오는지 모르시나 봐요.

아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로이는 생각했어요. 내일 할아버지에게 아기가 어디서 오는지 알려드려야 겠다구요. 할아버가 내일 로이에게 제대로 배우실 수 있게 되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할아버지 무릎 위에 앉아서 사뭇 진지하게 설명하는 로이의 표정과 새로운 깨달음을 얻은 듯 손자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할아버지의 흐뭇한 미소가 묘한 대조를 이루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만드네요. ^^

유아기 성교육의 핵심은 이론 교육이 아니라고 합니다. 아이가 호기심을 보일 때 아이 나이에 맞게 자연스럽게 설명해 주세요. 무엇보다 남자 여자의 신체적 차이, 자신의 성을 소중히 여길 수 있도록 알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림책  “아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 는 딱 로이 또래의 아이의 눈높이에서 자연스럽게 아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태어나게 되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 주고 있어요. 그리고, 파스텔톤으로 화사하게 그려진 그림은 로이의 맑은 동심을 더욱 예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른들이 들려 주는 이야기를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주는 그림들이 참 예쁘고 재미난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