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잠이 오지 않는 날이 있어요. 그런 날은 밤이 영원히 끝이 날 것 같지 않게 느껴지곤 해요. 눈을 감고 초원에서 뛰어노는 양을 한 마리 한 마리 세어봐도, 이리 뒤척 저리 뒤척이며 이어지는 생각의 꼬리를 잘라 버리려 해도 좀처럼 잠이 찾아오지 않아요. 결국 새벽녘이 되어서야 까무룩 잠이 들고 마는… 다음 날 컨디션은 엉망이 되고 말죠.

숙면을 위해서 매일 일정 시간 이상 운동하기, 뜨거운 물에 목욕하기, 잠들기 전 잠자리에서 스마트폰 보지 않기 등이 도움이 된다고 해요. 무엇보다 몇 시간 이상 자야 한다는 강박적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저의 경험상 가장 효과가 좋았던 방법은 책이었어요. 잠이 오지 않을 때 억지로 잠을 청하기보다 잠 올 때까지 책을 잡고 있는 것! 책은 최고의 수면제입니다. 🙂


잠이 오지 않는 밤에

잠이 오지 않는 밤에

(원제 : Duermevela)
후안 무뇨스 테바르 | 그림 라몬 파리스 | 옮김 문주선 | 모래알
(발행 : 2019/09/05)

잠이 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깨어있는 것도 아닌 그런 밤 있죠. 몽롱하긴 하지만 정신은 아직 잠에 푹 빠져있지 않은 그런 상태. “잠이 오지 않는 밤에”는 그 상태에서 아련하게 느끼는 꿈의 세계를 열대 우림의 환상적인 공간으로 재현해 놓았습니다.

잠이 오지 않는 밤에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엘리사는 그곳으로 산책을 가요.

잠이 오지 않는 밤에

노란 등불 하나 들고서 엘리사가 찾아가는 그곳은 아주 고요한 곳이에요. 나뭇가지를 돌돌 말고 깊이 잠든 초록 뱀, 엘리사에게 밤인사를 나누는 작고 귀여운 고슴도치, 아기 치타를 재우던 엄마 치타의 긴 하품이 밤을 불러옵니다. 숲속의 밤은 고요하고도 깊습니다.

수풀 사이에서 만난 에스테발도와 나란히 걸으면서 엘리사는 이제 막 잠자리에 들려고 준비하는 친구들을 만나요. 숲을 지나 호수 밑바닥까지, 밤하늘 총총 뜬 별들을 바라보는 동안 엘리사는 조금씩 잠이 오기 시작했어요.

잠이 오지 않는 밤에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 엘리사는 조용히 에스테발도에게 잘 자라고 인사를 건넵니다. 적막에 휩싸인 까만 밤. 어느새 침대로 돌아온 엘리사는 잠이 들었어요. 고요한 달빛 아래 세상 모든 것이 잠든 밤입니다. 환상적인 밤 산책을 마치고 평화롭게 잠이 든 엘리사, 세상 모든 평화가 이곳에 깃들어 있습니다.

까만 밤을 밝히는 노란 불빛, 섬세하게 그린 그림 한 장 한 장 찬찬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림책 “잠이 오지 않는 밤에”, 그림책 장면 하나하나 잘 기억해 두었다 잠이 오지 않는 밤, 엘리사처럼 환상의 ‘그곳’으로 밤 산책을 떠나보세요. 작은 등불 하나 들고 나만의 익숙한 공간으로, 바람도 소리도 잠잠한 그곳으로…


밤을 먹는 늑대

밤을 먹는 늑대

글/그림 김재희 | 낮은산
(발행 : 2019/07/15)

밤을 먹는 늑대

아그작 아그작 소리에 깨어보니 늑대가 밤을 먹고 있어요. 커다란 푸른 늑대가 요란스러운 소리로 까만 밤을 먹어치우는 밤, 이리저리 뒤척이던 아이는 할 수 없이 늑대가 밤을 먹는 이유를 찾아보려고 길을 나섰어요. 하지만 지붕 위의 고양이도 연잎 위의 개구리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해요. 오히려 아이에게 엉뚱한 질문만 늘어놓습니다. 다행히 부엉이가 날아올라 세상에 이야기를 뿌려주었어요. 깨어있는 이들은 부엉이가 뿌려준 이야기를 맛있게 먹어치웁니다. 아이도 고양이도 개구리도 밤을 먹는 늑대까지도…

밤을 먹는 늑대

각자의 색깔로 아름답게 빛나는 밤이 찾아왔어요. 이제 슬그머니 잠이 몰려오나 봅니다. 어둠의 커튼이 드리워진 곳을 피해 슬금슬금 자리를 떠나는 늑대, 드디어 잠자리에 들 시간이 찾아왔어요. 고요해진 밤 시간, 각자의 이야기를 안고 편안하게 잠자리에 듭니다.

스르르 스르르
찾았다, 내 밤.

코 잠든 아이가 덮고 있는 이불은 늑대와 똑같은 파란색이에요. 아이 이불에는 눈이 동그란 고양이와 개구리, 부엉이가 그려져 있어요. 어여쁜 이불을 덮고 잠든 아이가 떠나는 꿈속 환상 여행 “밤을 먹는 늑대”, 잠이 오지 않는 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상상 여행이 담겨 있는 그림책입니다.


왜 나만 자라고 해요?

왜 나만 자라고 해요?

(원제 : Mais que font les parents la nuit?)
글 티에리 르냉 | 그림 바루 | 옮김 이희정 | 한울림어린이

(발행 : 2019/01/10)

육아의 절반은 아이 재우기라고 했던가요. 온갖 핑계를 대면서 밤마다 엄마 아빠와 실랑이를 벌이는 우리 아이들,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두 똑같나 봅니다. 모두 잠든 밤 오직 소피아의 집에만 불빛이 환해요.

“그런데요, 왜 나만 자라고 해요?
엄마 아빠는 밤에 뭐 해요?”

“글쎄, 너는 우리가 뭘 할 것 같은데?”

왜 나만 자라고 해요?

소피아가 잠든 사이 엄마 아빠가 무얼 할지 상상하는 장면들이 재미있게 이어집니다. 밤새 만화 영화를 볼 것 같다, 케이크랑 사탕, 아이스크림같이 맛있는 걸 먹을지도 모른다, 파티를 열어 친구들이랑 신나게 놀 것 같다는 소피아의 이야기에 엄마 아빠의 대답이 재미있습니다. 밤새 만화 영화를 보면 아침에 너무 피곤할 거라고, 밤새 그런 걸 먹으면 배가 아플 거라고. 그림책 속에서 엄마 아빤 밤새 먹고 놀고 즐기는 철부지의 모습이에요. 소피아는 어른들의 그런 일탈이 마냥 부럽기만 한 상태고요.

밤새 말 잘 듣는 아이가 되라는 마법 주문을 외는 건 아니냐는 소피아의 질문에 엄마 아빠는 소피아의 지금 모습 그대로 사랑한다 말해주었어요. 이제 엄마 아빠 마음을 확인했으니 소피아는 안심하고 잠자리에 들 수 있을까요?

왜 나만 자라고 해요?

소피아가 토끼 인형을 안고 어둠에 잠긴 거실을 건너 엄마 아빠 방으로 가보았더니 엄마 아빤 이미 지쳐 잠이 들었어요. 소피아의 상상과 달리 밤새 뭘 할 의지도 기운도 없이 곤히 잠든 엄마 아빠. 소피아는 그 사이에 포옥 파묻혀 잠이 들어요. ‘모두 잘 자요’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고.

오가는 엄마 아빠의 대답 속에 사랑을 확인하고 엄마 아빠 곁에서 잠든 소피아, 어둠이 깃든 침실에는 사랑이 가득합니다.

유치원 아이들이 쓴 글에 백창우 선생님이 곡을 붙여 만든 ‘맨날 맨날 우리만 자래’에도 이런 비슷한 가사가 나오죠. ‘엄마 아빠 왜 안 자, 맨날 맨날 우리만 자래. 우리 자면 엄마 아빠 비디오 보고 늦게 잘 거지. 흐응 흐응 흐응 흐응 우리 모두 같이 자자’


잠 못 드는 판다 여왕

잠 못 드는 판다 여왕

수산나 이세른 | 그림 마리아나 루이스 존슨 | 옮김 고영완 | 북극곰
(발행 : 2019/04/19)

땡그란 눈, 짙게 드리운 다크서클. 판다 여왕은 지금 며칠째 통 잠을 이루지 못했어요. 그래서 잔뜩 짜증이 나고 말았습니다.

잠 못 드는 판다 여왕

여왕이 잠을 이루지 못하자 궁전에서는 어느 누구도 잠을 잘 수 없었어요. 결국 신하들은 여왕을 잠들게 하는 자에게 큰 상을 내리기로 했어요.

여왕에게 수많은 양을 세어보게 한 몽골 양치기,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전설을 들려주는 벵골 호랑이, 나른한 자장가를 부르는 개구리 등 수많은 이들이 궁전을 찾아왔어요. 하지만 어떤 것도 여왕에겐 효과가 없었어요. 대신 지친 신하들만 깊이 잠이 들어버렸죠.잠 못 드는 판다 여왕

이제 혼자 남았으니 여왕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만 했어요. 배고픔을 견딜 수 없었던 여왕은 직접 주방에 가서 난생처음 요리를 했어요. 빨래도 하고 청소도 바느질도 스스로 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그러자 아주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스르륵 눈이 감기기 시작했거든요.

드르렁 드르렁 코를 골면서 잠이 든 여왕, 편안한 침대도 포근한 이불과 베개도 없이 그 어느때보다도 달콤한 휴식에 빠졌어요. 여왕을 잠재울 수 있었던 비결이 이리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깊고 달콤한 잠은 기분 좋은 내일을 불러옵니다. 판다 여왕 역시 오늘 깊은 잠을 자고 나면 내일 아침 짜증은 확연히 줄고 좀 더 현명하고 긍정적인 이가 되어있을 거예요. 잠이 보약이잖아요.


내 하품이 어디로 갔을까?

내 하품이 어디로 갔을까?

(원제 : Millie’s Missing Yawn)
글/그림 변유정 | 밝은미래
(발행 : 2019/10/10)

내 하품이 어디로 갔을까?

따끈한 목욕, 양치질, 책 읽기, 뽀뽀까지 마쳤는데 밀리는 잠이 오지 않았어요. 왜 잠이 오지 않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더니 하품을 하지 않은 것이 떠올랐어요. 밀리는 어디론가 사라진 자신의 하품을 찾아보기로 합니다. 하품만 찾으면 분명 잠이 올 테니까요.

내 하품이 어디로 갔을까?

강아지 빌리, 고양이 치즈, 비둘기 더글라스, 자유의 여신, 모아이 석상, 모나리자, 남극에 사는 펭귄, 달에 사는 옥토끼까지 찾아갔어요. 하지만 바쁜 하루를 보내느라 피곤했는지 다들 ‘흐아아아암!’ 늘어지게 하품만 할 뿐 아무도 밀리의 하품을 보지 못했대요.

결국 밀리는 자신의 하품을 찾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와야 했어요. 그런데 참 신기한 일이에요. 침대에 누워 오늘 만난 친구들을 떠올리자 밀리의 하품이 돌아왔거든요. 그제서야 밀리에게 달콤한 잠이 찾아왔어요.

포근하게 잠든 밀리의 방을 보니 장난감이며 그림들이 잔뜩 늘어져 있습니다. 펭귄, 스핑크스, 로켓, 배, 자유의 여신상 모형… 잠자리에 들기 아쉬운 밀리가 한참 동안 놀다 잔 흔적들이에요.

그림책 속 등장인물들이 하품하는 장면을 보면 저절로 하품이 따라나옵니다. 하품은 옮는다더니, 딱 그런가 봅니다. 그러니 아이들과 잠자리에서 이 책을 읽으면 분명 하품이 나오고 졸음이 찾아올 거예요. 하지만 또 몰라요. 엄마 아빠만 졸린 것일지도.^^


잠 못 드는 너에게

잠 못 드는 너에게

글/그림 백미영 | 웅진주니어
(발행 : 2019/09/26)

잠 못 드는 너에게

잠자리에 들 시간이지만 무슨 일인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아이에게 동글동글 신비로운 빛으로 가득한 물고기가 다가와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나랑 같이 가볼까?
재미있을 거야.

잠 못 드는 너에게

깊고 아련한 밤을 헤치고 아이와 물고기는 세상 곳곳을 여행합니다. 바다 깊은 곳 서서 잠든 고래, 신비한 빛으로 가득한 해파리가 너울대는 바다, 환상의 숲을 지나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곳에서 신나게 놀다 돌아온 아이가 스르르 잠 들었어요. 오늘 밤 아이를 편안하게 잠의 세계로 인도한 물고기는 밤마다 아이 꿈속을 찾아오는 꿈의 요정 같습니다.

동글동글 부드럽고 환상적인 빛으로 가득한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그림들이 나른한 잠을 불러오는 그림책 “잠 못 드는 너에게”, 이 그림책은 2017년 서울 국제 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단편 우수상을 수상한 백미영 작가의 “달 어디 있니?”란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만든 그림책입니다.

아래 애니메이션을 감상해 보세요. 몽환적인 이미지와 환상적인 아름다운 음악이 저절로 부드럽고 편안한 잠을 불러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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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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