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자라면서 엄마 아빠 말을 흉내내어 “잠깐만” 이라는 말을 하거나 “좀만 더 있다가”라는 말을 해서 엄마 아빠를 웃게 만들었던 적이 있지 않나요? 제 조카가 종알종알 말을 시작했을 무렵, 엄마가 뭘 하라고 시켰더니 제 아빠 말을 흉내내서 이렇게 말을 하더래요. “딱 5분만 있다가…” ^^

오늘, 내일, 다음번부터 년,월, 일, 요일을 알려주는 법부터 시계 보는 방법까지 아이에게 시간을 설명해 주는 것은 쉬운 것 같아 보이지만 아이 수준에서 설명해준다는 것이 쉽지는 않아요. 시간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 말이예요. 이렇듯 쉽지 않은 시간에 대해 그림책에서는 어떻게 이야기 하고 있을까요? 아이들에게는 좀 더 쉽고 흥미롭게, 엄마 아빠에게는 따뜻하게 시간을 이야기 해주는 그림책들 모아봤습니다.


딸꾹질 한 번에 1초
딸꾹질 한 번에 1초 : 시간이란 무엇일까?

(원제: A Second is a Hiccup)
헤이즐 허친스 | 그림 케이디 맥도널드 덴톤 | 옮김 이향순 | 북뱅크
(발행 : 2010/03/15)

제목이 “딸꾹질 한 번에 1초” 입니다. 딸꾹!=1초, 오호~ 1초를 이 보다 더 쉽게 표현 할 수 있을까요?

이 그림책은 아이들에게 눈에 보이듯 이미지를 통해 시간을 이야기 해주고 있어요. 1초부터 시작해 1분, 1시간, 하루, 1주일, 한 달, 일 년을 아이들이 하는 놀이나 일상 생활 속 흔히 만날 수 있는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재미있게 들려줍니다.

딸꾹질 한 번에 1초

1초란, 딸꾹질 한 번 하는 시간~
쪽! 엄마 뺨에 뽀뽀
폴짝! 줄넘기 한 번.
뱅글! 몸을 한 번 돌리는 시간

글을 다 읽고 아이들과 직접 해보기도 쉬울 것 같지 않나요? 엄마한테 뽀뽀 한 번 해봐~ 요게 일 초야! ^^ 그럼 1분동안에는 뭘 할 수 있을까요?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거나 합창을 하거나 시를 읊기에 알맞은 시간이랍니다. 1시간은 더 긴 시간이예요. 함께 모여 멋진 모래성을 쌓는 데 걸리는 정도의 시간. 하루는 훨씬 더 길어서 해가 뜨는 걸로 시작해 온 종일 이런저런 일들로 재미있게 보낸 후 달콤한 잠에 빠져들면 하루가 끝난다고 이야기해주네요. 오~ 정말 쏙쏙 와 닿습니다. 시간 하면 참 어렵다~생각했는데, 이렇게 아이들이 직접 자주 하는 일들로 이야기를 해주니 어른인 저도 눈이 반짝 떠지는걸요. ^^

딸꾹질 한 번에 1초

다양한 일들을 하면서 보내는 일주일은 하루가 일곱 개 모여서 이루어 지죠. 일주일은 일곱 번 일어나고 일곱 번 잠드는 만큼의 시간인데요. 눈 꼭 감고 아무리 오래 잠을 자도 그 사이 일주일이 지나가지는 않는다는 이야기에 웃고 말았습니다.

딸꾹질 한 번에 1초

이 그림책이 돋보이는 점은 시간을 쉽게 이야기 하면서 아이들이 하고 놀 수 있는 다양한 놀이 거리들을 적절하게 그림과 함께 배치한 점인데요. 글과 잘 어우러진 그림이 따스하게 다가온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시간들이 모여 한 달이 흐르고 일 년이 흐르면 그 사이 네가 신던 신발은 작아지고, 네 키는 쑥쑥 자란다는 이야기는 뭉클하기도 해요. 수학 냄새가 나는 시간 이야기가 아닌 느낌과 추억으로 그려낸 한 편의 시를 본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을 마무리 하면서 들려주는 이야기 들어 보세요.

딸꾹질 한 번에 1초

한 시간, 두 시간, 하루, 이틀,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흘러가고 모든 것들은 바뀌어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지.
하지만 변하지 않는게 있지.
딱꾹질 한 번에 1초,
딱 1초밖에 걸리지 않는 것처럼
네가 사랑을 받는 것,
이건 절대로 변하지 않는 거야.

가슴이 뭉클해지지 않나요? 엄마 아빠가 알려주기에도 약간은 어렵다 싶은 시간이란 것을 이리도 뭉쿨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내 아이의 어린시절을 행복과 설렘으로 가득 채워주고 싶어지는 어른들의 마음까지 아름답게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자꾸자꾸 시계가 많아지네
자꾸자꾸 시계가 많아지네

(원제: Clocks And More Clocks)
글/그림 팻 허친스 | 옮김 신형건 | 보물창고
(발행 : 2007/02/10)

자꾸자꾸 시계가 많아지네

히긴스 아저씨는 다락방에서 커다랗고 멋진 시계를 하나 발견합니다. 시계가 잘 맞을지 궁금했던 아저씨는 시계방에 가서 새 시계를 하나 더 사서 침실에 놓고 시간을 확인 해 본 후 다락방에 올라가 다락방 시계의 시간을 확인해 봤어요. 그런데 아래층에서는 3시였던 시간이 다락방 시계로 확인해 보니 3시 1분입니다.

자꾸자꾸 시계가 많아지네

아저씨는 둘 중 어느 시계가 맞는지 알 수가 없어 시계를 하나 더 사다 부엌에 놓았죠. 부엌에서 시간을 확인해 보고 다락방으로 올라가 보니 시간이 또 맞지 않습니다. 침실로 내려가서 침실 시계를 확인해 보니 또 시간이 달라져 있어요. 아저씨는 새 시계를 하나 더 사와서 거실에 놓았어요. 거실에서 4시 20분, 부랴부랴 다락방으로 올라가 보니 다락방 시계는 4시 23분, 다시 부엌으로 내래와 보니 부엌 시계는 4시 25분, 부랴부랴 침실로 올라가 보니 침실 시계는 4시 26분.(히긴스 아저씨네 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감이 오시죠? ^^)

자꾸자꾸 시계가 많아지네

히긴스 아저씨는 시계방에 찾아가서 자신의 시계들이 다 시간이 제 각각이라며 하소연을 했고 시계방 주인은 히긴스 아저씨네로 함께 갔습니다. 그리고 시계방 아저씨가 들고 있는 회중시계의 시간과 비교해 주었어요. 그랬더니 거실시계도, 부엌 시계도 침실 시계도, 다락방 시계도 모두 시간이 잘 맞았어요. 시계방 아저씨는 히긴스 아저씨네 시계는 모두 고장 난게 아니라 잘 맞는 거라고 설명해줬어요. 하지만 히긴스 아저씨가 시계방 아저씨의 회중시계를 보며 감탄한 말,

“이거 정말 훌륭한 시계로군요!”

히긴스 아저씨는 시계방 아저씨의 회중시계도 샀답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아저씨네 시계들은 모두 잘 맞았대요. ^^

시계가 있는 방을 옮겨 갈 때마다 시간이 조금씩 흘러갔음에도 위층 시계와 아래층 시계의 시간이 다르다며 새로운 시계를 계속 사들이는 히긴스 아저씨. 단순한 인물과 한가지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해 반복되는 문장으로 재미를 선사하는 작가 팻 허친즈의 재치가 돋보이는 그림책입니다.

시간의 흐름을 이해하는 아이들이라면 아이들과 히긴스 아저씨 놀이를 해 보는 건 어떨까요? 각각의 방마다 시계를 하나씩 놓고, 이 쪽 방에 시계를 확인 한 후, 다른방으로 가서 시간을 확인해 보는 식으로요. ^^


시간은 정말 쉬워!
시간은 정말 쉬워!

(원제 : Balthazar Et Le Temps Qui Passe)
마리 엘렌느 플라스, 페오도라 스탠시오프 | 그림 카롤린느 퐁텐느 리퀴에 | 옮김 김희정 | 청어람미디어
(발행 : 2009/10/15)

발타자는 10월 8일 금요일 저녁 6시에 기차역으로 마중 나와달라는 할아버지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발타자는 할아버지가 오시는 내일이 몹시도 기다려지는데요. 빼뺑은 내일이라는 개념을 아직 모릅니다. 발타자는 내일에 대해 친절하게 빼뺑에게 설명을 해주었어요.

시간은 정말 쉬워!

내일은 아주 조금 오래야. 우리가 잠자리에 들고, 밤이 지나고, 해가 뜨고, 우리가 잠에서 깨면 바로 내일이지.

이것보다 더 쉽게 내일을 설명할 수 있을까요? ^^

시간은 정말 쉬워!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깬 발타자와 빼뺑은 저녁 6시에 도착하실 할아버지를 기다리며 하루를 보내는데요. 저녁 6시는 해님이 잠자리에 들기 시작할 때쯤이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발타자는 빼뺑과 아침을 먹고 할아버지께 드릴 나뭇잎도 모으고 엄마가 달걀을 삶는 3분 동안 할 수 있는 일들도 찾아 봅니다. 그리고 시계를 보면서 할아버지 마중 나갈 시간을 따져보기도 해요.

시간은 정말 쉬워!

발타자와 빼뺑은 밤과 낮이 어떻게 생기는지, 1년이란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는지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기차역으로 할아버지 마중을 나가는 중에는 할아버지에게도 자신처럼 어린 시절이 있었을 것을 상상하며 신기해 하기도 하죠.

시간은 정말 쉬워!

드디어 할아버지를 만난 발타자!  그토록 기다렸던 할아버지와 만난 발타자는 할아버지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들으며 집으로 돌아옵니다.

시간은 정말 쉬워!

이 책은 깊이있는 시간 개념보다는 아이들이 실제로 느끼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수준에서 발타자와 빼뺑을 통한 에피소드 위주로 시간의 흐름과  개념을 알려주고 있는데요. 흥미를 끄는 것은 발타자가 중요한 일을 체크하기 위해 만든 긴 달력이예요. 1년치 달력을 벽을 빙 둘러 붙이고 계절별로 색상을 칠하고 중요한 행사가 있는 날에 아이들이 사진이나 그림을 붙여 만드는 ‘나만의 특별한 달력 만들기’는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 보면 시간의 흐름을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부록으로 긴달력 만들기와 방법이 실려있어요.

아이들과 직접 경험한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면서 책을 읽으면 시간이 더욱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이 뭐예요?
시간이 뭐예요?

(원제: Le Temps Qui Passe)
글/그림 파스칼 에스텔롱 | 옮김 이희정 | 문학동네어린이
(발행 : 2008/09/22)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고,
먹을 수도 없어요.
하지만 셀수는 있어요.
그게 뭘까요?
그건 흘러가는 시간이에요.

시간이 뭐예요?

이렇게 시작한 책은 1초의 개념부터 시작해 일 분, 한 시간, 하루, 일 주일, 한 달, 일 년, 일 세기까지의 개념을 다루고 있습니다.

시간이 뭐예요?

시간이 뭐예요?

1초는 책장을 한 장 넘기는 정도의 짧은 시간이라는 간단한 설명에서 시작해서 일 분은 페이지에 나와있는대로 1부터 60까지 세는데 걸리는 시간이라고 구체적으로 아이들이 느낄 수 있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1초, 1분까지는 나름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아요.  한 시간은 1분 보다는 훨씬 긴 60분에 해당되는데 그림을 그린 후 색칠을 할 수도 있고, 낮잠을 잘 수도 있고 케이크를 만들 수도 있는 시간이라고 아이들이 피부에 딱 와닿게 설명을 해주면서 실제 파운드 케이크를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보여줍니다.

시간이 뭐예요?

하루는 케이크의 조각처럼 낮과 밤으로 나뉘거나 오전, 오후, 저녁, 밤으로도 나뉜다는 명쾌한 설명과 함께 시계보기에 대해서도 알려줍니다.  그리고 주인공 릴리의 하루를 보면서 하루동안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시간이 뭐예요?

일주일은 월,화,수,목,금,토,일이라는 7일이 모여서 이루어진다는 설명부터 오늘, 어제, 내일의 개념도 알려주고,일정표를 만드는 방법도 설명을 해준답니다.

시간이 뭐예요?

한 달은 좀 더 복잡하겠죠? 한 달은 날 수에 따라 30일일까지, 혹은 31일, 29일, 28일까지 나타낼 수 있다는 이야기와 날짜를 말하는 방법도 설명해줍니다.

시간이 뭐예요?

일년은 열두달이 모여야 하고 날로 따지면 365일이 모여 이루어진다는 이야기. 달마다 며칠까지 있는지 쉽게 이해하는 방법, 일년에 들어있는 계절, 계절에 따른 옷까지 스티커로 붙이면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1초부터 시작한 이야기는 1세기까지 설명으로 이어집니다. 시간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깊이 있게 이야기 해 주는 책으로 아이들이 직접 조작하고 붙이면서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스티커와 손으로 조작 할 수 있는 것들을 책 속에 넣어 좀 더 재미있게 책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책입니다.


시계 그림책
시계 그림책 1, 2

글/그림 마쓰이 노리코 | 옮김 고대영 | 길벗어린이
(발행 : 2010/08/30)

시계보는 방법을 알려주는 그림책입니다. 블록과 숫자를 잔뜩 싣고 산책 나가는 긴바늘과  짧은 바늘…둘이 산책길에서 만나는 친구들에게 시계를 어떻게 보는지 알려주는 그림책인데요.  1권에서는 정각과  30분이라는 시간 단위를 읽는 방법을 이야기 해주고 있구요. 2권에서는 분단위로 시계 읽는 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먼저 시계에 쓰이는 숫자가 1부터 12까지 있고 맨 꼭대기에 12, 맨 밑에는 6이라며 간단히 시계에 붙은 숫자 모양을 이야기 해주고 이야기를 시작해요.

시계 그림책

몇 시인지 가르쳐 줄게.
우선 짧은 바늘의 머리가 가리키는 숫자를 보렴.
7이네.
이번에는 긴바늘을 보렴.
긴바늘은 똑바로 12를 가리키고 있어.
이럴 때는 그냥 ‘7시’라고 말하면 돼.

설명이 참 간단명료하죠? 이렇게 시계보는 방법을 가르쳐 주면 몇 번의 그림을 통해 ‘지금 몇 시?”하면서 반복을 통해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어요.

시계 그림책

1권을 통해 시계 보는 방법에 재미를 붙였다면 2권으로 아이들이라면 분단위로 시간 익히는 방법도 알려주세요.


 함께 읽어 보세요.
  • 똑딱- 똑딱!(원제: Tic-tock ) | 글/그림 제임스 덴버 | 옮김 이연수 | 그린북
  • 나라마다 시간이 달라요(원제: Wheels Keep Turning) | 글/그림 믹 매닝, 브리타 그란스트룀 | 옮김 여선미 | 그린북
  • 바람이 멈출 때(원제: When The Wind Stops) | 글 샬로트 졸로토 | 그림 스테파노 비탈레 | 옮김 김경연 | 풀빛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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