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함께 소개할 두 권의 두툼한 그림책 “개와 함께 삽니다”(104)“북극으로 남극으로 한 발 한 발”(88)은 세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나는 논픽션이라는 점, 또 하나는 볼로냐아동도서전에서 주목 받은 작품이라는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림이 아주 매력적이라는 점.

‘반려견에 대한 모든 것’이라는 부제 그대로 반려견 입양에서부터 이별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담은 “개와 함께 삽니다”, 1년만에 북극과 남극 탐험에 성공한 폴란드의 탐험가 마렉 카민스키의 도전 정신을 담은 “북극으로 남극으로 한 발 한 발”, 풍부한 읽을 거리와 흡입력 강한 그림으로 가득한 두 그림책의 매력에 푹 빠져 보시기 바랍니다.


개와 함께 삽니다

개와 함께 삽니다

글/그림 옐레나 불라이 | 옮김 이윤정 | 주니어RHK
(2023/03/25)

“개와 함께 삽니다”는 유기견을 입양한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반려견이 우리 삶에 주는 의미와 우리가 반려견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꼭 알아야만 할 것들을 멋진 그림과 함께 담아낸 책입니다. 반려견 입양하는 방법부터 대소변 가리기 훈련이나 개들과의 소통법, 문제 행동과 해결 방법 등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는데 필요한 전반적인 지식들을 골고루 다루고 있습니다.

개들은 모두 달라요!, 반려견을 입양하는 방법, 입양 전에 해야 할 질문들, 반려견 맞이할 준비하기, 반려견이 우리 집에 왔어요!, 여권 · 예방 접종 · 마이크로칩, 반려견은 무엇을 먹을까요?, 대소변 가리기 훈련, 반려견과 산책하기, 어떤 게임을 해 볼까?, 기본 훈련 하기, 개들은 어떻게 의사소통할까요?, 반려견 홈 케어 하기, 반려견이 아파요, 반려견과 교통수단 이용하기, 반려견이 겁먹었을 때, 문제 행동과 해결 방법, 반려견의 노화 그리고 이별, 개의 5대 자유, 더 자세히 알고 싶어요! 등 모두 20개의 주제별로 반려견에 대한 내용들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중에서 ‘개의 5대 자유’란 아래 다섯 가지로

  1. 배고프지 않고, 목마르지 않을 자유
  2. 불편하지 않을 자유
  3. 통증, 부상, 질병으로 고통받지 않을 자유
  4.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자유
  5.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을 자유

개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보호자가 제공해야 할 최소한의 기준이자 개들이 누려야 할 다섯 가지 권리를 말합니다. 1965년 영국에서 ‘동물의 5대 자유’가 처음 제안되었고, 이 내용을 발전시켜 1979년 영국의 농장동물복지위원회(FAWC)에서 공식화했으며, 우리나라는 2011년에 동물보호법을 개정하면서 이 내용을 반영했다고 합니다.

개와 함께 삽니다

사랑하는 반려견 ‘조’와 함께 살고 있어요. 조를 우리 집에 처음 데려왔을 때, 전 개에 관해 아는 게 거의 없어서 실수를 참 많이 했어요. 여러분은 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썼답니다. 이 책을 통해 반려견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반겨련을 더 잘 돌볼 수 있길 바라요!

아이가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조른다면 반려견 입양 전에 이 책 “개와 함께 삽니다”를 아이와 함께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합니다. 반려견을 그저 예쁜 장난감 정도로 여기고 있다면 절대로 입양해선 안 되겠죠. 우리가 언제부터인가 ‘애완견’이라 부르지 않고 ‘반려견’이라고 부르게 된 데에는 단순히 ‘키우고 있는 개’가 아니라 ‘함께 사는 가족’으로 여기게 되었기 때문임을 우리 아이들에게 충분히 이해시킨 후 입양해도 늦지 않습니다.


북극으로 남극으로 한 발 한 발

북극으로 남극으로 한 발 한 발

그림 바르트워미에이 이그나치욱 | 글 아가타 로트-이그나치욱 | 옮김 이지원 | 산하
(2022/11/30)

“북극으로 남극으로 한 발 한 발”은 폴란드의 극지방 탐험가 마렉 카민스키(Marek Kamiński)가 인류 역사상 최초로 1년 안에 북극과 남극을 모두 정복하는 과정을 그려낸 책입니다. 앞에서 소개한 “개와 함께 삽니다”가 반려견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았다면 이 책은 탐험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습니다.

예전에 전기차로 세계일주를 하는 한 외국인이 최종 목적지인 일본에 가기 위해 우리나라를 경유한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있는데, 혹시나 싶어 찾아보니 그 사람이 바로 마렉 카민스키 맞더군요. 책 뒤에 그의 중요한 탐험들이 정리되어 있는데 2004년에 야섹 멜라라는 15세의 장애인 소년과 함께 북극과 남극을 탐험했다는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1995년 세계 최초로 북극과 남극 단독 무지원 횡단에 성공해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한 탐험가 마렉 카민스키. 그것도 1년 안에 말이죠. 하지만 1년안에 남북극을 모두 탐험했다는 사실보다 저에게 더 인상적인 것은 ‘단독 무지원 횡단’이었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 책에도 소개되어 있는데요. ‘단독 무지원’이란 엔진이나 썰매 개의 도움 없이 오로지 자신의 힘만으로 해냈다는 의미입니다.

북극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가지예요. 마렉과 보이텍은 가장 어려운 길을 선택했어요. 그리고 스스로의 힘으로 북극점에 다다르기를 원했어요. 그 말은, 식량 공급이라든지, 썰매를 끄는 일에 있어서 엔진도, 썰매 개들도, 그러니까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겠다는 것이었어요. 자신들만을 의지하고, 스스로 근육의 힘만을 믿어야 했지요.

북극으로 가는 다양한 루트 중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를 택하고 그것만으로도 부족해서 엔진이 탑재된 탈것이나 썰매 개의 도움을 거부한 채 오로지 자신의 힘만으로 북극점까지 770Km, 남극점까지 1400Km의 극지 횡단을 한 마렉 카민스키의 도전 정신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그 답은 오로지 그 길을 걸어본 사람만이 알고 있겠죠. 인류 최초로 1년만에 북극과 남극 탐험을 모두 성공한 마렉 카민스키는 이렇게 말합니다.

극점을 정복하려고 길을 나섰지만, 내가 발견한 것은 나 자신이었다. 진정한 극점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결국 내가 발견한 것은 나 자신이었다’는 마렉의 근사한 한 마디에 우리는 깨닫습니다. 우리도 이미 극점을 향한 탐험에 나섰다는 것을, 바로 우리 자신의 삶이라는 극점에서 나를 마주하기 위해서 말이죠. 삶의 위대한 여정에 나선 여러분을 가온빛이 응원합니다!

북극으로 남극으로 한 발 한 발

그림 우하단의 유리 구슬에 비친 마렉의 모습 보면서 저처럼이건 뭐지?’ 하고 의아함을 느낀 있나요? 책의 설명을 따르면 남극점엔 유리 구슬이 놓여 있다고 합니다(실제 모습이 궁금한 분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내가 발견한 것은 자신이었다 마렉 카민스키의 말이 그저 추상적인 말이 아니었네요. 지구상에서 가장 춥고 가장 가기 힘든 남극점에 도달해서 자신과 조우하는 순간의 기분은 과연 어떨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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