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말 말
책표지 : Daum 책
말 말 말 (원제 : Telephone)

맥 바넷 | 그림 젠 코레이스 | 옮김 서연 | 아이맘


맥 바넷은 그림책 “샘과 데이브가 땅을 팠어요“, “애너벨과 신기한 털실“을 쓴 작가입니다. 두 권의 그림책은 맥 바넷이 쓴 글에 존 클라센이 일러스트를 맡아 작업한 그림책이고 이 중 ‘애너벨과 신기한 털실’은 2013년 칼데콧 명예상을 수상했어요. 두 권 모두 재미도 있지만 읽은 후 생각할 거리를 남겨준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죠.

오늘 소개하는 그림책 “말 말 말” 역시 작가는 날카로운 감각으로 우리가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이야기를 재미있고 유쾌하게 표현해 냈습니다.

말 말 말

뭉개구름이 둥실 떠있는 맑은 날입니다.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 놀고 있는 고요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풍경 속에 전깃줄 위에 앉은 각양각색의 새들의 모습. 오늘의 그림책은 글자 없이 이루어진 이 풍경에서 이야기가 시작 됩니다.

말 말 말

피터네 엄마가 저녁 준비를 마친 모양이예요. 피터의 친구에게 부탁을 하셨어요.

피터에게 전해주렴.
‘저녁밥 먹게 집으로 곧장 날아와’ 라고

말 말 말

피터의 친구는 옆자리 다른 친구에게 이렇게 부탁을 했어요.

피터에게 전해줘.
‘지붕 위로 공을 날려봐’ 라고

‘저녁밥 먹게 집으로 곧장 날아와’는 순식간에 ‘지붕 위로 공을 날려봐’로 변했어요.  피터의 친구의 친구는 다시 옆자리 친구에게 이 말을 피터에게 전해달라며 이렇게 부탁해요. ‘비행기처럼 공중을 날아봐.’ 그 친구는 또 다른 친구에게 이렇게 전달 합니다. ‘비에 젖은 팬티를 공중에 말려라.’

‘저녁밥 먹으러 오라’는 말은 어느새 ‘비에 젖은 팬티를 공중에 말리라’는 말로 변해버렸습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에요. 피터에게 전달되어야 하는 말은 옆자리 친구에서 또 다른 친구에게로 옮겨가면 갈수록 변신에 변신을 거듭합니다.

말 말 말

펠리컨은 옆자리 친구에게 ‘바닷가재는 평화롭게 숨어있기를 무지 좋아해!’라고 피터에게 전해 달래요. 그 말을 들은 청둥오리는 ‘뭔 말이래?’라는 듯한 표정입니다.^^

혹시 눈치 채셨나요? 새들은 전달해 달라고 부탁 받은 이야기를 자기 상황에 맞는 내용으로 계속 바꿔나가면서 전달하고 있는 중이예요. 그러니 전달 받는 사람 역시 무슨 말인지 정확하게 알아 듣지 못하고 다시 자기 상황에 맞게 바꿔 전달하고 있는 것이죠.

맨 처음 피터 엄마의 말을 들은 빨간새는 야구방망이를 들고 있었어요. 그 새는 저녁 먹으러 오라고 전하라는 말을 ‘지붕 위로 공을 날려보라’고 말했고, 파일럿 모자를 쓰고 있던 새는 그 말을 ‘비행기처럼 공중을 날아보라’고 전했고, 청소에 열중하고 있던 새는 ‘비에 젖은 팬티를 공중에 말리라’고 전해 달라 했어요. 새들이 말을 바꿔 전할 때마다 주변 풍경도 그에 맞게 조금씩 변하고 있으니 눈 여겨 살펴 보세요.

말 말 말

피터 엄마의 말은 그 후로도 계속 변합니다. ‘바퀴 괴물 패거리가 숨어서 무리 지어 있대나’ –  ‘밖에 괴상한 새들이 숲에서 무리 지어 왔대’‘밖에 괴상한 새들이 그러는데 숲에서 불이 났대!’

오직 변하지 않는 것은 딱 한 가지, ‘피터에게 전해줘.’라는 말 뿐입니다.

말 말 말

이제 친구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달 되던 말은 절정에 이릅니다.

피터에게 전해주세요. 소름끼치게 무서운 바닷가재가 있대요!
젖은 팬티를 입고 불을 내뿜고요! 괴물을 타고 공중을 높이 날 수도 있대요! 그리고 지금 숲에 나타났대요! 피터에게 숨으라고 전해 주세요! 곧장 멀리 날아가라고! 누군가의 저녁밥으로 잡아먹히기에는 아직 어리잖아요!

지금까지 전달 되어 오던 모든 말들이 이리저리 섞이고 부풀려지면서저녁 먹으러 오라는 엄마의 말은 결국 ‘멀리 날아가 숨으라’는 말로 변해 버렸네요. 그런데 아직도 이 말은 피터에게 전달되지 못한 채 부엉이의 귀에 들어갔습니다. 이제 이 말은 어떻게 변할까요?

말 말 말

시크한 모습으로 피터를 부른 부엉이는 피터에게 이렇게 얘기 했대요.

엄마께서 ‘저녁밥 먹게 집으로 곧장 날아오라’고 하셨단다.

말 말 말

저기 날아가는 비둘기가 보이죠? 피터는 부엉이의 말을 듣고 슈웅~ 곧장 저녁밥을 먹으러 날아 갔답니다. 그리고 전깃줄 위의 아슬아슬 말 전달하기는 처음 글자 없는 그림으로 시작해 글자 없는 그림으로 이렇게 막을 내렸답니다.^^

말이 전달 되는 과정에서 부풀려 지고 처음과는 전혀 다른 엉뚱한 내용으로 흘러가는 모습을 작가는 우스꽝스러운 하나의 소동으로 표현하고 있는데요. 사실 이런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야기이도 합니다. 흔히들 말하는 ‘내 친구의 친구한테서 들은 얘긴데…’라고 시작하는 ‘카더라 통신’같은 이야기 말이예요. 전깃줄 위에 앉은 새들의 말전달 심부름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악성 루머로 삽시간에 퍼져 버리는 우리의 인터넷 문화를 꼬집고 있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말 말 말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진 세상, 그림책 “말 말 말”은 다른 이의 말을 귀담아 듣고 자신의 생각을 올바로 표현하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의사소통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게 계속 바뀌어 가며 전달 되던 이야기는 과장되고 부풀려진 이야기를 절정으로 부엉이에 의해서 정확하게 원래의 말로 전달이 되는데요. 핵심을 꿰뚫고 정확하게 전달을 한 부엉이의 손에는 들려 있는 것은… 바로 ‘책’입니다!

작가는 그림을 통해 아이들에게 책의 소중함을 이렇게 전달 하고 있네요.^^ 맥바넷의 글에 젠 코레이스의 조화로운 그림은 글과 그림이 동시에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거리들을 들려주고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림책 놀이 : 말 말 말 – 소근소근 말 전달 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