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다, 드디어 알을 낳다!
책표지 : 북극곰
꾸다, 드디어 알을 낳다! (원제 : P.Zonka Lays An Egg)

글/그림 줄리 파슈키스 | 옮김 이순영 | 북극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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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햇살과 아름다운 색깔, 그리고 모두를 행복하게 해 줄 이야기를 모으는 들쥐 이야기 “프레드릭” 기억하시나요? 오늘의 그림책은 들쥐 시인 프레드릭에게 도전장을 내민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암탉 꾸다의 이야기 “꾸다, 드디어 알을 낳다!”입니다.

꾸다, 드디어 알을 낳다!

어느 한적한 시골 농장에 닭들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암탉들은 매일매일 싱싱한 알을 낳습니다. 아, 모든 암탉이 매일 알을 낳는 건 아니었습니다. 하나는 매일 하나씩 알을 낳아요. 두나는 이틀에 하나씩, 다나는 일주일에 정확히 다섯 개씩 알을 낳아요. 그리고, 안나는 제 이름대로 한 번도 알을 낳은 적이 없어요. 왜냐하면 수탉이거든요. 수탉은 ‘꼬끼오’만 잘하면 된대요.

꾸다, 드디어 알을 낳다!

그런데 ‘꼬끼오’만 잘하면 되는 수탉도 아니면서 여지껏 단 한 번도 알을 낳지 않은 암탉이 있었습니다. 바로 오늘의 주인공 꾸다에요. 농장의 다른 암탉들이 이런 꾸다를 걱정합니다. 왜 알을 낳지 않을까? 꾸다는 왜 알을 낳을 생각은 않고 맨날 농장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돌아다니기만 하는 걸까?

두나가 말했어요.
“꾸다는 그냥 꿈속에서 사는 애야.”

안나가 소리쳤어요.
“꼬끼오오오오!”

안나의 존재감 하나만큼은 확실하군요. 제가 보기엔 알을 낳지 않는 꾸다보다는 꼬끼오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안나가 더 문제인 것 같은데… 우리 아이들 보기에도 그렇지 않을까요? 혹시나 집에서 늘 같은 말, 똑같은 잔소리만 반복하는 아빠가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다면 정신 바짝 차리세요~ 어느 날 아이들이 아빠를 ‘안나’라고 부르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말입니다. ^^

그나저나 꾸다는 왜 알을 낳지 않는 걸까요? 답답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한 친구들이 꾸다에게 묻습니다. 왜 알을 낳으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냐고 말이죠. 그러자 꾸다가 대답합니다.

꾸다, 드디어 알을 낳다!

“주위를 한 번 돌아봐.
탐스런 튤립이랑 하늘하늘 벚꽃 말이야!”

꾸다, 드디어 알을 낳다!

“어스름한 새벽 폭신폭신한 이끼 예쁜 줄무늬 붓꽃
오렌지빛 털에 파란 눈 고양이
민들레 꽃술
그리고 깊은 밤 푸른 하늘 때문이야.”

흠…… 꾸다의 대답을 듣고 왜 알을 낳지 않는 건지 이해하셨나요? 전 도무지…… ^^

꾸다, 드디어 알을 낳다!

꾸다의 알 수 없는 대답에 지친 다른 암탉들은 노력이라도 해 보라며 꾸다를 몰아세웁니다. 하는 수 없이 꾸다는 빈 둥지로 천천히 올라가서 조용히 자리를 잡고 앉아 꼬꼬댁 꼬꼬 거리며 알을 낳기 위해 애를 써봅니다. 한 번 두 번… 그리고 세 번…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마침내 알이 나왔어요.

꾸다가 낳은 알은 흰색도 아니고, 노란색도 아니고, 푸르스름한 색도 아니었어요. 꾸다가 낳은 알은……

꾸다, 드디어 알을 낳다!

정말 아름다웠어요!
해님처럼 노랗고 풀잎처럼 푸르고 튤립처럼 빨갰어요.
또 대낮처럼 밝은 파랑도 있고
밤처럼 어두운 파랑도 있었어요.

그동안 꾸다를 걱정하기도 하고 핀잔 주기도 하던 농장의 모든 닭들이 꾸다가 낳은 알을 바라보며 축하해주었습니다. 물론 정말 예쁘고 아름다운 알이라며 칭찬해 주는 것도 잊지 않았구요.

꾸다, 드디어 알을 낳다!

꾸다는 다시 예전처럼 농장을 어슬렁거렸어요.
땅도 내려봤다가 하늘도 올려다보았지요.
꾸다는 예쁜 색깔을 볼 때마다 신이 나서 꼬꼬댁 거렸어요.
물론 알은 많이 낳지 않았어요.

하지만 꾸다가 낳은 알은 정말 특별했어요.

원작에 등장하는 암탉들의 이름은 Maud, Dora, Nadine 이에요. 꼬끼오 밖에 할 줄 모르는 수탉은 Gloria 구요. 그리고 특별한 알을 낳는 암탉의 이름은 그림책 원제에도 나와 있듯이 P.Zonka 입니다. 이 이름들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면 그림책이 뭔가 좀 밍숭맹숭할 뻔했을 텐데 다행스럽게도 아이들이 이름만 들어도 ‘아~’ 할만큼 딱 들어맞는 이름들을 새로 붙여주었습니다.

알을 어떻게 낳는지에 따라서 하루에 하나만 낳는 ‘하나’, 이틀에 하나씩 낳아서 ‘두나’, 일주일에 다섯 개씩 낳는 ‘다나’, 그리고 절대로 알을 낳을 수 없는 수탉 ‘안나’.

그럼 오늘의 주인공 꾸다는 왜 ‘꾸다’란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요? 아마도 ‘꿈을 꾸다’에서 따온 이름이겠죠? 세상 모든 것들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줄 아는 심미안을 가진 암탉,  언제나 자신만의 특별한 꿈을 꾸는 암탉 ‘꾸다’. 이름 참 멋지죠!

꾸다가 낳은 알의 특별함의 의미

마지막으로 꾸다가 낳은 알의 특별함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그림책 “꾸다, 드디어 알을 낳다!”에서 알은 닭들 저마다의 삶의 모습입니다. 꾸다의 삶이 특별한 것은 자신이 꿈꾸는 삶을 살기 때문입니다. 남들보다 뛰어나서 특별한 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삶, 자신이 꿈꾸는 삶을 살아가며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기에 특별한 겁니다.

단 한 번도 알을 낳지 못하던 암탉 꾸다가 어느 날 아주 특별한 알을 낳고 모두의 축하를 받는 모습을 보며 ‘내 아이도 언젠가는 성적이 오르겠지, 상을 받아오겠지, 1등 하겠지, 좋은 대학에 가겠지……’ 라고 생각하며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 아빠 계신가요? 아이에게 그런 부담스러운 눈길을 보내기보다는 내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 내 아이가 꿈꾸는 것이 무엇인지 관심어린 눈으로 지켜봐주고, 아이와 터놓고 이야기 나눠보세요. 엄마 아빠의 잣대가 아닌 아이의 행복을 특별함의 기준으로 삼아보세요. 우리 아이들은 이미 특별하답니다!


※ pysanka(우크라이나 부활절 달걀) : 꾸다가 낳은 달걀은 pysanka 를 떠오르게 합니다. 동유럽 지역에서는 예전부터 부활절 달걀에 아름다운 무늬를 그려넣은 전통 공예가 이어져 내려오는데 특히 우크라이나가 대표적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우크라이나에는 박물관(Pysanka Museum)도 있을 정도라는군요. 워낙 아름답고 독특한 디자인 덕분에 Gucci는 2008년 콜렉션에서 pysanka 패턴의 디자인을 내놓기도 했을 정도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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